“조경 흔드는 손에 빠르게 대처하려면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인터뷰] 이홍길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라펜트l기사입력2021-01-29
지난해 조경계 전체는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정 등 조경 권익을 위한 일에 힘쓰며 보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응과 준비가 중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조경인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그동안 소홀했던 내부적 결속 또한 중요하다.

이홍길 (사)한국조경협회 신임회장은 “지난해 협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40년으로의 첫 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조경계 모두가 힘을 합쳐 외부에서 닥치는 파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대내적, 대외적 활동을 위해 수석부회장을 두 명으로 늘리고, 법제와 정책 위원회를 분리해 규모를 키우는 등 조직을 개편했으며, 젊은 조경인들을 대거 유입해 위원장으로 세우는 등 젊은 피를 수혈하기도 했다. 조경이 대내외적으로 공고해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홍길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회장으로 선출되셨다. 소감 부탁드린다.

2018년 ‘한국조경사회’에서 ‘한국조경협회’로 단체명이 변경되먼서 외부에서 조경협회를 업계 전체를 대변하는 단체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서 책임도 커지고 역할도 많아졌다.

지난해에 조경협회가 40년 됐다. 앞으로의 40년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회장을 맡으니 큰 책임감을 느낀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기본부터 내실을 다지며 앞으로의 40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년 가까이 협회에 크고 작은 일을 맡으며 봉사해 왔으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니 부담감이 먼저 앞선다. 그동안 선배들의 노력으로 조경산업이 기틀을 세웠고 그 덕분에 후배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선배들이 쌓아 왔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신년사에도 언급했지만 결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회원들은 물론이고, 환경조경발전재단을 비롯한 타 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조경인 모두가 뜻을 모으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협회장으로서 구상하고 계시는 역점사업은? 

그동안 협회는 조경계가 당면한 외부적 현안에 대응하다 보니, 회원관리가 약화된 측면이 있다. 미래 40년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내부적으로 결속을 이루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따라서 회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있다.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만큼 협회에서도 회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이점들을 만들겠다.

학교치유정원 조성 등 사회공헌 사업에 더해 기능인 양성에 힘을 싣고자 한다. 전국 고등학교에 조경 관련 학과가 50여 개가 있으나 교사들이 전문적 지식을 가르치는데 한계가 있어 아쉬운 점이 있다. 따라서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나 학생들이 업계에서 실습·실무를 익힐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 등을 발전재단 산하 관련 단체들과 협업해 지원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나아가 기능올림픽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조경기능콩쿠르 활성화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관심과 참여’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그동안 우리 조경인들은 협회가 지나온 길이나 조경계를 둘러싼 대외적 사안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 특히 젊은 조경인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노력도 필요하고, 다음세대는 앞선 조경인들의 노력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50여 년 동안 쌓여온 인적·물적 인프라를 비롯해 「조경진흥법」과 같은 제도적, 교육적 측면도 앞선 세대들의 유산이다.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지 말고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새로운 것들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서로 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조직개편은 회원들 간에도 소통과 세대 사이의 연결을 고려하면서 진행했다.


조직개편에 변화가 있는데.

그동안 수석부회장을 한 명만 두었다면 이번에는 대내·외 수석부회장으로 역할을 분리하고 11개 분과는 담당하는 업무에 따라 각각 대내·외수석이 PM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을 수평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장은 시행착오 있더라도 새로운 시도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40대 초중반 젊은 조경인들의 유입도 크다. 위원장의 60% 정도가 새로운 분들이 자리했다. 젊고 새로운 위원장이 대거 영입되면서 초창기에는 업무에 대한 연속성이나 숙련도가 조금 미진할 수 있으나 보다 새롭고 젊은 협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신임 위원장님들이 대부분 젊고, 각자의 회사를 다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협회의 현안들이나 관련된 내용이 생활 중에 직원들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조경업계 전반에 자연스러운 소통 체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위원회에 변화도 있다. 전에는 법제부회장 아래에 법제위원회와 정책위원회가 있었으나 이를 분리해 법제부회장과 법제 1·2위원장, 정책부회장과 정책 1·2위원장 체제로 개편했다. 법제와 정책 분야는 지속적으로 주시하지 않으면 금세 변화가 일어나 대응이 어렵고, 조경산업과 직결된 문제가 많아 중요성이 커 조직을 분리해 키우고 인력을 충원했다. 다른 한편, 조경지원센터와 협회가 원만하게 협력하기 위한 ‘조경협력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여성분과와 정원분과의 경우, 이전에는 부회장이 없고 하나의 위원장급으로 조직됐었으나 여성부회장을 부고 여성문화, 여성복지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정원분과 같은 경우에는 대중적인 관심도 커지고, 정원박람회와 같은 행사도 많아졌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원 담당 부회장 아래에 정원기획과 정원문화위원장을 뒀다. 


현재 이슈인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에 대한 협회의 입장이 궁금하다.

재단을 통해 제출했던 의견서의 내용과 같은 입장이다. 자연환경보전업은 조경공사업 등과 기술적, 내용적 측면의 중복성이 있다. 「공원녹지법」, 「건설산업기본법」,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건설기술진흥법」, 「기술사법」 등에서 정하는 조경공사업 및 조경설계업 등에서 시행 중이다.

자연환경보전업 중 ‘자연환경 조사업’과 ‘자연환경복원 설계업’은 새로운 업종 신설이 불필요하며, ‘자연환경복원 시공업’의 경우는 건설업 대업종 중 조경식재·시설물설치공사업의 하위 주력분야에 자연환경복원공사업(생태복원공사업)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자연환경보전업은 조경의 환경·생태적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배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조경의 영역을 침범하고 그동안의 쌓은 업적을 깎아내리고 있다. 자연환경보전업이 깊은 고민 없이 제정되고 시행된다면, 시장에서 공정하게 활동하는 조경인들에게 피해가 될 것이며, 특정인들에게 특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을 구심점으로 학계는 물론,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 한국조경협회 등 관련 단체가 긴밀하게 소통한다면 당면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12월 31일 산림기술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조경엔지니어링과 기술사사무소를 산림기술용역 업에 포함시키기 위한 국토부와 산림청의 약속이 이행되는 과정으로 보인다. 추후 시행령 개정까지 조경계와 산림청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중앙정부, 지방정부, 조경관련 유관단체와의 협력관계는 어떻게 구축할 계획인가?

중앙부처와 국회와의 관계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다소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으나 이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유지해야 한다. 특히 법과 정책 부분에서 조경산업과 관련된 정보를 빨리 입수하고 사전에 힘을 합쳐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가 대단히 중요하다. 조경 관련 사안과 이슈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동시에 업계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인원이 대응하는 현재의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며, 조경인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국토부 녹색도시과를 방문했다. 조경의 역할과 업계의 요구에 깊은 공감과 적극적인 도움을 약속하셨다. 과장님 이하 담당 사무관, 주무관님과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조경설계업에 종사하고 계신다. 설계업의 현안은?

설계에 대한 이미지가 힘들고 부가가치도 없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업계가 어렵기도 하다. 엔지니어링 대가는 토목이 기준이다 보니 구조적이거나 기능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조경은 기능도 생각해야 하지만 디자인적 측면도 생각해야 하는 종합적인 일이다 보니 제대로 인정받고 대우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경인들의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최근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제정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설계업에 종사하면서 설계일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설계일이 줄면 당연히 시공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시숲법 제정과 관련해 설계와 감리가 배제된 것에 대해 강경 대응한 것은 비단 설계업뿐만이 아닌 조경산업 전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설계와 시공은 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면 현장에서 계획에 맞는 공사를 할 수 없다. 설계는 그런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설계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며, 조경설계는 기능적·공학적 요소가 있으면서 과하게 산술적이지 않다는 절묘한 지점이 매력이다. 조경설계가들은 자신의 설계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 또한 설계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하나의 장소를 놓고 여러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서 디자인하고 하나하나 완성하고 쌓아 가는 과정에서 큰 재미를 느낀다. 설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바라며 그에 맞는 대우를 받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이다.


조경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린다.

몇 년 전부터 차박, 캠핑, 글램핑과 같은 외부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공원과 녹지 그리고 조경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시선이 달라졌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경이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스포츠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팬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팬들의 관심과 참여는 스포츠를 발전시키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이런 의미에서 회원들이 협회 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했으면 한다. 협회 행사나 학회 행사에 참석해보면 일터에서 얻지 못한 지식과 경험을 얻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세계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IFLA 세계총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조경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기 바라며, 협회도 제 역할을 다 하겠다.



글·사진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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