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천안시장,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 축소 천명

시의원 삭발과 주민반발에도 라이브 방송에서 축소 입장 전해
라펜트l김수현 기자, 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1-03-19

'시문박답 시즌2 <돈워리>'에 출연한 박상돈 시장 / 천안시 공식 페이스북 캡쳐

박상돈 천안시장은 18일 천안시 공식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시문박답 시즌2 <돈워리>’에 출연해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사업’(이하 명품화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라이브 방송 중 한 시민이 “사업축소로 예산 낭비하지 말고 삼거리 공원 원안 추진해주세요”라고 천안삼거리 명품화 사업의 원안추진을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총사업비 672억원으로 천안삼거리 공원을 명품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전임시장의 결정이 있었다. 명품공원으로 만드는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중복투자 내용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품화사업 중 미디어홀 조성에 15억 원이 투입되고, 분수대 조성에 42억 원이 소요되는 것이 과잉투자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반경 1.5km 범위에 청수호수공원에도 분수가 있고, 천안시 맑은물사업소 앞에도 분수가 있다. 천안삼거리 공원에 분수를 더 설치하면 1.5km 거리에 3개의 분수가 설치된다. 이를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아니면 조정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가? 이런 중복사업을 통폐합 한 것이다”라고 하며 사업축소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또한, 박 시장은 미디어 홀 건립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에 따르면 미디어 홀은 교통량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해야 광고효과와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벽에 미디어 홀을 조성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영남길과 호남길이 합쳐서 천안삼거리를 형성했는데, 지형의 변화와 세월 때문에 ‘천안 사거리’가 됐다. 천안삼거리라는 의미가 퇴색됐다. 천안삼거리를 재연하는 것은 옛날 삼거리 모습의 조감도를 그려 판넬 하나만 세우면 될 일이다”라고 하며 사업의 의의를 비판했다.

이어서 “수백억 원으로 조경사업을 하자는 것은 불필요한 사업이다. 수백억 예산을 들여 기존의 쓸만한 조경을 까뒤집겠다는 발상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라고 하며 명품화사업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공원 내 지하주차장은 국비와 도비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원안대로 140억 원 규모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시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명품화사업의 예산은 675억 원에서 약 470억 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한편 박 시장의 이 같은 주장은 공원계획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천안시는 설계공모 공고 당시, 지역정체성이 반영되고 일반 근린공원 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차별화된 삼거리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임을 밝혔다.

삼거리공원을 국내외를 대표하는 명소로 조성해 도시관광 상품으로의 가치가 있어야 하며, 삼거리 역사성·장소성의 재해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한 미래지향적 공원 조성이 목표였다. 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생태환경 복원, 생태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고, 삼거리의 정체성을 담은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공간, 삼남대로 3개의 테마길 조성 등의 이야기가 담겨야 함도 공고했다.

한 조경전문가는 “이번 명품화사업의 목적은 탄소 저감 등 지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역 고유의 문화역사를 부각시키는 공원으로 조성해 관광자원화하는 전략이었다고 알고 있다. 기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축소한다면 특징 없는 일반 공원이 될 것”이라며, 사업이 지닌 핵심가치를 박 시장이 놓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조경전문가는 “최근에는 정원과 녹지, 공원이 선거공약 1번이 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그린뉴딜이 전세계적 흐름인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당초 천안시 권역의 대표공원으로 기획됐던 천안삼거리공원이 축소된다면 동네 공원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당초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시 관계자는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실시설계 변경 용역을 발주할 예정임을 밝히며 “기존 안은 실시설계를 통해 콘셉트에 변형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명품화사업 축소는 2019년 천안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이 내건 3대 공약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김선태 천안시 의원과 인근지역 주민민대책위는 명품화사업 축소에 반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17일 삭발식을 단행하며 명품화사업 축소에 반대하기도 했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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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ane404@naver.com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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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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