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원도급 공사비, 설계가보다 평균 12% 낮게 책정돼

‘공사 특성상 필요한 품의 할증 배제’가 가장 큰 원인
라펜트l기사입력2021-04-15
“전문 원도급 공사의 설계가격 작성은 부적정하고, 전문건설사의 공사비 부족 현상은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주장의 보고서가 나왔다. 실제 검토 결과, 발주 설계가격 대비 견적 전문가 설계가격 차이는 평균 12%로, 공사 종류별로는 ▲조경공사 12% ▲건축공사 12.9% ▲토목공사 11.6%로 파악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 공사비 산정체계 개선방안 - 경기도 전문 원도급 공사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13일 발간했다.

연구진(홍성호 선임연구위원, 조재용 책임연구원)은 계약건수와 계약금액이 많은 경기도 공공공사 중 전문 원도급 공사 중 2019년 수행공사를 대상으로 면담조사 및 설계예산서, 설계도면, 설계내역서를 통해 공사비 적정성 검토와 산정체계를 분석했다.

검토 결과, 34건의 모든 사례에서 당초 설계가격이 적산 전문가가 현장여건과 공사특성을 고려해 산정한 설계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발주 설계가격 대비 견적 전문가가 산정한 설계가격 차이는 최대 18.7%, 최소 5.3%, 평균 12%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계가격 차이가 ▲+15% 이상인 공사는 8건(23.5%) ▲+10 ~ +15% 18건(52.9%) ▲+5% ~ +10% 8건(23.6%)이었다.

부적정한 설계가격 및 내역서 작성 행위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공사 특성상 필요한 품의 할증 배제(47%) ▲장비의 비현실적 사용료 계상(15.7%) ▲설계내역서 품목·수량·단위의 임의 적용(13.9%) ▲소량자재에 대량구매 단가 적용(13.9%) ▲시중노임단가 적용 오류(3.5%) ▲소운반의 설계가격 미반영(2.6%) ▲인력 품 위주의 공종에 기계 품 적용(1.7%) ▲기타(1.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경공사의 경우는 ▲공사 특성상 필요한 품의 할증 배제(42.4%)가 가장 컸고, ▲설계내역서 품목·수량·단위의 임의 적용(21.2%)로 뒤를 이었다. 뒤이어 ▲장비의 비현실적 사용료 계상(12.1%) ▲소량자재에 대량구매 단가 적용(9.1%) ▲시중노임단가 적용 오류(6.1%) ▲기타(6.1%) ▲인력 품 위주의 공종에 기계 품 적용(3%) 순이었다. 

조경, 건축, 토목공사 모두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공사 특성상 필요한 품 할증 배제’와 관련해 품셈 항목별 할증은 주석에서 ‘~가산할 수 있다’라고 명시해 설계자의 판단에 맡기는 임의 규정이 돼 실제 공사원가 산정 시 반영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또한 ‘제1장 적용기준’의 16가지 품 할증 기준은 원칙론으로 간주하는 경향과 적용대상 및 범위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공사원가 산정 시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노임단가의 적용 오류’는 착공 시점에 해당하는 시중노임단가가 아닌 이전 또는 임의 시중노임단가를 활용하고 있었으며, ‘비현실적인 장비 사용료 계상’은 설계내역서 작성 시 건설사가 직접 보유할 경우의 기계손료 및 운전경비를 산정하고 있어 건설기계·장비를 임대해 사용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실제 장비 임대료보다 과소 계상하고 있었다.

‘소량 자재에 대량 구매 단가 기준 적용’의 경우, 소량의 자재 구매 시 단가가 중·대형 공사보다 비쌀 수밖에 없으나 조달청 자재 가격 등 대량구매를 전제로 가격 또는 시중물가지 중 가장 낮은 금액을 적용하는 등 과소 계상하고 있었고, ‘소운반의 설계가격 미반영’은 특성상 자재적재 장소에서 작업 장소까지의 소운반 거리가 20m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내역서의 일위대가 작성 시 투입자원 구성에서 미반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력 품이 많은 공종에 기계 품 위주 적용’은 주택지, 번화가, 전기·소방·통신 관련 지장물이 있는 현장여건 상 건설기계·장비만으로 작업이 힘들어 인력 투입이 많으나 설계내역서에서 기계 품 위주로 원가를 계상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설계내역서 상의 산식 오류와 임의 감소율 적용 등 공사원가 검토 미흡과 설계가격의 인위적 삭감 시도도 발견됐다.

보고서는 부적정한 설계가격 및 내역서 작성 행위는 “계약가격(낙찰가격)이 예산 범위 내에 충족될 수 있도록 전문 원도급 공사의 설계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계약 및 발주 담당자의 공사원가 검토 미흡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그 원인으로는 ▲수요 대비 부족한 예산으로 인한 분산적 집행으로 단위사업 예산 과소계상 ▲예산에 맞게 인위적으로 조정된 유사사례 설계가격을 현장여건과 특성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등 예산편성 단가의 비현실성 ▲3억 이상 공사에 적용되는 계약심사 결과를 3억 미만 전문 원도급 공사에 확대적용하는 발주 담당자 ▲도 및 기초지자체의 시설직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과 업무 가중을 꼽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경기도 전문 원도급 공사의 합리적 공사비 산정방안으로 우선 ‘예산편성 및 집행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투자하고, 효율적 예산관리를 위한 자산관리 체계 도입, 시설물별 수선 빈도가 높은 항목을 조사·분석해 수선주기 및 수선율을 산정하는 기준 마련, 유지보수 예산규모 사전 예측가능한 노후화 현황 및 생애주기비용(LCC), 보수이력과 내용연한 정보를 DB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산편성 기준 현실화’를 위해서는 현장여건이 예산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별, 형태별, 규모별 할증계수를 마련해야 하며, 예산편성 단가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경기도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상황과 공사 특성을 반영한 설계단가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 원도급 공사를 비롯한 건설사에 대해 표준품셈이 정한 투입자원 구성(항목·규격), 수량·단위, 재료할증, 지세할증 등의 각종 할증요소까지 모두 반영된 일위대가 호표를 일정한 양식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아울러 적정공사비 산출을 위해서는 4억 미만 공사에 적용되는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을 경기도가 제정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사비 검토 프로세스의 합리화’도 제안했다. 민·관 공동 원가분석 자문단을 구성해 설계가격 및 설계내역서 작성의 적정성을 공동 검토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면 공사비 산정의 합리성, 객관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기초지자체 시설직 공무원의 업무 가중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조례 및 지침으로 ‘공사비 이의신청 제도’ 우선 시행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예정금액 등 이의 제기사항에 관한 외부 전문기관 심의 의무화, 공사비 산정 관련 이의 제기자에 대한 불이익금지, 입찰 공고내용에 ‘기초금액’ 명시 의무화 등을 담는다. 아울러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고의적으로 예정가격을 부적정 산정하는 등 입찰참가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한 발주기관에 대한 제재 규정 마련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매뉴얼을 통한 담당자 역량 강화’를 들었다.

보고서는 “공공공사의 다수를 차지하는 지자체 공공공사의 공사비 산정체계에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공사비 깎기 현상도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족한 공사비로 건설되는 시설물은 국민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고, 품질과 안전문제를 발생시켜 국민의 불안감을 증대시킨다”며 “특히 공공공사는 민간공사와 달리 그 특성상 산업을 육성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함께 있기에 적정공사비 지급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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