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조경의 세계화, ‘세계유산’ 보전관리에 힘써야”

이창환 명예교수, 한국전통조경학회 춘계학술대회서 특강
라펜트l기사입력2021-04-20


이창환 상지대 명예교수


“환경생태문화시대에 사적지에 대한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조경가의 역할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우리 역시 세계가 인정한 한국전통조경의 가치를 세계화해야 한다” 


(사)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 박율진)는 ‘2021 춘계학술대회’를 지난 16일(금)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이창환 상지대 명예교수가 ‘글로벌시대 한국전통조경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실시했다. 


이 명예교수는 “베르사유 궁전도 내부보다는 정원의 입장료가 더 비싸고 관리비도 더욱 많이 투입되고 있다”라며 우리사적지 중에서도 특히 조경유산의 발굴과 보존,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 우리 전통조경의 가치 제고 및 세계화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 전통조경 분야 민관학 클러스터 구성 ▲사적 및 세계유산의 전통조경 관리·복원 등의 기준 및 매뉴얼 정비 설정 ▲관련 법규 및 규정 등의 제정 및 정비(독자적 조경 및 경관 설계, 전통경관법 등) ▲민관학 거버넌스 체계 구축(문화재기술자회+문화재청 및 지자체+전통조경학회) ▲지역별·주체별 전통조경 민관학의 문화재 지킴이 구축 ▲문화재 전통조경(경관) 가치의 재발견 ▲조경을 위한 경점과 주요경관 발굴 ▲민관학 각 분야 전문가, 기술자, 기능공의 양성(특히 기능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시대 정체성과 탁월하고 보편적인 가치발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에 민간은 기술을 개발하고, 관은 지원 및 제도정비를 하며, 학회는 심도 있는 학술연구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세계유산은 ‘진정성’, ‘완전성’, ‘보호 및 관리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학회의 깊은 연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적지 내 생태자원조사 필요해 


이 명예교수는 “문화재 구역의 80~90%가 녹지경관 및 정원이나 행정과 일자리는 건조물 복원에 치우쳐 있다. 예를 들면 세계유산 인 사찰등의  산림 등 생태자원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유산인 창덕궁은 세계 궁궐 중 녹지가 70%로 가장 넓고, 동아시아 궁전 건축사에 있어 축을 없애고 자연지형을 살린 비정형적 조형미를 간직한 대표적 궁으로 주변 자연환경과의 완벽한 조화와 배치기술이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창덕궁이 탁월한 정원설계와 동아시아에 보편적인 이데올로기와 다르게 우리만의 양식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이를 반영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 가치를 더욱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중 불국사만 하더라도 석가탑, 다보탑, 대웅전 등은 잘 보존하고 있지만 그 주변 사찰림에 대한 조사는 없다. 경회루지 발굴 때도 그 안의 유물들은 발굴했으나 종자에 대해서는 체크하지 않았다. 이 명예교수는 “세계유산 내에 외래종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생물종이 살았었는지 등 행정적 차원에서 세계유산 생태자원을 함께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보호 및 관리 


ICOMOS의 프로랜스 헌장등에 의하면 ‘역사정원은  건축적 구성과  살아있는 식물의 계절의 순환과 자연의 성장과 소멸하는 예술성과 장인의 기술이 균형을 갖는 공간’이다. 즉, 살아있는 기념물이므로 특정 규칙에 의해 운용되며, 지속적 유지관리가 요구된다. 베르사유궁전의 경우 건물들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주변 경관은 르 노르트의 설계개념을 가져가면서도 동시에 경관에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명예교수는 “경점 및 경관분석과 수목의 교체 및 관리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경점에서 세계유산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경관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 금각사는 여러 뷰포인트에서 금각사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나무를 다듬고 있다. 


중국 자금성의 오문의 경우 문이 중요하기 때문에 20년이 되면 회화나무를 새나무로 교체하고 있다. 보호수도 중요하지만 세계유산의 핵심이 되는 것이 건물을 가린다면 교체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창덕궁 돈화문 앞 보호수인 회화나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통조경공간의 경우는 주 재료가 식생이기 때문에 때에 따른 식물교체와 장기적 수목 교체프로그램을 수립해 잡목을 제거하고 성숙 수목을 교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조전 화계 또한 장기적 수목교체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창덕궁 부용정 뒤 화계와 괴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양화소록’이나 ‘임원경제지’등  증빙자료에 따라 조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목교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일본 평성궁의 경우 먼지를 유발하는 마사토 포장 대신 잔디로 교체하기도 했듯 경복궁 앞 나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 료보에 있는 유산의 경우 물에 의한 침식으로 지형이 변화될 것을 우려해 문화재보존을 현대적 공법으로 처리했는데, 과연 과거의 방식으로만 처리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지속가능한 관리를 통해 자연생태문화 자원에서 지속가능한 관광프로그램을 찾아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보호관리 


전 세계 72%의 자연 및 문화유산이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자연자원을 배경으로 한 세계유산에 대한 기후변화 적응과 저감방안 논의도 필요하다. 


레바논의 경우 초기 기독교 수도원 종교건축물의 자재로 가치를 인정받은 과디사 계곡과 백목향 숲은 급건조성기후로 자연환경 생태계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80년 기존 생태계가 변화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식물로 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 또한 르 노트르의 독특한 조경양식이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으나 기후변화에 따라 카펫공원 조성이 불가능해질 것에 대비해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식물 과속목종의 보전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 무스카우 공원과 무자코프스키 공원은 주변이 경작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새로운 조경디자인 기법을 인정받았으나 설해의 피해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수목과 생태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20~30년 후의 생태계와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물의 지속적 연구를 통해 묘목 및 포장을 보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명청시대 황릉의 대표수종인 소나무를 기후와 지역에 맞게 유송, 적송, 남송 등 대체 수종을 선정하여 보식 하고 있다. 


이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또한 지피식물 보존을 위한 생태다층구조와 역사경관림 보존대책이 필요하고, 강우량 증대에 따른  배수의 통수면적 확대를 통한 수계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참나무 잎마름병 등 기후변화에 따른 병균과  충해의 피해에 대한 방재 대책도 요구된다”며 나아가 “20~30년 후 사적지내 생태자원의 종 보존 차원에서 수목 등의 DNA를 검증하는 작업 등 다양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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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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