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술 전시식 스마트공원 비판···‘조경’참여가 해법

그린뉴딜, 조경은 ‘스마트’와 ‘정량화’에 주목해야
라펜트l기사입력2021-04-19
김준현 미시간주립대학교 교수, 남지영 SWA Houston, Associate 실장,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 김용국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 윤서연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부연구위원,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손용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기 조성된 스마트공원은 “시간적으로는 앞서나갔지만 여러 부분에서 취약하다. 보여주기식 행정의 결과로 디자인이 고려되지 않은 시설물은 공원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시설물 잘 관리되지 않으며, AR 등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져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용국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 원인에 대해 “조경 설계자가 참여하지 않고 스마트 기술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공원을 조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사)한국조경학회는 ‘그린뉴딜과 조경’이라는 주제로 16일(금) 월간웨비나를 개최했다.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그린뉴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한국 정부, 지자체 단위에서도 그린뉴딜 정책 추진하지만 주요 의제가 에너지, 자동차, 소재 등의 산업 부분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그린뉴딜에 대한 정책적 이해를 제고하고, 조경분야는 ‘스마트’와 ‘그린인프라’, ‘일자리’와 연계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조경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책반영과 여론설득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조경계, 스마트공원에 적극 참여해야

김용욱 부연구위원은 조경계가 스마트 공원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식재 ▲산책로 ▲모빌리티 ▲편의시설 ▲놀이시설 등에 스마트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스마트 시설은 이용자들이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숨겨져 있는 형태를 가져야 하고, 기술발전에 따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열린 방식의 체계가 요구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국토부가 추진하는 ‘지자체 스마트챌린지 사업’, 환경부의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 등은 조경계가 선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이를 위한 준비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서 한국형 뉴딜과 조경과의 연계가 ▲산업 ▲공간·시설 ▲교육 3가지 측면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데이터를 기반한 조경 계획, 설계, 시공, 생산, 유지관리가 필요하고, ‘공간·시설’ 측면에서는 탄소중립을 고려한 조경공간, 시설의 조성 정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측면에서는 데이터 기반, 탄소중립 공간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교육 제공과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김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에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 인프라로 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정부, 지자체, 컨설팅업체, 헬프데스크 등과 협력해서 혁신 기술을 활용하는 그린 인프라 서비스 계획 내용을 스마트 도시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아직 조경계는 스마트도시 분야에서 큰 역할은 하고 있지 않지만, 스마트도시가 추구하는 핵심개념에는 조경 분야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조경의 효과 ‘정량화’ 해야

김준현 미시간주립대학교 교수는 “조경의 기여도를 정량적인 방법으로 제시함으로써, 조경업계 및 학계의 외연 확장과 향후 정책과정에서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 연구의 필요성이 조경 분야의 주요한 화두임을 전했다.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란 공원이 조성되면서 발생하는 각종 이익을 정량화해 평가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공원을 만들 때 ▲우수관리 시설 조성 ▲몇 그루의 나무 식재 ▲쉼터 조성 등의 모호한 표현으로는 다른 업계나 정책 입안자에게 공원의 효과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대신, ▲50%의 우수 감소 ▲3,000톤의 탄소 저감 ▲35%의 교통사고를 감소 등의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자료를 제시하면 정책 결정권자들과 시민들에게 공원의 효과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조경학과를 인증하는 LAAB에서는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를 커리큘럼에 넣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2021년 1월 개정판에는 ▲생태 ▲기후변화 ▲보건 ▲사회 ▲경제적 효과 등의 세부적인 교육 안을 담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은 아직까지 고용창출을 위한 인프라 산업 지원 단계에만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미국 조경계는 그린뉴딜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싣고자 지난해 7월부터 슈퍼스튜디오(Superstudio)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슈퍼스튜디오는 그린뉴딜에서 조경분야가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종류의 정책과 법 입안에 조경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라는 의미에서 시작된 이벤트이다. 슈퍼스튜디오에는 전 세계 127개 대학의 2,000명 이상의 학생과 50개 이상 기업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탄소중립 ▲사회적 정의 ▲고용창출 등 3가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 기획하고 설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슈퍼스튜디오 참가 작품 역시 작품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 자료를 제출하길 권장하고 있다”며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남지영 SWA Houston, Associate 실장 또한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ASLA에서 공개한 조경가들을 위한 탄소계산기 앱(Climate Positive Design Challenge)을 소개했다.

남 실장은 “이제 조경분야에서 기후변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탄소계산기 앱을 통해 조경 프로젝트 시 배출한 탄소를 확인할 수 있고, 어느 시점부터 탄소흡수를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또한 각 소재가 지닌 탄소 배출량을 찾아볼 수 있어 최소한의 탄소 배출 설계를 할 수 있다”라고 하며 국내에도 이러한 앱 개발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는 연구팀을 꾸려 사후관리 부분을 따로 분석하기도 하는 등 조경공간의 효과를 정량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시민들이 먼저 태양광 패널 설치를 건의할 정도로 기후위기에 공감하고 있다”며 “조경가들이 시민들을 만나 그들의 역할에 대해 공감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판 그린뉴딜과 조경계의 역할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는 거시적 관점에서 조경계가 그린뉴딜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을 짚어보며 “특히 조경분야에 대한 ‘스마트’, ‘그린인프라’, ‘일자리’ 등에 대한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뉴딜에서 조경분야가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부분이며, 구체적으로는 ▲스마트 그린 도시 ▲도시숲 ▲생태계 복원 등이 있다.

우선 스마트기술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2018년 세계최초로 조성된 AI공원과 춘천 AR동물원, 대구 국체보상운동공원 등과 같은 사례를 연구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BIM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설계와 시공뿐만 아니라 유지관리까지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린인프라에 대해서는 “그린인프라 기능을 강화해 기후변화와 재난 이후의 회복탄력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조경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그린인프라의 중요성과 위급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면역도시, 폭염도시 등의 개념을 도입해 정책 입안자를 설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 “도시공원 관리를 공기업, 민간단체, 시민단체 등에 위탁관리방식을 전환한다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원관리 체계의 전환을 주장했다. 미국은 민간 협력형 공원관리 방식을 도입했으며, 일본은 지정관리자제도, 설치관리허가, Park-PFI 사업 등을 통해서 민간사업자가 공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린뉴딜에 조경분야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입법기관, 행정부, 지자체 등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고, 주변 다른 전문분야와의 교류를 통해서 실질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윤서연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 계획에서 그린숲에 대한 개념확장해 조경 분야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제안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2050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발표했다. 사업에서 사업의 한 부분에 ‘그린숲’이 들어갔고, ▲3,000만그루 나무심기 ▲도심·생활권 공원녹지 확충 ▲동북아지역 사막화방지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있었던 담론을 반복한다는 한계가 있음을 꼬집었다.

윤 부연구위원은 “서울시 그린뉴딜 목표 명확화해서 온실가스 감축만이 아니라 생태문명을 포괄해 환경 복원·재생 통한 일자리 창출 등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이때 숲의 가치는 탄소저장, 미세먼지 저감에 머무르지 말고 건강·문화·교육 등 상위의 사회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린숲의 중요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공공공원 위탁 운영 ▲시민정원 ▲숲해설사 ▲도시농부 조직 등을 이용해 숲을 통한 경제 활동이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확보와 제도개선, 지원 요청 등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고, 장기 미집행 공원 내 수익 시설 활용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도시숲 확대에 대한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 지자체 단위에서 도시숲과 마을숲을 의무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존 정책 및 추진체계를 보완해 대형공원 중심에서 소공원 중심으로 공원운영 정책을 조정하고, 공원의 사후관리 및 모니터링 추진해야 한다.

윤 부연구위원은 “결국 그린뉴딜에 대한 실체를 만들어야 한다. 목표도 정확해야 정해야 하고, 기여도 정량적으로 평가해서 조경의 역할을 가시적으로 만들어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고 하면서 조경의 역할을 정확하게 평가할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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