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도시에 더 많은 나무를 심겠다는 공약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나무만 심는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나무를 심는데도 탄소 비용이 수반되는데, 나무가 해당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몇 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유지관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Lucy Hutyra 보스턴대학 생태학자는 “도시에 나무를 심는 계획은 많은 부분이 다소 무모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나무심기와 동시에 다른 한 쪽에서는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점점 더 극단적인 기상 조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존의 수목이 고사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도시에서 새롭게 식재한 나무를 유지하는 것은 까다롭다. 나무를 심는 것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끔 유지관리를 위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수시스템부터 길을 걷다 나무 아래 커피를 버리는 행위를 통제하는 것까지 말이다.

Mary Gagen 영국 스완지대학 교수는 “나무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이점은 나무가 클수록 더욱 크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더 많은 그늘과 많은 양의 온도 조절 기능, 홍수 완화, 야생동물을 위한 연결 그리드를 제공한다”며 “도시에서 나무심기 프로그램의 성공을 측정하려면 나무의 성숙도와 유형을 고려해야 하며, 이를 수행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수목 캐노피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당한 곳에 심고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의 비영리단체 American Forests는 미국 전역의 수목 캐노피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형평성을 식별하는 시각적 지표중 하나가 ‘나무’의 존재여부이다. 도시지역의 수목 캐노피 적용 범위의 격차와 인종 및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요인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연구한 결과, 나무의 양에 따라 인종적, 경제적 불평등이 극명하게 나타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merican Forests는 GIS 매핑 데이터와 미국 인구 조사에서 제공되는 인구 밀도, 거주자의 인구 통계, 건강, 도시 열지수에 대한 정보를 결합한 새로운 측정 도구 ‘TES(Tree Equity Score)’를 개발했다. 이는 정량적 분석을 통해 사람들에게 최적의 건강, 경제적, 기후적 혜택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나무가 존재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TES를 통해 150,000개의 미국 지역과 486개 대도시 지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대다수의 유색인종들이 거주하는 지역들은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보다 수목 캐노피가 33%가 적었다. 아울러 90% 이상의 거주자가 저소득층인 지역은 10% 이하의 인구가 저소득층인 지역보다 수목 캐노피가 41% 적었다.

American Forests의 Ian Leahy는 “연구 결과는 문제가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를 집중해야 하는 부분과 다양한 유형의 사람과 조직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주 및 국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시열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폭염 시 도심의 온도가 위험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나무심기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나무를 도시환경의 핵심 인프라로 바라보고 재평가해야 한다. 이는 곧 도시에 나무를 심고 돌보는데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