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숲과 역사와 문화의 도시, 퀘벡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1-09-07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41


캐나다 동부편 - 2
숲과 역사와 문화의 도시, 퀘벡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숙소가 있는 구도심에서 머지않은 곳에 아브라함 평원(Plain of Abraham)으로 불리는 전쟁터 공원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평온한 녹색지대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이 공원의 남쪽 끝자락에 퀘벡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미술관은 한때 감옥과 유스호스텔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퀘벡을 대표하는 이 미술관은 17C 개척시대의 생활도구와 장식품을 비롯하여 20C 현대미술 등 다양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숲으로 에워싼 미술관 옥외 뜰에는 조각 작픔들이 배치되어 공간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미술관 주변이 온통 풍성한 녹색지대이고 조각품과 옥외카페가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고 여유로움이 묻어나네요.



다육식물을 이용한 살아있는 그림 액자















미술관 내부는 물론 옥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각별하네요. 꼭 어린이 체험학습장에 들어온 분위기입니다. 1층에 마련된 실내카페와 기념품 샵도 예사롭지 않네요. 예전에는 이런 곳에 들어오면 반드시 기념품을 구입하였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구매열기가 많이 식었답니다. 24평 아파트와 연구실이 모두 수용능력을 초과한지 오래랍니다. 그래서 지난번 지역에 소재한 산림박물관에 그동안 해외도시를 답사하며 하나, 둘 구입한 목공예 소장품 90여점을 기증하였지요. 지금까지 모으는 일에 몰두하였으나 이제는 의미 있게 나누는 일이 남았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공유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림과 편지칼, 우표, 차 도구, 질그릇, 명화도록 등 수집품목도 다양하답니다.



미술관을 나오면 또 숲으로 가득한 끝없는 공원입니다. 지금은 여름이라 기후가 얌전하지만 이곳의 겨울은 혹독한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지요. 겨울의 하얀 눈과 잘 어울리는 자작나무가 이를 증명해줍니다.



울창한 숲속의 공원 바닥은 온통 녹색 융단으로 피복되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나무에 설치예술품을 준비하네요. 힘들고 조심스런 작업이지만 밝은 인사를 청합니다. 용역이 아닌 자원봉사자 같은데 무척 행복해 보이네요.



이곳은 영국군과 프랑스군대의 전투현장이지요. 그래서 공원 요소요소에 무기들이 공원시설이나 조형물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살벌한 무기들도 숲과는 멋진 조화를 이루며 예술로 승화되지요. 자연은 무엇이든 수용하고 용서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습니다.





로터리 화단을 수놓은 다육식물











전쟁터 공원을 지나 미술관을 살핀 후, 남쪽으로 이어진 주택가 산책로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다양한 모습의 저택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규모는 물론, 디자인과 녹색환경이 정말 대단하네요. 도로 양쪽을 오가며 열심히 남의 저택을 훔쳐봅니다. 캐나다 서부 밴쿠버의 전원주택을 연상시키네요.

























숲속에 마련된 전원주택 전시장 같네요. 오직 공원과 고급저택들이 수없이 펼쳐집니다. 남의 눈치 안보고 사생활 침해의 우려도 없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전진 또 전진하며 미개척지를 탐험하지요. 미 서부 개척자를 상상하며 나름대로 희열에 젖어봅니다.







은청가문비나 White Spruce로 유통되지요. 북유럽 등 한랭한 지역에서 잘 성장하고 적응한답니다.















도보로 이동하며 촬영하여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답니다. 도로를 따라 전개되는 저택들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주택과 정원이 자연스럽고 멋진 조화를 이루며 생기가 넘치네요. 정성어린 손길이 지속적으로 닿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수준 높은 대단한 주거환경이네요.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꽃개오동나무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멋진 정원들이 새 주인을 찾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하지만 실제 거주하는 주택가의 가식 없는 민낯이랍니다.

























땀 흘리며 걷다보면 생소한 외국이지만 금방 친숙하게 됩니다. 새롭게 전개되는 주택들에 매료되어 정신없이 약진하며 기록하는데 갑자기 펜스가 나타났습니다. 출입이 제한되는 울타리 속은 보다 더 여유롭고 단정하게 정돈되고 가꾸어진 녹지대이네요.

주택가에 마주한 이곳이 다름 아닌 공원묘지랍니다. 출입구를 찾기 위하여 펜스를 따라 한참을 이동하였지요. 입구는 일반적인 도시공원처럼 별도의 통제시설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답니다.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한 공원묘지는 도시숲을 이루고 있네요. 숲속에는 묘비와 조각품이 있을 뿐 공원과 마찬가지로 산책로와 벤치 등 휴게시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혀 부담스럽거나 혐오스런 분위기가 아니네요. 묘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문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서구는 우리와 달리 음택(묘지)과 양택(주택)이 도시 내에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공존하지요. 옳고 그름을 떠나 확연한 문화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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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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