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르게 보이는 조경과 조경 ‘연결하기’ [라펜트 조경뉴스]

서로 다르게 보이는 조경과 조경 ‘연결하기’

조담빈 학생, 2021 조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조경과 조경 연결하기’ 발표

라펜트l김수현 기자l기사입력2021-10-20

글꼴

확대

축소

본광고 열지 않기

조담빈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학부생이 ‘2021 조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줌화면캡쳐

조담빈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학부생이 지난 15일(금) 열린 ‘2021 한국조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조경과 조경 연결하기’라는 주제로 학생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담빈 학생이 조경과 인연을 맺은 것은 복수전공을 결정하기 전에 접했던 개론수업이었다. 그러나 개론을 훑고 난 이후에도 스스로에게 ‘조경이란 무엇인가?’ 물었을 때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조경이라는 이름 아래에 생태분석, 미학 연구, 커뮤니케이션 형성, 식재, 설계 등 다양한 세부분야가 있기에 이 모든 것이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통합되는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년이 올라가고 더 많은 과목을 배워도 이 고민은 지속된다. ‘조경의 다양한 얼굴들이 다 조경인가보다’하고 덮어두고는 그중 각자 관심 있는 분야에 골몰하게 된다. 설계에 관심이 있으면 설계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스튜디오 수업에서는 이미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수정하며, 공모전에 나간다. 이론에 관심이 있으면 이론서나 논문들을 읽고, 글을 쓴다. 생태분석에 관심이 있으면 GIS와 코딩을 익히면서 데이터와 친숙해지는 것을 배운다. 모두가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각자가 보고, 다루고, 익히는 것이 전혀 다른 것이다.

조경은 종합학문이기에 자연, 경관, 도시 등을 다양한 맥락으로 해석하는 것이 조경이 가진 여러 힘 중 하나이고, 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은 이 모든 것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생들은 조경을 안에서 접하는 다양한 세부 분야들을 서로 이질적인 것으로 인식하기도 하며, 각자의 관심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예 손을 놓게 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담빈 학생은 “다양한 맥락에서의 조경을 하나로 묶기 위해 일관적인 목표나 시선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하나의 정답으로 결론어질 수 없는 문제이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이 아닌 고민의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조경이라는 큰 맥락 안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다는 것이다.

각각 다르게 보이는 것들을 ‘연결’짓기 위한 노력이 조경을 통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관심분야 외의 수업을 효용 없다고 여기지 않게 하며, 향후 선택할 세부분야가 조경과 어떻게 연결되고, 왜 필요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조경의 다양한 면면을 놓치지 않고 배울 수 있는 학부에서만큼은 조경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서로 공유하며,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난다면 이를 통해 학생들은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테면 이론수업에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에 대해 배웠다면 설계수업에서 이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학교 안에서의 작은 예시이지만, 이러한 ‘연결지음’은 조경 안에서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수 있다

아울러 “가장 큰 문제는 고민이 없거나, 생각이 공유되지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 휘발되는 상황”이라며 “조경계의 다양한 담론을 학부에서도 함께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경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기는 쉽지는 않다. 하지만 조경 안의 다양한 고민을 통해 조경의 통합적 인식이 강화된다면, 외부적으로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대하는 조경의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이 주목받을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조경을 대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