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조경학회, ‘전통조경 보존관리활용 기본계획’ 1차 공청회 마쳐

“전통조경업이 하도급이 아닌 원도급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라펜트l김수현 기자l기사입력2021-10-26
(사)한국전통조경학회는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자연유산법」 제정에 다른 ‘전통조경 보존관리활용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에 대한 1차 공청회가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문화재청에서 처음 수립하는 ‘전통조경 보존·관리·활용 기본계획’임에 따라 국민은 물론 조경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청회에서는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가 ‘전통조경 기본계획’를 발표하며, 기본계획의 전체적인 그림을 공개했다. 


전통조경 보존·관리·활용 기본계획’ 1차 공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


이번에 발표된 기본계획의 정책비전은 ‘생동하는 조경유산의 가치 조명과 전승’으로 제시됐다. 이 비전 아래 ▲문화재의 품격을 높이는 전통 조경의 위상을 정립 ▲생동하는 조경 유산의 특성을 반영한 보존·관리 ▲국민과 함께하는 조경유산의 전승 등의 3대 목표를 수립하고 18개 추진 과제가 도출됐다. 

이들 추진과제는 ▲전통조경 정책기반·수리기술 진흥기반을 마련 ▲지속가능한 조경유산의 보존·관리 ▲전통조경 자원 활용 이라는 3가지 핵심전략 아래 계획됐다.


전통조경 정책기반·수리기술 진흥기반 마련

전통조경 분야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대상을 규범 재정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는 연구을 추진한다. 전통조경의 외연 확대를 위한 정책적 연구 도출한다. 이후 국민 향유 여건을 마련하고 실천 방안들을 찾는 기준들을 제시한다.

자연유산기본계획에 따라 전통조경 및 명승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증가되면서 이를 위한 관리·연구인력을 강화한다. 또한 문화재청 내에 전통조경과를 신설해 전통조경의 교유 업무 영역을 구축한다. 

설계와 시공 관련 제도들을 개선하고자 표준설계도집을 발간하고 설계·시공·감리의 영역화와 전문성을 높인다. 더불어 표준품셈과 시방서를 개정하고, 품셈과 시방서 내에 전통 조경 부분에 대한 확대와 독립을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조경 설계 관련된 수리법 규정과 문화재 수리 시공 업종에 관한 규정 개선할 방침이다. 

대학교 조경학과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해 조경 전문 인력들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더불어 한국전통문화대학의 교육 체계를 이용해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문화재수리 조경 전문 인력 양성한다.

또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전통조경 수리기능자 발굴 및 지원 정책들을 마련하고, 기술을 수집해 이를 분석하는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발굴된 전통조경 수리기술자들의 기술을 ‘문화재 수리 기록화’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해 전승가능성을 높인다.

전통 조경 기법과 재료에 대한 고증연구을 확대하고, 특히 한중일 전통정원 원형 연구들을 기초로 한국 전통정원의 수리 기법들이 독창성과 특성을 파악한다. 특히 궁능유적본부의 문화재 수리재료센터와 연계해 수리 기술 매뉴얼 작성과 보급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조경유산의 보존·관리

‘조경유산 복원 기준과 유형별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기 위해서 문화재 보존 원칙을 적립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수리 설계 대가 기준 내에서 조경 유산 규정을 신설한다. 이어서 조경유산의 유형별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메뉴얼을 수립한다. 

ICT기술을 활용해 조경 유산의 디지털 기록화한다. 이를 위해서 3차원 디지털 기록의 표준화 지침을 세우고, 디지털 기록을 확대해 대국민 서비스를 보급한다.

전통조경 유산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고문헌 및 자료에 대한 아카이브 구축과 이를 위한 선행연구를 추진하고 아카이브 접근성 향상과 아카이브 구축 프로그램과 이벤트들을 개발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조경유산에 대한 보존 기술을 개발한다. 정확한 현황파악을 위한 피해 사례 조사하고 패해 저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후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조경유산 보존기술을 개발한다. 

안전관리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를 하였습니다. 전통조경 안전관리에 대한 현황조사를 하고, 수목과 시설의 위험성 저감 기술 개발을 추진해 전통조용의 수목 시설 안전지도 제작할 계획이다. 


전통조경 자원 활용

문화 경관에 관련된 자원들을 발굴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세계유산으로서 전통조경에 대한 개념과 정책들을 재정립하고 국제협력을 통해서 조경 유산에 대한 정책의 선진화를 추진한다. 

전통정원 표준 모델을 개발하고 기초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해 한국전통정원의 해외진출을 도모하며, 이를 위한 지원과 유지관리 방안과 국제적 홍보를 계획했다. 

국외에 있는 조경 유산 조사와 복원에 참여하고자 국제 교류 협정을 추진하고, 국외 세계 조경유산 조사 및 복원 사업을 지원과 함께 수리보수 기술 교류 및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전통조경 콘텐츠를 개발하고, 국제적 홍보를 위해서 ‘전통조경 박람회’를 제시했다. 또한, 전통조경 박물관을 세워 미래 세대에게 전통조경의 가치와 가능성을 전승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유병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신현철 우석대학교 교수, 이용훈 그룹 21 대표, 정기호 선경남대학교 명예교수, 조운연 동남권역 문화재돌봄사업단장, 황권순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 등과 함께 발표자들은 토론에 참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유병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전통조경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하고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어려움이 많다. 개념 정리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와 명확한 경계를 긋고, 전통조경의 입지 확보와 확장성을 위해서는 정당한 절차에 따른 단체가 개념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어서 한국 전통조경과 정원을 ‘K-가든’이라고 임시로 지칭하고 논의를 펼쳐나갈 것을 제안했다. 

정기호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해외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전통조경(traditional landscape architecture)’이라는 용어가 국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전통조경이라고 불리는 개념은 해외에서는 문화유산 또는 문화경관이 주된 일컬어지는 대상인데 왜 한국에서만 전통조경이라는 말을 쓴다”라며 국제적인 표준에 맞추고 앞으로의 전망을 위해서도 전통조경이라는 용어의 틀을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전했다.

또한, K-가든을 활성화시키고 활발한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실체가 있고 내실있는 개념을 정립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전통조경 유산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조운연 동남권역 문화재돌봄사업단장은 “전통조경 국내 유산에도 등재가 안 된 현실에서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외 조경유산 조사 복원 문제도 현재 시점에서는 성급하다”고 했다. 

이어서 조 단장은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 법을 만들어내고 이런 거에 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에 전통조경과가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하며 체계화된 조직을 통해서 전체적인 일을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이용훈 그룹21 대표는 전통조경계가 처한 현실을 반추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2010년 「문화재수리법」이 탄생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재수리업 중에서 보수단청업, 조경업, 실측설계업이 3대 축으로 문화재 수리업의 업종이 성장했지만, 별도로 「문화재수리법」을 제정하면서 조경부분에 대한 설계가 완전히 배제됐다.

이 대표는 “현재 전통조경에 있어 가장 암적 존재는 현행 「문화재법」 5조 1항이다. 법에 따르면 문화재 실측설계업자가 조경분야의 실측설계를 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경 계획과 시공 업무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시행령에서는 조경기술자는 계획하고 시공만 가능하고 설계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업은 오로지 실측설계업자가 맡게 되고 조경분야는 실측설계기술자의 통제를 받도록 규정됐다. 이 제도로 인해서 전국 약 70여개의 실측설계업체 중 조경기술자를 채용하는 업체는 전무한 상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토부에서는 유관 학회에서 표준시방서를 작성하고 국토부가 승인을 해주는 형식을 갖는다. 하지만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는 문화재청이 직접 작성하고, 이 과정에서 조경분야에 대한 내용이 유실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회 차원에서 자세하고 꼼꼼한 시방서를 제작해 조경업계를 보호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황권순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은 전통조경계의 어려움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황 과장은 “문화재청은 전통조경에 관한 부분들은 국토부와 산림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근대조경과 차별되는 전통조경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전통조경 품셈과 시방서는 하나하나 차근히 마련하겠다”고 하며 전통조경계의 요구에 대한 수용의사를 비쳤다.

문화재청은 보수단청업으로 인해서 발생했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향후 문화재청은 실측설계업, 보수분야, 조경분야를 분리하고자 한다. 기능자 부분에도 보수부분과 단청부분, 조경 부분을 분리할 방침이다. 

황 과장은 “명승지인 남해 ‘다랑이논’의 석축이 무너져 지자체에 수리에 관한 지시를 했다. 지석축 보수사업에 보수단청업자이 선정됐다. 그런데 그들은 담장과 석축을 쌓을 기술과 능력이 없다. 그래서 비전문가 업자들은 화강석을 깍두기처럼 깎고 시멘트를 발라서 논을 만들었다. 결국 전부 다시 해체하고 쌓고 있다. 이게 지금 문화재 수리업체의 현실이다”라며 전문가 없이 진행되는 문화재 수리의 현실을 한탄했다. 

더불어 황 과장은 “전통조경업을 실측설계업이 분리해 하도급을 받거나 임시고용,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원도급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통조경계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 이창환 상지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불거진 김포 장릉 경관 훼손 사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학회 차원에서의 대응을 요구했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전통조경 분야의 '선한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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