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오타와의 명물, 리도운하 Rideau Canal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1-12-0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60


캐나다 동부편 - 20

오타와의 명물, 리도운하 Rideau Canal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늘은 운하를 따라 종일 걷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지난해의 스페인에 비교하면 이곳은 너무 쾌적하고 날씨도 좋아 걷기에 너무 좋은 환경입니다.

리도 운하는 오타와의 남쪽에서 온타리오 호수의 킹스턴 항구까지로 202㎞ 거리입니다. 19C 초의 기념비적 구조물로 대영제국과 미국이 이 지역을 통제권으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인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랍니다. 특히 이 운하는 증기선 운항을 전제로 설계되었다고 하네요. 운하시설은 아직도 대부분 원형을 유지하며 뱃길로 활용되고 있지요.











오늘 출발점은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의 다운타운에 자리한 국회의사당과 가까운 호텔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외곽으로 운하를 따라 걷는 재미도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배를 이용한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배를 타고 주변 경치를 살피며 못내 아쉬워하였지요. 다음에 오타와에 오게 되면 꼭 걸어서 운하 주변을 답사하리라 각오했었답니다. 20여 년 만에 소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흥분되고 기대가 큽니다. 더욱 꼼꼼히 살피고 기록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아직 시내 중심을 채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미술관과 문화공간들이 운하 주변에 있나보네요. 세련되고 멋진 고급형 요트들도 정박되어 있습니다. 모르지만 영업용 같지 않고, 부호들이 소유한 자가용으로 보입니다.











운하의 양안은 산책로와 자전거 길이 수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고, 완충녹지를 사이에 두고 자동차도로가 있네요. 그래서 걷기에 안전하고 쾌적합니다. 건너편의 강변 녹지와 어우러진 건축물의 모습도 조화롭고 예쁘네요.











영국군은 식민지를 지키기 위하여 미국과 싸우며 이렇게 길고 넓은 운하를 건설했지요. 하지만 운하는 전쟁 당시에는 한 번도 활용되지 못하였고, 결국 일반적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답니다. 현대에는 매력적인 여가공간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다고 하네요. 여름에는 보트나 카누가 겨울에는 스케이트가 운하를 누빈답니다.











맞은편에는 호안 보수공사가 한창이네요. 운하의 물이 의외로 맑고 깨끗합니다. 비릿한 냄새도 전혀 느끼지 못하겠네요. 저가 살고 있는 남강은 국내에서 으뜸가는 청정한 하천에 속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비린 냄새를 경험하게 된답니다. 특별한 물 관리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유람선이 만원입니다. 예전에 저가 이용했던 건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처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꽤 많아 심심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물론, 답사를 하여도 주변의 풍광이 좋고 쾌적한 환경에서는 피곤함이 아니라, 에너지가 새롭게 생성되지요.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습니다. 전쟁이 낳은 산물인데, 이렇게 삶의 질을 개선시켜주는 용도로 잘 활용되네요. 유럽의 그 많은 성곽들이 주민들의 산책이나 관광용으로 활용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랍니다. 너무 멋진 산책 코스와 자전거 도로가 운하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네요.















변화하는 풍경에 도취되어 지칠 줄 모르고 걷고 또 걷는 것의 연속입니다. 이동하며 나타나는 풍경들이 비슷한 모습이지만, 세세한 분위기를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기게 됩니다. 모두가 소중한 경관요소들이지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운하는 수로와 댐, 다리, 수문 등 고고학적 자원들과 함께 잘 보존되고 있답니다. 리도 운하는 건설이후 지금껏 별다른 어려움이나 변화 없이 운영하며 역동적으로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편, 운하와 연관된 건물이나 요새는 역사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으며 완충지역도 설정되었다고 하네요. 수문과 댐 그리고 둑과 벽의 수리와 관리는 캐나다 국립공원관리청에서 관장하고 있답니다.















운하를 온전하게 보전하기 위한 관리계획이 1996년 완성되었으며, 2005년에 갱신되었답니다. 관련법에 따라 기념물의 문화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행위에 규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치밀하고 철저한 관리가 수반되므로 지금까지 아무런 탈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저도 20여 년 동안 문화재위원회에 참여하여 왔기에 예사로 보이지 않네요. 공교롭게 이곳을 여름에만 답사하게 되어 아쉽습니다. 눈을 시리게 할 화려한 가을 단풍과 겨울의 설경 속에 펼쳐질 빙판위의 군무를 상상해봅니다. 물론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리도 운하를 따라 한참을 걸으며 즐기다가 운하와 연결된 샛강을 만났습니다. 저로서는 초행인데다 있는 게 오직 시간 뿐, 잠시 궤도를 이탈하여 내륙? 방향으로 들어가 봅니다.

또 다른 운치 있는 세상을 만나게 되네요. 지형이 만이나 기다란 호수처럼 생긴 이곳은 물의 흐름이 없어 보입니다. 수면위의 수초들과 주변의 여유로운 공원의 숲이 마치 별천지 낙원 같네요. 대단히 아름다운 환경입니다. 도시를 무작정 걷다보면 가끔씩 의외의 수확을 얻게 된답니다.

‘쾌적하고 살기좋은 녹색환경’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완벽한 곳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숲속의 호숫가를 모처럼 여유롭고 한가한 모드로 거닐어봅니다. 물새와 숲속의 산새들을 함께 만나기도 하네요. 수변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주변이 온통 공원이나 녹지로만 느껴졌는데, 울창한 숲 뒤에 학교와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이롭고 부럽다는 생각이 나네요. 물론 이곳보다 훨씬 자연성을 간직한 알프스나 로키, 일본의 야쿠시마의 원생림과는 전혀 다르답니다.

전원도시 이론의 발원지이자 원조로 알려진 영국의 이곳저곳을 두루 답사하였지만, 이곳만큼 전원도시라는 용어에 걸맞은 분위기는 접하지 못하였답니다.



유럽에서도 이곳 캐나다에서도 공원의 숲속에서 큰 나무에 로프를 고정시키고 외줄타기 하는 운동을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체험을 해 보았으나 중심잡기가 매우 어렵네요.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하여 정신집중이 선행되어야 한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심신수련법으로 최고라는 생각이듭니다. 주변이 번잡하지 않고 조용해야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이 되겠지요. 또한 평지라야 보다 안전하겠습니다.











운하와 연결된 지류(만 형태의 습지와 호수)의 연장은 500m 정도로 보입니다. 너무 만족스런 녹색환경에 매료되어 1시간 이상을 이곳에서 머물었습니다. 주택가 소공원과 골목길 담장가에는 예쁜 화초들이 소담스럽게 이방인을 반겨주네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옥잠화와 비비추의 개량된 무늬품종들과 서양담쟁이, 목수국 등 음지성 지피류입니다.













운하로 귀환하는 길에 소공원을 만났습니다. 휴게시설과 자전거 거치대, 바닥분수와 조형물입니다. 제가 소개하는 요소들은 시설이나 공간은 유별나거나 특별하게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고, 현지 실태와 사례를 소개할 따름이랍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 단위 시설물이나 매력적인 공간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공부하고 실무에 머물던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너무나 많은 변화와 발전했음을 실감할 수 있지요.









지역민을 위한 체육공원입니다.













오늘 출발한 곳이 국립아트센터인데 그곳에서 다우스 호수까지 거리가 약 8㎞랍니다. 여름엔 주로 자전거나 조깅을 즐기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다고 하네요. 세계에서 가장 긴 천연 스케이트 코스로 통한답니다.

운하의 갑문 보수와 생태계 관리 및 유산보존, 개발사업 등 제반 업무는 Park Canada와 리도유역환경보전청이 공동으로 관장한답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다우스 호수에 도착하였습니다. 약 8㎞ 거리를 완주했네요. 유람선은 시내에서 출발하여 왕복 1시간 30분 소요된답니다.

운하는 군사목적으로 1826년 착공하여 6년 만에 완성되었는데, 본래의 목적 수행은 하지 못했지만, 오타와가 교통중심지로 부상하며 도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물류유통 등 산업이나 교통수단 보다, 휴식이나 레저 공간으로 더 큰 역할을 하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합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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