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의 자연예찬] 온돌 - 2

글_정정수 오피니언리더(JJPLAN 대표)
라펜트l정정수 대표l기사입력2021-12-23
정정수의 자연예찬
온돌 - 2




_정정수 JJPLAN 대표,
ANC 예술컨텐츠연구원 원장



자연스러운 난방문화 ‘온돌’

세상에는 각 나라별로 말과 글이 다르고 또 가옥과 의상이 다르며 먹는 것 또한 다르다. 모든 나라가 이처럼 다양한 것 같아도 같은 언어와 글을 여러 나라가 함께 사용하는 것처럼 문화를 서로 섞어가며 사용하는 나라들도 많다.

그런데 유독 우리민족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한복, 한글, 한옥, 하물며 언어까지 모든 걸 타민족과 구분이 되게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추운 겨울을 이기는 방법으로 온돌을 만들어 우리끼리 사용하는 것만 봐도 창의적인 민족이 분명하다.

이것은 우리민족성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려는 오래된 습관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23.44°인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과정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이 만들어지고 자전에 의해 하루의 낮과 밤이 된다.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을 하므로 우리에게는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동쪽에서 뜬 태양이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지는 것은 말을 안 해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조명과 연결해서 자연스러움을 생각해보면 실내에 설치한 조명기구들의 대부분이 천장에 붙어 있는 이유가 태양빛의 방향이 주로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것과 유사해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눈높이보다 위쪽으로 조명기구들을 설치한 것이다.

조금은 난해하지만 만일 해가 중천을 지나지 않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360° 돈다고 가정한다면(팔을 벌리고 오른손에 촛불을 들고 촛불이 태양이 라고 가정하고 제자리돌기로 360°를 돌아본다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인류는 자연스러움을 위해 조명기구들을 벽에 붙이는 방법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이렇게 자연현상에 의해 오랫동안 학습되어진 것들은 우리 몸에 습관으로 기억되어 있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야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다’는 말로 표현한다.

추운 겨울철에 따뜻한 실내공기를 순환시키는 난방 방식은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단독주택의 계단을 따라 올라간 열기에 의해 2층은 1층보다 따듯한 겨울을 지낼 수 있지만 여름철에 2층은 찜질방이 돼서 사용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생긴다.

이런 문제점의 해결 방법의 하나로 더운 여름철을 대비해서 가장 높은 곳 벽면 한쪽에 환기구를 만들어 위에 모여 있는 더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면 실내온도를 많이 낮출 수가 있다. 이러한 환기방법 또한 자연스러움의 일환이다.


사진1. 
실내에 주방을 들인 ‘부엌’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으로 취사를 위한 아궁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온돌의 형태가 연상되는 그림이다. (4세기경 안악3호분 고구려 고분벽화)

온돌은 바닥 난방 방식으로 실내의 바닥보다도 더 낮은 곳으로 부터 더운 열기를 만들어서 자연스레 공기의 순환을 돕는다. 온돌에 비해 서양의 난방방식은 벽난로를 사용했고 라디에이터도 벽에 설치하는 난방 방식을 선택했다.

이렇듯 난방방식으로 바닥을 이용했느냐 또는 벽을 이용했느냐의 차이가 좌식문화와 입식문화라는 생활방식으로 크게 나뉘었다.

현대는 세계가 타국의 문화에 서로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에서 들어온 입식생활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부엌에 있는 아궁이로 부터 방으로 열을 전달하는 온돌은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하는 1석2조의 열효율 이용하는 열순환 구조로 만들어졌다. 온돌은 여러 나라의 난방방식에 비해 자연스러움이라는 순기능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민족정신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더욱 훌륭한 것이다.


그림1. 화덕을 길게 만들어 ‘가’와 ‘나’로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벽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부엌과 안방이 분리되는 상상은 쉬울 것이다. 머리에 흰수건을 두르고 부엌일을 하시던 할머니가 생각나는 장소이다.
 
서양의 집 구조는 거실 침실 주방 식당 응접실 서재 등등 거주 방식에 따라 공간이 따로 따로 구분되어 있다 그에 비해 한옥은 안방에다 밥상을 차리면 식당, 찻상을 차리면 응접실, 이불을 깔면 침실이 되는등 다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부엌이라는 주방이 특별히 크게 그것도 따로 존재하게 된 이유는 그림1과 같은 과정을 거쳐 부엌(주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사진1에서 보는 것 같이 이미 4세기경부터 부엌이라는 공간을 따로 구획하여 사용하였다.

일례를 들어보자 서양은 가방을 사용하는데 큰 물건을 작은 가방에 넣을 수 없고 작은 물건을 큰 가방에 넣어 덜렁거리며 갖고 다닐 수 없기에 넣는 크기에 따라 각각 크기가 다른 가방을 준비해두고 사용한다. 이에 비해 우리민족은 보자기를 사용하는데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보자기만으로도 많은 크기를 모두 수용한다.

만일 우리민족이 골프라는 스포츠를 만들었다면 골프채 1개만으로도 모든 게임이 끝낼 수 있는 다기능의 골프채를 만들었으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서구문화가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뿌리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온돌만큼은 끼고 산다. 온돌은 있지만 더 뜨끈한 아랫목이 그리운 사람들이 찜질방을 만들어 세상만사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는 행복한 공간에서 삶의 여유를 즐긴다. 하물며 사진 2와 같이 버스정류장에까지 온열벤치를 설치해 온돌을 응용하기도 한다.
 

사진 2. 안국역 2번출구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온열벤치/ 삼명데크는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일본, 우크라이나, 몽골에 독점 대리점을 두고 온돌 시스템을 보급중이다. / 삼명데크 제공

많은 나라에서는 온돌문화의 우수성을 깨닫고 점차 온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옥의 실내를 방이라고 한다. 서양의 실내는 우리의 방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밖에서 신던 신을 신고 실내는 물론 침실까지 출입하는 생활에 익숙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에서는 바닥 난방을 적용하기 전에 실내에서 신을 벗고 생활하는 문화도 함께 전해져야한다.

온돌은 방바닥이 청결하지 않으면 바닥 열에 의해 바닥의 먼지가 공기층으로 떠다니게 된다. 이러한 불결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신을 벗는 방 문화가 병행되어야만 온돌을 사용하는데 편리함을 느끼게 된다.

온돌문화에 세계가 관심을 갖게 되면 온돌의 원조는 자기꺼라고 우기는 나라들이 생길까 걱정도 된다. 잘못된 정보에 의한 습관도 자연스러움으로 받아들이는 대책이 없는 민족들은 불편한 진실을 만들고 있다. 창의적인 민족이니 지혜롭게 대응할 것을 기대한다.
글·사진 _ 정정수 대표  ·  JJ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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