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가드닝] 땅 준비하기

중부대 원격대학원-조경하다 열음,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위탁연구 실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1-12-28
라펜트는 국립수목원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효과 검증을 위한 평가 및 분석’ 위탁연구의 일환으로 중부대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 교육상담심리학과, 조경하다 열음 팀이 진행하는 ‘홀트학교 가드닝 프로그램’ 내용을 연재합니다.

홀트학교 가드닝 프로그램 ‘슬기로운 가드닝’ - 5
땅 준비하기


정원디자인이 완성됨과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대면수업이 가능해졌다. 11회차부터 18회차까지는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이루어졌다.

11회차에서는 정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원토양 ‘흙’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 배웠다.

“식물을 심고 땅 위에 이불을 덮어줘요. 이것을 ‘멀칭’이라고 하는데,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고, 토양이 수분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줘요. 땅이 얼거나 뜨거워지는 급격한 온도변화를 방지하기도 하죠. 멀칭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것으로 정원의 식재지를 예쁘게 꾸밀 수도 있답니다”

학생들은 바크, 자갈, 우드칩 등을 직접 만져보면서 자신들의 정원에 어떤 멀칭재로 이불을 덮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멀칭재


식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학생들

12회차에서는 정원식물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직접 식물을 눈으로 보고 만져가면서 배웠다. 키가 큰 식물, 잎이 여린 식물, 줄기 색이 독특한 식물 등 각기 다른 식물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고 여린 잎의 식물과 잎이 큰 식물을 나란이 두면 어떤 느낌인가요?”
“둘 다 특징이 달라서 서로가 주인공 같아요”
“식물을 심기 전에 화분채로 미리 땅에 배치를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를 보는 것이 중요해요”

놀라운 것은, 학생들은 식물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키가 큰 식물은 누구같고, 잎이 진한 식물을 누구같다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을 대입했다는 점이다. 정원식물은 생김새와 그 특성이 각기 다르지만 각자가 그 자체로 아름다우며, 이를 조화롭게 배치함으로써 모든 식물이 정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13회차에서는 대상지(땅)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가장 먼저는 지형에 대해 알아봤다. 땅이 울퉁불퉁하거나 기울어져있을 수도 있기에 이 땅의 높낮이(레벨)를 측량하기 위한 레벨측량에 대해 배우고 직접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대상지에 있던 지장물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다. 낡은 벤치와 평행대, 원형 그루터기 등 지장물들의 위치와 치수를 줄자로 재고 그리드가 그려진 도면에 표기했다.



레벨측량을 하고 있는 학생


지장물 치수재는 학생들

14회차는 12회차에서 보고 만졌던 식물들을 학교 안 정원에 식재해보는 수업이었다. 목장갑을 끼고 호미를 들어 잡초를 제거한 뒤 땅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배웠던 대로 식물들을 화분채로 요리조리 배치해보며 조화로운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배치가 끝나면 화분의 높이만큼 땅을 파고, 식물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포드에서 꺼내 심은 후 흙을 덮었다. 모든 식재가 끝난 후 바크로 멀칭을 하고, 물을 듬뿍 주는 것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은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심어보니 기분이 좋아져요”, “학교에 올 때마다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매일매일 체크할 거예요”, “직접 식물을 심어 정원을 만들었다는 것이 뿌듯해요”라는 등 자연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정원이 완성됐을 때의 성취감을 밝혔다.


식재 전 조화롭게 화분을 배치해본다.



학생들이 직접 식재를 하고 있다.



15회차에서는 정원의 틀이 되어줄 경계재료를 준비했다. 동선과 식재지를, 정원인 곳과 정원이 아닌 곳을 구분 짓는 경계재였다. 정원디자인시간에 정했던 경계재는 목재였다.

“목재는 자연소재이기 때문에 그대로 땅에 묻으면 금방 썩어요. 그래서 썩지 말라고 우리는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해요”

학생들은 롤러와 붓으로 목재의 표면을 꼼꼼히 발랐다. 사람이 지나는 곳과 식물이 사는 곳을 구분하는 경계재가 있듯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선이 필요하고, 그 영역이 지켜져야 조화로운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음도 집단상담을 통해 배웠다.

이전까지는 포트에서 자란 식물을 살펴보고 식재했다면 16회차에서는 종자에 대해 배웠다. 종이를 접어 씨앗봉투를 만들고 밖으로 나가 학교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씨앗을 채취했다. 정원에 심을 식물들의 씨앗을 모판에 심어보기도 했다. 씨앗봉투에 적힌 식물의 이름과 개화시기, 식재토심, 광발아인지 암발아인지 등 종자에 대한 각종 정보에 대해 배우고 펠렛에 심었다. 싹이 트면 정원에 식재될 예정이다.




오일스테인을 바르는 작업

학생들이 채취한 종자



펠렛에 씨앗을 심는 학생들

17회차는 부지정지실습으로, 우선 대상지의 잔디를 제거했다. 포복경으로 땅 위를 기는 잔디의 특성을 알아보고, 삽을 통해 줄기를 사방으로 끊어 내는 작업 후 잔디를 들어내는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웠다.

식물에게 좋은 영양분을 제공하기 위한 흙 뒤집기 ‘더블 디깅’도 실시했다. 식물에게 이로운 유기물질과 미생물의 농도가 높은 표토와 더 아래에 있는 흙을 섞으며 영양분이 뿌리 전체에 골고루 가도록 하고 동시에 흙을 부드럽게 해 식재가 용이한 상태로 바꾸는 작업이다.

18회차에서는 16회차에서 펠릿에 심었던 것과 달리 다양한 파종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종자의 종류, 파종 시기, 파종할 종자의 수, 토양 면적, 토양 환경에 따라 손파종, 오픈 필드 파종, 흩뿌림, 줄뿌림, 점뿌림, 농종법, 견종법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해 배웠다.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하기 전 땅을 준비하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이론을 배우고 직접 몸으로 식재와 정지작업까지 해보면서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선물한 선물들


삽으로 잔디의 포복경을 끊는 작업


대상지의 잔디를 제거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