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도시숲조례, “조경기술자격 참여 명시, 품질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

도시 특성 반영한 도시숲 조성, 지자체 조례에서도 고민돼야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1-12-29
기후변화, 탄소중립, 팬데믹 등 전 지구적 문제의 원인이 환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8월에 발표된 한국판 뉴딜 2.0에도 그린뉴딜에 탄소중립전략을 반영하는 등 우리나라 역시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린뉴딜 중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 차원에서 도시내 훼손된 녹지를 복원하거나 신규로 조성해 환경을 개선하고, 탄소흡수원으로써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내놨고, 이 안에 생활밀착형 숲, 미세먼지 차단숲, 자녀안심 그린숲 등 ‘도시숲’ 조성사업이 반영돼 있다.

도시숲과 관련해 지난해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올해 6월 10일 시행됐으며, 이에 발맞춰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숲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 제도, 사업 등을 담은 조례를 제·개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숲법와 도시숲 조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조경전문가는 “현실은 도시숲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직적인 정책은 부재하고, 장기비전 없는 단편적인 사업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개정된 지자체 조례의 실태를 보면, 조례의 명칭을 가로수에서 도시숲으로 치환만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숲사업시 전문가 참여에 있어서 “짧은 기간 관련 법제의 변경으로 인해 지자체 행정업무에 혼선이 발생, 도시숲 조성사업에 산림 및 조경기술자 모두 참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산림기술업으로 한정해 발주하고 있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도시녹지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해 용역 완성도가 낮아지고, 조경분야에 재하도하는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봉화군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는 제10조에 도시숲등의 설계·시공 및 감리 업무의 참여자격을 명시하고 있다. 산림기술법에 의거 참여자격에 산림기술자격뿐만 아니라 조경기술자격을 명시함으로써 특정지술자로만 발주되는 문제를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제10조(도시숲등의 설계·시공 및 감리) ① 도시숲등의 설계·시공 및 감리 업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1. 산림경영기술자 기술특급 
2. 산림경영기술자 기술1급 및 산림경영기술자 기술2급 
3. 조경기술사 
4. 조경산업기사 및 조경기사 
② 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자격을 갖춘 사람은 식재 공정에 대해서만 설계·시공 및 감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조항은 타 지자체 도시숲 조례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으로, 지난 5월 31일 개정, 도시숲법 시행일과 같은 6월 10일 시행됐다. 도시숲법 시행에 발맞춰 도시숲 품질에 대해 고민하고 미리 준비한 것이다.

봉화군 산림녹지과 담당자는 “조례개정에 참여한 전임 담당자에 따르면 도시의 특성을 반영해야하는 도시숲 사업을 조경에 특화된 업체가 시행할 경우 높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조례에 사업 참여자격을 명시한 것은 도시숲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였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후 생활권내, 혹은 도심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녹지공간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져가고 있으며, 도시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질 높은 도시녹지를 조성하는 것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시행된 「산림기술법 시행령」에 의해 조경기술인과 녹지조경기술자의 중복인정이 가능해지면서 시공분야에 이어 설계분야도 산림용역에 대한 공정한 참여구도가 비로소 마련된 시점에서 이보다 앞서 조례를 통해 시행해 온 봉화군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특별시 도시숲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안이 발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숲 품질을 높이기 위한 도시숲 조성사업 참여자격뿐만 아니라 도시숲 등의 체계적인 조성·관리 및 이용 활성화의 실질적 대상과 범위, 조사방법, 가로수 외 도시숲의 조성 관리 방안, 벌칙, 시민협력 등에 관한 다양한 내용이 부재한 상황에서 보다 더 나은 도시숲을 위해 지자체 조례차원에서도 고민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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