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과 정원 연계해 지역활성화 해야

국립수목원, 정원 클러스터를 위한 실무자 워크숍 개최
라펜트l김수현 기자l기사입력2021-12-30
정부는 기존의 도시정책 2018년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조경·정원 분야의 참여는 아직 요원한 수준이다.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에서는 도시재생사업에 정원을 접목해 지역 활성화 방안을 찾고자 관련 업무 실무자 워크숍인 ‘국내 정원문화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지역활성화 방안’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 ▲오형은 지역활성화 센터 박사 ▲이승한 광진구청 도시재생과 팀장 ▲유승아 서울특별시 조경협력팀 주무관 ▲김용범 LH 도시계획사업처 차장 등이 나와 실무차원에서 이뤄지는 정원과 도시재생의 결합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다.


정원으로 새로 태어나는 도시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과 지역활성화센터 오형은 박사가 워크숍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도시재생, 지역활성화 등의 재개발 사업은 주로 물리적 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이 사업의 큰 축을 맡고 있어, 시민 정서와 연결된 다양한 활동을 간과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정원과 도시재생의 융합적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센터에서 연구하고 있는 정원정책의 현황을 전했다.

정원연구센터는 도시재생을 정원과 연결시키고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정원을 도시재생 활용을 위한 조성·관리 기술로 연구 개발한다.

또한, 도시재생과 연계된 정원 운영·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고, 정원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고자 다면적 가치 평가도 진행 중이다.

‘제2차 정원진흥계획’에 따르면 도시를 정원을 통해서 녹색 생활공간으로 전환시키고자 정원 산업과 정원문화 확산의 거점으로 공공정원을 확충하고, 민간정원의 발굴과 등록을 추진해 다양한 정원으로의 접근성 향상을 꾀한다.

더불어 도시의 녹색 생태계 확보를 위한 생활밀착형 정원 확충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핵심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울산시와 순천시에 조성된 국가정원 2개소는 각 도시에 적합한 도시재생과 연계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정원을 이용해 생태계보존, 정원문화 확산, 도시재생, 지역 활성화 등을 연계하는 실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울산의 태화강국가정원은 과거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정원도시로 바꾸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아직 배후 도시에 공업도시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부분은 향후 정원이 더해진 도시재생을 진행해 정원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준규 센터장은 “산림청에서는 지역사회와 나아가서는 도시를 정원과 연결된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다양한 측면에서 강구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누구나 정원 활동을 하고 느낄 수 있고 체험 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라며 앞으로의 정원 정책 목표를 전달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오형은 박사는 ‘정원이 있는 도시재생 사례’ 발표에서, 정원이 단지 도시 미관을 가꾸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을 가꾸고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는 작은 목공마을이 있다. 목공소 때문에 분진이 일어나면서 주변의 동네 주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형은 박사는 정원을 통해서 목공소와 지역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노령층 주민들이 꽃과 텃밭을 가꾸는데 착안해 폭이 좁은 골목에 수직 정원을 제안했고, 버려지는 PET병을 화분으로 사용했다. 또한, 지역 노년층이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의자들이 있었지만, 상당히 노후화 된 상태인 것을 포착해 목공소 종사자들은 주민들 의견을 듣고 각 상황에 필요한 의자들을 만들었다. 골목 안쪽에 의자를 배치하면서 정원을 즐기며 이웃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수 있었다.

금산군에서는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연계해 마을 골목 정원을 조성한 사례다. 중부대학교 조경학과 학생은 주민들과 같이 10곳의 공간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의 활동구역이 대전시에서 금산읍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있었고,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또 다른 경제 주체가 되는 계기가 됐다.

강원도 홍성군 장곡면에서는 청년들이 작은 화분들을 할머니들에게 배달해 주는 일을 시작했다. 화분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할머니들과 청년들은 잦은 접촉을 하게 됐고, 화분은 지역 청년과 노년층 사이의 틈을 메우고, 노인 돌봄 활동이 이루어 지는 매개체가 됐다. 이어서 청년들은 동네의 가로 경관과 골목길 경관을 가꾸고,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목 주변 경관을 개선하면서 지역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하게 됐다.

오형은 박사는 “정원을 만드는 일은 도시의 경관을 만드는 일이고 동시에 무엇보다 서로가 돌보고 또 사람이 자연을 돌보고 자연이 사람을 돌볼 수 있게 하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정원이 여러 생명을 품어 생태계를 만드는 것처럼 국내의 정원도 이런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정원이 가지는 소통 기능에 주목했다.


서울시의 정원 활용 정책은?


유승아 서울특별시 조경협력팀 주무관과 이승한 광진구청 도시재생과 팀장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정원·녹지정책에 대해 설명했고, 김용범 LH 도시계획사업처 차장은 LH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 전했다.

유승아 서울특별시 조경협력팀 주무관은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에 속한 네 가지 사업 중 주민참여 녹화활동의 내용과 사업 성과를 소개했다.

‘서울, 꽃으로 피다’에서 주민이 직접 제안하고 실행하는 도시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의 관 주도 아래 진행됐던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웃과 소통하면서 조성부터 사후 관리까지 시민이 주도하는 정원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한다.

5명 이상 구성된 공동체가 사업 공모에 선정된다면 녹화 재료와 보조금을 이제 지원 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종로구의 씨앗봉사단 등 49개 공동체에서 2만 8,000여 명이 참여해 7만 6,000㎡ 크기의 면적을 녹화했고, 이 과정에서 4만 3,000주 정도의 수목과 8만 1,000여 본의 초화류가 심어졌다.

올해에는 사업비 8억 원 규모로 25개 자치구 302개소에서 단체에 소속된 5,323여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그 결과 7만 4,945㎡ 면적에 녹화를 실시했다. 서울의 특성상 녹화 대상지 아파트 조경이 83%를 차지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부지 발굴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나무돌보미’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단체와 주민이 가로수와 띠녹지의 나무를 ‘나의 나무’로 입양해 돌보고 가꾸는 자원봉사단을 조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우수 사례를 발굴해서 각 단체와 개인에게 유공자 표창과 상금을 수여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유승화 주무관은 “녹화 재료와 보조금 지원을 떠나서 노하우나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정원사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주택과 주거 밀집 지역에 노후한 건축물과 빈집들을 정원으로 조성하는 빈집 활용 정원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산림청과 함께 스마트 실내 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사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승산 광진구청 도시재생과 팀장은 광진구 미가로 일대 도시재생 계획과 추진 과정에 대해서 발표했다.

광진구 도시개발에서 소외된 낙후된 지역이 상당수 분포해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낙후 지역 중 하나인 미가로를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했고, 지난해부터 미가로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광진구는 미가로 도시재생을 위해 ▲더 새로운 일거리 ▲더 좋은 먹거리 ▲더 같이 할 거리 등 세 가지 큰 틀에서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가로를 걷고 싶은 미관으로 조성하기 위해서 보행환경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정원과 녹지축이 결합된 자연친화적인 거리로 미가로 상권을 활성화할 방안들이 검토 중이다. 

미가로 지역에 청년들을 유입시킬 수 있도록 청년 스타트업 사업과 그리고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상가 인튜베이팅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 정주 환경을 정착시키고자 2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을 개선해 범죄 예방 등 생활 안전 환경을 구축한다. 동시에 부족한 녹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골목길 곳곳에 녹지 공간들을 많이 조성해 자연친화적인 골목길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주차 환경을 개선하고자 공영주차장 조성 등 주차시설 개선 사업과 함께 주민편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승산 팀장은 “도시의 나무, 거리의 녹지축을 구성할 때에 더 미래지향적이고 도시재생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업 계획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새롭게 태어난 미가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밝혔다.

이 밖에도 김용범 LH 도시재생사업처 차장은 정부가 수립한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추진 배경, 의의, 목적, 사업 추신 상황 등을 설명하며, 차세대 도시재생 사업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LH가 계획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방향성과 앞으로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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