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행복한 조경인, 행복한 국민

김동필 논설위원(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김동필 교수l기사입력2022-01-17

행복한 조경인, 행복한 국민



_김동필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조경이라는 학문에 입문을 할 때 나무를 심고 공원을 만드는 직업이라는, 그리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아주 미래가 밝은 직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입학을 했던 아련한 기억이 벌써 40년이 넘었다. 학교를 입학한 이후에도 군대 가기 전에는 신나게 노는 분위기라 열심히 전공을 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조경의 범위나 영역, 하는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전공 교재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최루탄이 날아다니던 시절에도 철학과 사랑을 이야기 하면서 사랑의 작대기 미팅이나 지인들을 만나면 ‘조경은 무엇을 하는 학문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사람들은 고래(경)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새(조)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등 다양한 의문 섞인 질문을 하곤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질문들이었다.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1972년 대통령 경제수석실에 조경건설담당 비서관 신설을 시작으로, 1972년 한국조경학회, 한국도로공사 조경과, 건설부 공원녹지과가 만들어졌고, 1973년에 서울대, 영남대학교에서 조경학과가 신입생을 입학시켰으며, 1974년 건설업법상 특수공사업, 한국조경공사의 설립, 조경기술자격제도가 도입되었으니 명실공이 50년 역사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물론 1980년 조경사회 설립, 1982년 계간 ‘조경’이 발행되었고, 1992년 제29차 세계조경가대회 한국 개최, 2007년 공무원 조경직제가 신설되었고 2020년부터 국가직공무원이 채용되고 있으며, 2015년 제정된 조경진흥법을 기반으로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22-’26)도 만들어졌다.


신고 조경학(1976년), 조경설계기준(1976년)

학과는 만들어졌지만 내가 배웠던 신고조경학(윤국병), 조경설계기준(3권)은 1976년이 초판인 것을 보면 대부분의 교재들은 스스로 만든 교재를 사용하거나,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더구나 특수공사업 이후 업역으로 조경시설물, 식재업이 만들어진 것은 1980년이었으니 그동안 학생들은 졸업 후 취직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우리세대를 가르쳤던 교수님들은 조경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학문적으로 유사하거나 국내·외 석·박사과정에서 조경을 전공하신 원예, 토목, 건축, 도시계획, 임학 등에서 오신 열정적인 교수님들이셨다. 그분들을 통해 나름은 전공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학문을 시작하였고, 나는 스스로 그것을 2세대 반풍수 조경쟁이라고 표현을 한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학생들에게 조경이라는 학문을 가르치면서도 조경은 어떤 학문이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늘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 반풍수 조경쟁이에게 배운 세대들이 현장에서 학교에서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주류세대가 되었다.


원예학과 조경학연구실 교재, 
계간 조경(1982년)

빗소리가 어떤 물체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번역되어 들리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조경의 가치를 잘 알 수 있도록 학문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을까? 직업적으로는 IT, AI, Meta verse 등이 키워드인 시대에 신산업의 영역들은 잘 이끌어지고 있는가?

1863년 5월 12일 옴스테드와 보우가 자신의 직업을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이라 칭하고 미 위생국에 서류를 제출한 한 이틀 뒤인 5월 14일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았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110년이 지난 1973년도에 학과가 만들어졌고, 160년이 지난 2022년 대한민국의 조경인들은 행복하신가요?

2013년 조경학회가 만든 조경헌장을 보면 ‘조경은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하는 문화적 행위이다. 조경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다.........’이고, ‘정책, 계획, 설계, 시공, 운영관리, 연구, 교육’으로 조경의 영역을 분류하였다.

50주년을 맞이하여 대지의 조경, 공개공지의 중복 등 불합리한 법제도적인 측면과 더불어 응용학문으로서 약 1만3,000개의 업체와 10만 명 이상의 조경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2019년 2.5조(건설 277조의 0.8%)의 매출로 나타나지만 실제 조경시장은 7조원(2018년 커피시장이 6조8,000억, 영화시장은 2조4,000억으로 추정)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도되곤 하는데 직업으로 조경은 이제 안정적인 기초를 다졌을까? 도리어 위기일까?

학문적으로 조경계획 및 설계, 조경시공, 조경수목 및 식재설계, 조경관리, 최근 조경정보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은 잘 분배되고 있는가? 가르칠 교재는 조경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담고 있을 만큼 충분한가? 졸업 후 학생들의 취업은 잘되고 있는지?

뜬금없지만 조경보다 정원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더 친숙해졌고, 선망이 되며, 심지어는 ‘정원은 조경이 아니다’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 나오는 시점에서 우리는 반성할 것은 없는가? 대중과 동떨어진 것은 아닐까?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조경의 가치는 무엇일까? 조경은 사회로부터 어떤 시선을 받고 있으며, 사회를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학문일까? 조경인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법제도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조경’은 이미 진부한 용어가 되어가고 있으며 조경은 더 이상 매력적인 Keyword가 아니”며, “교수가 달라져야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설계·시공·감리·관리의 복합설계획을 통한 조경 정체성 확보”, “조경기본법의 제정”, “디테일이 강한 설계, 리더그룹의 희생정신, 시민이 참여하는 조경” 등을 이야기했던 어느 조경인들의 말을 남겨본다.
글·사진 _ 김동필 교수  ·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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