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곳곳에 정원이 피어나는 전주, ‘2022 꽃심, 전주정원산업박람회’의 작가정원들

중부대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 종강세미나 전주로 다녀와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06-13


도심 곳곳에 피어나는 정원이 피어나는 도시 전주에서 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2022 꽃심, 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 열렸다. 

‘지구를 살리는 정원, 정원이 혁신하는 지역’을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에서는 정원이 도시의 경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정원산업전을 비롯해 전문가와 시민이 조성한 특별한 정원은 물론, 정원산업의 도약을 이끌 다양한 공간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서신동 서신길공원, 서일공원 일대에는 전문작가정원 4개소, 시민작가정원 3개소, 마을정원 1개소가 조성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원을 누릴 수 있도록 변화됐다. 어떠한 정원들이 조성됐을까?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는 종강세미나를 정원도시 전주로 6월 11일, 12일 양일간 다녀왔다. 정원문화산업학과는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지만 학과 특성에 맞게 오프라인 실습 및 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종강세미나는 답사프로그램으로 계획됐으며, 최현규 천만그루정원도시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수목원과 전주지역의 민간정원들, 그리고 ‘2022 꽃심, 전주정원산업박람회’의 일환으로 조성된 정원들을 답사했다. 특히 전문작가정원을 조성한 윤호준 조경하다 열음 소장과 시민작가정원을 조성한 소선덕 씨가 재학생으로 있어 정원에 대한 꼼꼼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전문작가정원 쉬소(淬:蘇) 윤호준
도움 준 사람 김윤, 이병우, 장하니, 이기욱, 정은선, 최유경, 안기수, 김명윤
협찬 공간시공A1, 들풀, 바른원예, 채움, 와이엠일렉트로닉스







‘2022 꽃심, 전주정원산업박람회’ 전문작가정원 쉬소(淬:蘇)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호준 전문작가

전주는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한옥마을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한국적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도시다. 전주 곳곳에는 과거와 현재가 같은 시간 속에서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적절한 균형감이 풍요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을 담은 한옥의 이미지를 표상하는 속성은 ‘기와’란 소재에서 찾을 수 있다.

정원의 주된 소재인 기와는 지붕을 덮는 장식적 요소이자 단열과 우수기능을 한다. 흙을 재료로 한 기와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도록 만들어졌다. 날씨 변화에 따라 기와 전체가 동시에 젖었다가 마르고, 얼었다가 녹는다. 그 자체로 숨을 쉬며 한옥에 생기를 더해주는 기와에는 자연의 원리가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고랑이 되도록 젖혀 놓은 ‘암기와’는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러한 자연의 원리가 담긴 기와는 정원을 통해 현대인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하고 회복할 기회를 주는 매개체가 된다. 공원이지만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는 동선에 위치한 정원 ‘쉬소’는 현대인들에게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단차가 있는 부지에 담처럼 쌓인 기와는 ‘전주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공간을 위요해 쉬어갈 수 있게 한다. 정원 이름인 ‘쉬소’는 ‘쉬세요’라는 의미의 전라도 말이다.


전문작가정원 BLACK HOLE: 꽃속으로 빠져들다 이주은
공동참여작가 홍진아






정원을 감싸는 두 개의 원형 검은 벽은 그래스 가든에 식재된 식물의 배경이 되어 잎의 형태, 꽃의 컬러 등 식물 자체를 더욱 눈에 띄게 해준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정원 주변으로 심겨진 왕벚나무 그늘 아래 우드벤치에 앉아 빛나고 있는 식물들에 시선을 맞추고, 집중하고, 관람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빛을 받아 반짝이는 꽃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된다.


전문작가정원 문화의 숲 정은주
공동참여작가 정성훈, 최명철






숲은 현재와 과거가 주는 생명의 힘이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과거의 시간을 가진 수목의 양분은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게 하며, 살아있는 수목은 자연에서 푸르른 생명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건강한 숲을 이루듯 문화 또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조화로울 때 강한 힘을 가진다.

정원 내부에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다. 정원의 작은 숲을 지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열린 공간으로 향하면, 한옥을 연상시키는 목재 기둥과 푸른 빛이 투영되는 현대적인 오브제가 자연과 함께 호화롭게 서 있다.

전통과 현재의 시간이, 적절히 어우러져 강한 문화의 힘을 가진 전주시는 이러한 모습을 닮아있다. 깊은 역사와 문화를 양분으로 현재 전통문화의 중심이 되는 전주처럼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적절히 어우러지는 정원을 제시한다. 



전문작가정원 공공화단 다시쓰기 이창민








일상에서 자주 보는 동네 공원 화단은 조경석 쌓기 위에 놓인 홍자색의 철쭉일 것이다. 사계절 아름답고 풍성한 초록색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봄에는 화려하고 쨍쨍한 꽃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공원 화단의 풍경은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의 변화무쌍한 기우와 조경 문화, 가성비, 최소한의 유지관리 등의 종합적으로 반영된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성비라는 장점 이면에 무궁무진한 조경·정원 문화를 다소 협소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부분이 아쉬운 점이다. ‘공공화단 다시쓰기’는 흔히 접하는 철쭉으로 구성된 공원 화단에 대해 고찰해 보고 좀 더 다채롭고 새롭게 개선된 화단의 모습을 목표로 했다.

대상지 내 지역주민들에 의해 놓인 조경석 화단에 착안해 ‘공원화단 개선’에 의의를 두었으며,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정원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식물조합으로 풍성한 녹음과 다채로운 정원을 조성했다.

대상지는 서일공원 내 울창한 숲 밑 반음지에 자리하고 있다. 공원나무들은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두고, 다양한 하부식물로 변화감을 표현했다. 현황의 조경석쌓기는 유지하되, 정원이 조성되는 부분에 한해서는 보다 가지런히 재배치하고 정돈된 화단의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완만한 지형에 맞추어 산책로이자 의자인 목재시설물을 설치해 편안한 휴식과 정원감상이 가능토록 했다.


시민작가정원 꽃담길 소선덕, 정은정





‘2022 꽃심, 전주정원산업박람회’ 시민작가정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소선덕 시민작가

정원이 조성된 서신길공원은 전주의 제1호 근린공원으로 인구밀집지역에 공원 이용자가 많은 생활 속 공원이다. 코로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편안함과 따뜻한 휴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극적인 색감보다 연한 파스텔톤과 작은 꽃을 피우는 식물 위주로 식재를 계획했다. 꽃을 담은 마실길에서 정원은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이 될 수 있다.


시민작가정원 우리에서 우리로 유민, 남윤서, 이수경






공원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간의 크고 작은 마찰로 인해 우리의 공원은 아파가고 있다. 지금의 서신동이 있기 전 이 공간은 석산과 바가지샘이 있었다. 물을 길으러 올라가는 석산과 샘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어, 가뭄이 일던 사람들의 마음에 한 줄기 꽃을 피우고, 각자의 우리를 깨고 밖으로 나와 서로를 이해하는 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정원이다.


시민작가정원 모두의 순간들 우희경, 권소은






‘서쪽에 새롭게 생긴 마을’ 서신동은 전주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동네로, 전주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정원조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동네 한가운데 있는 서신길공원에 다채로운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정원을 구상해 행복한 순간과 지치고 힘겨운 순간, 주민들의 모든 순간들을 정원과 함께하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정원이다.


마을정원 함께 토닥정원 정성옥, 현대아파트 주민, 서신동 마을정원사


삭막한 아파트 빌딩숲 사이로 작은 오솔길을 만들어 주민들이 서로 만나고, 서로 인사하며, 서로 다독여주어 흙과 식물과 함께 치유해가는 마을공동체정원이다.

한편, 박람회의 핵심 장소인 전주월드컵광장에서는 ▲정원 소재 관련 80여 개 전문업체의 ‘정원산업 전시’ ▲청량한 에메랄드그린으로 조성된 ‘숲속의 정원’ ▲전주를 상징하는 자생식물로 조성된 ‘전주꽃밭’ ▲다양한 채소로 조성된 ‘텃밭정원’ ▲아파트 베란다 등 실내외 공간에 활용 가능한 홈가드닝 ▲초록정원사가 조성하는 한 평 크기의 정원인 ‘한 뼘 정원’이 전시됐다.

또한 ▲정원 전문가들이 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원토크쇼’ ▲집에서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텃밭 채소 및 허브를 활용한 요리를 시연하는 ‘요리사의 정원’ ▲감성을 자극하는 감동이 있는 정원 관련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 속 정원’ 등의 문화 프로그램도 선을 보였다.

이외에도 ▲정원을 만들고 싶어 하는 시민을 위해 가드닝 교육을 하고 시연하는 ‘정원조성 시연’ ▲다양한 재활용 용기에 식물을 심는 ‘초록한잔 심기’ ▲탄소중립과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교육 후 공기정화 식물을 심는 ‘탄소중립 교육 ‧ 체험’ 등 시민이 직접 정원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실시했으며, ▲풀, 꽃, 나무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정원을 보며 자연이 주는 기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정원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정원도시로서의 변화를 보였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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