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의 자연예찬] 숲이 주는 지혜와 놀이

글_정정수 오피니언리더(JJPLAN 대표)
라펜트l정정수 대표l기사입력2022-06-29
정정수의 자연예찬
숲이 주는 지혜와 놀이



_정정수 JJPLAN 대표,
ANC 예술컨텐츠연구원 원장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매년 입시철이 끝나갈 때면 명문대 수석 입학생에게 공부하는 비법을 물어보는 인터뷰 영상을 접하게 된다.

이때 돌아오는 답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재수없게 들릴 수도 있는 말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이다. 이런 말을 하는 당사자는 자신이 평소에 쉽다고 느끼는 일을 사실대로 말하였을 뿐인데도 듣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학생들중에는 공부가 아닌 노는 것이 가장 쉬운 학생, 또는 게임이 가장 쉬운 학생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누군가는 공부가 가장 쉬웠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오해보다는 이해를 한다면 그 이해 속에서 무언가를 쉽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TV ‘달인’의 주인공은 아마도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자연에서 노는 놀이가 가장 쉬웠을 것이다.

우리가 꾸려가야 하는 사회의 구성은 필히 다양할 때 건강한 사회가 된다. 마치 한정식 밥상위에 작은 간장종지 부터 큰 국그릇 까지 용도에 맞게 크기가 다양하지만 쓰임은 각각 다른 것처럼 힘들고 궂은일을 하는 사람부터 그 궂은일을 지시하는 시람까지 다양해야만 한다.

상차림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간장종지인데 요즘은 작은 그릇을 찾기가 힘들다. 작은 그릇까지 모두가 국그릇이 되라고 강요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그에 걸맞는 쓰임이 있다. 간장종지가 국그릇 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집안에서 빈둥거려서야 되겠는가?


아이의 날개를 다듬어 놓고 하늘 높이 날으라 한다. 부모는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려고 노력한다. 그 방법의 대부분은 자녀들 스스로 깨우칠 기회를 박탈하고 어른의 생각을 주입함으로써 참담한 결과로 귀결된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내가 그 사회에 ‘쓰임’이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요즘은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습과정보다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보다 더 열심히 한다. 그 결과로 국위선양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키워주는 젊은이들이 수도 없이 많은 나라가 됐다. 또 이들은 국가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까지 한다.

다양성 있는 사회를 형성하는 데는 숲의 역할이 크다. 숲은 학교에서 준비한 어떠한 커리큘럼 보다 비교할 수 없는 다양성을 갖고 있다. 자연이라는 숲에서 즐기는 놀이를 통해 몸으로 느낀 것을 응용한다면 개인각각에 대한 맞춤형 깨달음을 숲으로 부터 제공받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또는 숲을 가까이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가장 쉬운 일이 된다. 이처럼 나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을 때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학생의 말에 이해와 공감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에 비춰보아도 기성세대는 몇 번이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생각해 봐야한다. 자녀들에게 학교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는 아닌지? 식구들이 함께 모여 있는 집에서조차 자신은 책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또는 드라마만 시청하면서 TV앞에 앉아있는 자녀에게는 들어가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못난 부모는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자작나무에 붙인 듯이 지어진 어린이 놀이집. 살아있는 자작나무에는 피해를 주지 않았으며 작은 놀이집 안에서는 지붕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느끼게 지었다. 분당ㅇㅇ어린이집, 2012년 작업.

획일화된 교육은 성실함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특화된 몇몇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맞춤형 교육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는 아직도 그렇게 습득된 지식을 측정해서 그 결과로 서열을 정하고 경쟁하게 한다.

아인슈타인은 “남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훌륭해지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라고 했다.


자연에서 얻는 감각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서 학습하며 심신은 물론 감각을 키워나간다. 이렇게 쌓여가는 학습은 몸이 기억하게 되고 그것은 곧 습관이 된다. 현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인위적 놀이기구의 대부분은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창의성과 모험심을 키우기에는 한계점이기에 숲에서 자연과 접하는 놀이가 필요하다고 본다.

숲길에서 주울 수 있는 나무토막 하나에도 제각기 모습이 다양해서 같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나뭇가지 몇 개로도 훌륭한 장난감이 된다. 이에 비해 경제적 논리로 판에 박은 듯이, 아니 판에 박아서 찍어낸 장난감들로는 학습적 다양성을 제공받기에는 역부족이다.


놀이터는 안전한 것보다는 25%정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야 교육적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놀이를 통해 생기는 상처의 경험은 더 큰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과 감각을 갖추게 된다. ㅇㅇ식물원, 2021년 작업.

자연과 가까이 하는 생활은 경험의 다양성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거의 무한대로 제공된다. 숲에서의 놀이는 오감(五感)은 물론 거기에 하나를 더한 육감(六感)을 포함한 감각을 키우게 하여 건강한 심신을 발달시킨다.

숲이라는 자연은 빌딩숲 도심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자연이자 최고의 스승이다.

“자연만한 스승은 없다.”
글·사진 _ 정정수 대표  ·  JJ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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