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경관, 우리나라 경관의 중요한 자원”

IFLA 세계조경가대회 사전 강연 - 정근식 서울대 교수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09-11

‘제58차 IFLA 세계조경가대회’서 사전 강연 중인 정근식 서울대학교 교수

“냉전 시대 만들어진 경관을 보존하고 해체하는 과정은 우리나라의 경관에 대한 이해와 접근, 그리고 미래의 계획에 있어 중요한 자원이다”

지난 8월 31일 ‘제58차 IFLA 세계조경가대회’ 개막식 사전 강연으로 정근식 서울대 교수의 ‘전환기 정의와 냉전 경관의 변화’ 강연이 있었다.

경관은 정치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냉전 경관이 휴전선 경계에서 땅, 바다, 강 곳곳에 상징으로서 남아있다.

정 교수는 전환기 냉전 경관의 인식 변화를 "휴전, 베트남전 이후, 남북대화"의 3단계로 정리했다.

냉전 경관의 시작점은 한국전쟁의 폐허이다. 버려진 공간들과 건물들은 냉전 경관의 중요한 한 축이다. 1968년 강철 울타리와 철조망이 경계를 따라 놓이고, 1970년대 연평도에 용치가 설치됐다. 용치란 적 고무보트의 상륙이나 진격을 막고자 철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변에 설치한 것으로, 용의 이빨처럼 생겨 용치라고 불린다.

이에 더해 1960년대와 1970년대 재건촌과 통일촌의 건설, 베트남전 이후 땅굴 발견에 따른 국가 보안 강화까지, 냉전 경관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하의 보이지 않는 것, 심리적인 측면까지도 포함한다. 즉, 냉전 경관은 통합적인 개념이다. 

한편 최근에는 냉전경관 관광이 늘어나며 상징적 경관으로 바뀌고 있고, 냉전 경관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평화관광의 확대이며, 북한과 소통이 계속되면서 유해 발굴이 시작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오늘날 냉전경관은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최근 개관한 DMZ 박물관은 냉전 경관의 변화라는 의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예술에서 DMZ에 관심을 보이며 보안과 제한이라는 개념이 미적으로 재현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더해 국제적 상징성을 지닌 판문점과 2018년 문화재로 등록된 GP 포스트 등이 바뀌는 시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처럼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앞으로 냉전 경관의 인식 변화를 계속 살펴보면서 이 공간이 우리 국토의 전체적인 경관에 미칠 영향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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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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