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정겨운 도시, 잘츠부르크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10-28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04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35

정겨운 도시, 잘츠부르크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이 도시는 그동안 몇 차례 답사길에 잠시 잠시 스쳤을 뿐, 특별한 인연이 없는데 정감이 많이 가네요.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주변 지역을 다녀온 게 원인이라 여겨집니다.

한편 도시 규모가 방대하지 않고 강이 흐르는 등, 필자가 살고 있는 진주와 유사한 환경이라 더욱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곳은 음악의 도시지만 곳곳이 갖가지 미술 장식품으로 치장된 예술의 도시랍니다.

도시가 크지 않아 마음 편하게 이곳저곳을 살필 수 있습니다.

기차역과 미라벨정원이 위치한 시가지와 성이 있는 강 건너 구시가지를 하루에도 몇 번을 오가지요.

아담하고 매력적인 광장에서 멍 때리며 쉬어봅니다.

요소요소에 배치된 환경조각들도 눈길을 끄네요.

유럽의 여러도시에서 보았던 생활 폐기물을 이용한 조형물도 반갑네요.

오늘도 도레미송을 콧노래하며 종횡무진 헤집고 다닙니다.

도시의 속살을 보고 느낄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도보이겠지요.















발길 닿는대로 걷는 것은 나의 가장 편안한 답사행태이지요.

오늘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떠나는 자유로운 행보랍니다.

배고품을 달래고 연명을 위한 맹수들의 사냥과는 격이 다소 다르지요.

그래서 저의 경관 사냥현장은 언제나 여유와 쉼이 있고 낭만이 따른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녹아있는 고풍스런 유럽의 도시들은 어딜 가나 눈길을 끌게 마련입니다.

















한때는 지도를 휴대하고 거리와 뒷골목까지 체크하며 다닌 기억도 있지만, 지금은 감각적으로 걷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러다보면 거리나 공간이 반복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구시가지의 매력적인 간판거리도 여러 번 오갔지요.

그래도 재미있어 또 발길이 향합니다.

골목에 차량이 없으니 더욱 많은 시간을 머물게 되지요. 

























잘츠부르크 시내중심의 슈타츠 다리를 지나 동서로 뻗은 매력적인 간판거리랍니다. 

게트라이데 거리의 내력에 흠뻑 젖어봅니다.

철제 세공품 간판들이 아주 다양하고 이색적이지요. 

성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쇼핑거리이지요.

좁고 긴 거리에는 보석과 꽃, 카페와 레스토랑을 비롯하여 다양한 세련된 가게들로 가득합니다.

이번 답사 기간에도 수차례 이곳을 찾았는데 항상 활기가 넘친 모습이었답니다.

보행자 전용에 모차르트 생가와 15C 건립된 구시청, 대성당과 성으로 통하는 통로라 더욱 복잡하고 붐비지요.

명품거리는 여러 번을 반복하여 오가도 전혀 싫증이 나지 않네요.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의 여러 행태와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잘츠부르크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Salzach강이 있어 더욱 여유있고 풍요롭게 느껴집니다.

이 도시에서 태어나 홮동한 유명한 화가 이름을 딴 아카르트 다리와 아카르트 광장이 있습니다.

보행자 전용의 아카르트 다리 난간은 온통 사랑의 자물쇠로 가득하네요.

평범한 형태의 다리였는데 자물쇠 때문에 젊은 남녀가 즐겨 찾는 명소로 변했답니다.







일생동안 녹색교통을 강조하며 실천해 온 필자는 자전거에 대한 애착이 무척 많습니다.

잘자흐 강변에 설치된 자전거 조형물이 너무 인상적이네요.

강변을 따라 자전거 길이 잘 확보되어 있지만, 네덜란드나 덴마크처럼 활성화되지 않은 듯합니다.

이곳도 자전거와 버스 정도면 큰 불편없이 소통될 수 있는 규모로 보이네요.

교통량이 많지도 않고 주차문제가 없어보이네요.

수없이 몰려드는 관광객들도 대부분 도보로 이동하며 여유롭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강변을 산책하다 가까운 시가지로 들락거리며 살핍니다.

매력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네요.

걷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답사가 중요하지요.





















강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풍광을 살핍니다.

뚝방길의 플라타너스가 탐나네요.

수십 층에 달하는 고층아파트로 가득한 우리도시와는 풍광이 전혀 다릅니다.

도시의 이미지와 풍광이 도시마다 다르지요 

우리나라 도시는 대부분 홍콩이나 싱가포르, 두바이, 맨하탄과 비슷한 이미지로 분류되겠지요.





















이곳 시민들의 가구당 승용차 보유량이 궁금합니다. 

우리보다 소득수준도 높고 여가 시간이 많을텐데...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산업구조? 아니면 가치관이나 생활습성인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70년대 대학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머지 않아 마이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지요.

그런데 불가 40여년 동안에 도시는 물론, 전국이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을 순탄한 발전으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심각하게 우려되는 이상적 현상으로 보고 싶지요.

이에 대한 앞으로의 해법이 있을지?

우려와 걱정을 종종 하게 된답니다.

기우로 끝나길 간절하게 빌어봅니다.



































강변 산책로와 성으로 연결된 능선에서의 탁 트인 분위기와 전혀 다른 좁고 긴 터널같은 간판거리가 매우 대조적이지요.

서로 다른 공간 체험을 할 수 있어 더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나 봅니다.

공간의 통일성도 중요하지만 변화감도 소중하지요.

도시 공간의 디자인 과정에는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섬세함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국땅에서 마음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산책을 즐겼습니다.

인생에 이런 날이 더 많이 생기길 간절하게 기원해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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