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공공디자인 어디까지 가봤니?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워크숍 리뷰
라펜트l김상아 연구원l기사입력2022-11-10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_무한상상 OO디자인,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워크숍 리뷰]

공공디자인 어디까지 가봤니?


글_김상아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연구원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 홈페이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선 공공디자인

축제의 계절 가을.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 우리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그중 공공디자인을 대표하는 축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가 10월 5일부터 30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주최로 열렸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는 26일의 행사 기간 동안 ‘무한상상ㅇㅇ디자인’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시민들에게 공공디자인의 다양성을 알리고,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문화역 서울284를 중심으로, 성수동을 비롯한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에서는 공공디자인을 소개하고, ‘길몸삶터: 일상에서 누리는 널리 이로운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기도 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단순한 볼거리 외에 교육, 토론회, 학술 행사 등 공공디자인의 기초와 연구를 위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공디자인’으로 한자리에 모인 오늘과 내일의 전문가
 
행사 기간 중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6-27일 이틀간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가 기획한 세 가지 주제의 워크숍이 열렸다.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는 공공디자인의 발전과 기초 확립을 위해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공공디자인 전공을 개설한 홍익대학교는 2019년에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를 개소했다.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는 공공디자인 연구를 기반으로 행정, 실무, 기획 등 공공디자인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학계 대표 공공디자인 연구소이다. 이번 페스티벌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열린 세 가지 주제는 공공디자인의 국제적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IPDF국제 공공디자인 포럼’의 특별판 ‘IPDF 코리아 에디션’과 공공디자인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주제 및 아젠다를 공유하는 ‘공공디자인 워크숍’, 공공디자인과 경관디자인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견해를 나누고 경관과 공공의 연계 방안을 논의하는 ‘2022년 경관디자인+공공디자인 집담회’로 나뉘어 열렸다. 각 프로그램마다 형식은 달랐지만 공공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고 또 이끌어 나갈 공공디자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의견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활발히 논의한 점에서 매우 큰 가치가 있었다.


IPDF 코리아 에디션_공공을 치유하고 변화시킨 도시 실험 이야기


IPDF국제공공디자인포럼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IPDF 코리아 에디션은 올해 11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제2회 IPDF국제공공디자인포럼’의 한국 특별판이다. 공공을 치유하고 변화시킨 도시 실험과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시민으로 부터 찾은 문제 해결의 답, 질문을 던지는 공공디자인’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젤리장은 공공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한 소통도구를 만드는 ‘공공 캠페이너’이다. 젤리장은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주민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을 통해 해결한다. 그의 프로젝트들은 크고 거창한 정비 사업도 정책 결정도 아니다. 투명한 필름지와 마커, 작은 표지판, 손수 제작한 임시 주차 안내판 등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모아 만든 작은 시도들을 통해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갈등과 고민들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킨다. 일상의 작은 실천을 통한 변화들. 젤리장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방식을 통해 조금씩 변화가 실현된다”고 말했다.

‘3.7평이 가져다 준 작은 변화의 움직임 그리고 그 의미.’


Park(ing) Day Korea2022 ⓒ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차량 중심 도시가 가져온 인간소외, 안전성 결여 등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자 하는 국제적 행사 ‘Park(ing) Day’가 드디어 한국에 좌표를 찍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홍익대 공공디자인 연구센터의 홍태의 책임연구원은 ‘함께의 가치 다양한 공공디자인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남과 마포에서 이틀간 진행한 ‘Park(ind) Day’를 소개했다. 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에 사람이 머무를 공간을 형성하여 쉬어가도록 하는 무단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공공공간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고 실행을 위한 거버넌스 형성 과정이 필요했다. 이 과정 모두가 도시를 위한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고, 그 의미는 3.7평가량의 주차 공간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포스트 휴먼시대에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의 정의는 우리의 행동입니다.’

일련의 도시 실험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시도와 가치를 전달하고 실현 가능성을 경험하게 한다. 홍익대학교 이현성 교수는 공공디자인(Public Design)과 행동주의(Activism)가 결합할 때  ‘무관심한 구성원들의 의식에 영향을 주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디자인 실천과 활동이 실현된다.’고 말했다. 이를 ‘공공디자인 실험실’로 명명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의 공공디자인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하기 위한 행동 기반의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IPDF 코리아 에디션을 통해 만난 세 전문가는 앞으로 공공디자인이 우리 사회에 일으킬 변화의 시작은 ‘작지만 의미 있는 실험적 행동주의’에 있음을 공유했다.


2022 공공디자인 워크숍-청년이 꿈꾸는 공공디자인 도시


2022 공공디자인 워크숍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공공디자인을 연구하는 청년들. 그들이 꿈꾸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27일 오전 문화역 서울284 RTO. 미래 공공디자인을 이끌어 갈 신진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공디자인을 통해 그린 도시의 모습을 공유했다. 젊은 연구자들답게 공공디자인을 중심으로 각자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자유롭고 대담한 연구 내용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인 환경과 재난, 초세대 놀이터, 오감 활용 디자인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주제들을 폭넓게 다룬 부분이 눈에 띄었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공공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사람이 머무르기 위한 9㎡ 공간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확장을 위한 3.3.3 가이드라인, 도시 회복을 위한 친수 공공디자인,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초세대 놀이터, 지속가능한 반려동물 배려 공공디자인, 새로운 방식의 어포던스를 활용한 스쿨존 디자인 등 주제는 서로 달랐지만 그 속에는 공통적으로 사람을 중심에 둔 안전과 배려, 편의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공공디자인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젊은 연구자들이 그린 이번 연구는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구체화하여 실생활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2022년 경관디자인+공공디자인 집담회
_경관이 공공에게 공공이 경관에게...

공공디자인과 경관디자인.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이 둘이 2021년에 이어 2022년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에서 만나 집담회를 펼쳤다. 여러 사람이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하는 ‘집담회’ 취지를 살려 경관, 공공디자인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강연과 발제, 토론을 펼쳤다. (사)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 회장이자 중앙대학교의 이석현 교수의 개회사와 요코하마대학의 쿠니요시 나오유키 교수의 축사로 시작한 행사 현장은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찼다. 뜨거운 열기 속에 (사)한국경관학회 회장인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가 ‘경관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의 공유 가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주신하 교수는 경관과 공공디자인의 의미와 목적, 범위와 유형을 비교하며 두 분야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펼칠 발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022년 경관디자인+공공디자인 집담회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경관과 공공디자인 공통분모의 활용과 시너지의 가능성

첫 번째 발제 주제는 ‘경관과 공공디자인의 계획’에 관한 내용이었다. ㈜율의 이은정 소장은 ‘경관계획 최신동향 및 이슈’라는 제목으로 경관 계획의 최신동향과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환경과 협력의 관점에서의 경관 계획을 소개했다. 그린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고 시민참여와 협력을 유도하여 생활밀착형 경관 복지를 이루고자 하는 최근 경관 계획의 양상과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의 심윤서 연구원은 ‘공공디자인 진흥계획을 활용하는 4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공공디자인 계획에 관해 발표했다. 심윤서 연구원은 다양성과 확장성을 내포한 ‘공공디자인 진흥에 관한 법률’을 중심으로 조사 및 분석, 과제 발굴, 행정 거버넌스, 운영계획 4가지 단계에서 공공디자인 계획이 지향하고자 하는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커먼즈를 활용한 조사·분석과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 실험적 접근, 다양한 부서 간 상생과 협력을 고려한 거버넌스 운영 등 공공디자인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유연한 접근 방식들이 많은 청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두 번째 주제는 ‘경관과 공공디자인 사업’에 관한 내용이었다. 경관디자인 사업에 관한 주제 발제는 (유)두다의 신은주 대표가 맡았다. 신은주 대표는 다양한 경관디자인 사업을 수행하면서 직접 느낀 생생한 경험담들과 함께 그 안에서 발견한 개선점과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다양성과 지역 환경을 고려한 색채 활용,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경관디자인 사업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이어 에스이디자인 그룹의 표승화 소장은 ‘공공디자인 실험실’이라는 주제로 공공디자인과 액티비즘이 결합한 강남구의 공공디자인 사업 사례를 소개했다. ‘사회 변화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공디자인 사업 방식이 도시에 가져다준 다양한 변화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발제였다. 기존 공공디자인 사업의 진행 방식을 탈피해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 실천적인 활동의 공공디자인 사업 방식. 과정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도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작용하는 공공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세 번째로 ‘경관과 공공디자인 관리’에 관한 주제의 발제가 이어졌다. 인천광역시의 정두용 팀장은 행정가로서 인천광역시의 ‘경관위원회 및 공공디자인위원회 관리운영시스템’에 관한 체계와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경관위원회와 공공디자인 위원회의 구성과 심의절차, 결과와 완결에 이르기까지 다소 복잡할 수 있는 행정 관리 과정을 명료하고 쉽게 소개했다. 뒤이어 충남연구원 공공디자인센터 오병찬 센터장은 ‘경관·공공디자인 관리를 위한 공공사업 지원체계’를 주제로 충남공공디자인센터가 공공디자인 관리주체로서 공공디자인 및 경관에 관한 연구, 자문, 지원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했다. 공공디자인과 공공건축에 관한 통합지원 활동과 정책연구 및 공공사업 디자인 컨설팅, 공공건축 사전검토, 디자인행정 역량강화를 등 충청남도의 경관과 건축, 공공디자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충남 공공디자인센터의 역할과 컨설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발제였다.

집담회 마지막 순서로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정해준 계명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중앙대학교 배웅규 교수, 홍익대학교 이현성 교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류영미 본부장, 건축공간연구원(AURI) 심경미 센터장이 ‘경관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의 공생’이라는 주제로 각자의 견해와 경관·공공디자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각 분야 주요 기관 및 연구단체에 속한 전문가의 입장에서 현재까지 경관과 공공디자인이 걸어 온 행보와 앞으로 이 두 분야가 공생하며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한 협력 가능성에 대해 토론하고 뜻을 모았다.


2022년 경관디자인+공공디자인 집담회 중 토론회. 왼쪽부터 건축공간연구원(AURI) 심경미 센터장, 중앙대학교 배웅규 교수, 정해준 계명대학교 교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류영미 본부장, 홍익대학교 이현성 교수 ⓒ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바로 그 공공디자인이 있었다

2005년 1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디자인 문화포럼’으로부터 시작된 ‘공공디자인’의 역사. 17년이라는 시간을 관통해 온 ‘공공디자인’에게 올해 열린 ‘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는 또 다른 하나의 역사를 남겼다. 모두가 누리고 체감하는 디자인,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 그렇게 꾸준히 발전해 온 공공디자인은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내년도 ‘제2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에 앞서 공공디자인에 대한 세간의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번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의 세 가지 주제 워크숍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축제(Festival)’라는 장을 빌려 ‘공공디자인’에 대해 마음껏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자유롭고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통시적으로 공공디자인이 걸어온 시간을 되짚어보고, 신진 연구자들의 기백 넘치는 목소리를 통해 추후 공공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이미 우리 삶속 깊숙이 스며든 공공디자인은 이제 공공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오늘도 공공디자인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공공의 가치를 디자인을 통해 실현해가고 있다. 이번 축제의 워크숍을 통해 무한히 상상해 본 공공디자인의 모습은 이제껏 우리 생각에 머물러 있던 ‘공공에 담긴 작은 디자인’이 아니었다. 그날에 모인 우리의 상상 속에는 그보다 훨씬 크고 무한한 ‘공공을 담을 디자인, 바로 그 공공디자인’이 있었다.

_ 김상아 연구원  ·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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