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 대학원, 우리나라 최초의 ‘정원학 박사’ 배출한다

[인터뷰] 박은영·김복영 중부대 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 교수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11-18

박은영·김복영 중부대 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 교수

우리나라 최초의 ‘정원학 박사’가 배출된다.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2021~2025)’ 수립을 통해 정원관광, 여가 활성화 등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활환경의 녹색전환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정원을 활용하고 있다. 

정원분야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조경가든대학이나 시민정원사 교육이 성행이고 지난 몇 년간 많은 교육생들이 배출됐으나 정작 시민들을 교육시키는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고급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박은영 교수(학과장)은 “정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 때, 이것이 문화가 되고 산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2020년 원격대학원에 정원문화산업학과가 신설됐고, 일반대학원에 박사과정까지 신설되면서 명실상부한 정원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거듭났다”며 “정원학 박사과정을 통해 배출된 전문인력들은 향후 정원을 미래 산업으로 견인하기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부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신설된 ‘정원학과’는 정원을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추진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한 맞춤형 정원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며, 정원 교육분야에 대해 연령대별·분야별 정원 전문가의 체계적 양성과 정원 전문인력 활동기반 구축 및 산업화 연계지원을 통해 정원분야 미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목표는 ▲정원 관련분야를 리드하는 기술자 및 전문가를 양성하고 ▲정원분야의 활성화로 일자리를 창출하며 ▲평생교육을 희망하는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있다.

‘정원학과’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정원의 조성 및 유지관리가 문화로 성장하고, 정원 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 및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정원 전문인력으로서의 학문적·실무적인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인프라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교과목으로는 식물생리학 특론, 정원경영론, 정원산업론, 치유정원 특론, 정원과 의식주, 정원과 여가, 가든인테리어, 정원과 인간심리, 정원미학, 정원관리 특론, 정원시공특론, 가드닝 설비 및 장비의 활용, 커뮤니티 가든, 정원사특론, 스마트가든, nD 정원정보모델링 특론, 정원재료학 특론, 정원문화콘텐츠 특론 등 정원의 조성, 경영, 활용,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활용까지 보다 높은 차원의 교육이 제공된다.

석사과정인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에서는 이미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교과목이 실시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중 ‘메타버스 VR/AR 가든’ 과목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 가상의 디지털 세계에 대한 이론 및 기술 동향에 대해 배우고, 메타버스 플랫폼과 게임엔진(유니티)를 활용해 가상공간에 정원을 조성, 공유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3D프린팅 가든퍼니처’는 정원 시설물 및 조형물의 디자인을 위한 3D 스캐닝과 프린팅 기술에 대해 학습하며, 실습을 통해 이를 구현한다. ‘가든 정보모델링’은 스마트 건설기술의 토대를 이루는 BIM의 개념 및 이론에 대해 학습하고, 이를 정원에 적용해 가든 정보모델을 구축 방법을 실습한다. ‘스마트가든’ 과목은 스마트 산업 기술과 관련된 스마트가든, 스마트팜, 식물공장, 지능형 농작업기 등 첨단 기술과 미래를 위한 녹색기술에 대해 학습한다. 이밖에도 다수의 과목들이 디지털 기술과 접목돼 정원의 미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김복영 교수는 “디지털 기술은 조경보다 정원에 접목하기가 더욱 용이하다. 정원은 조경보다 규모가 작은 공간에서 휴먼 스케일에 맞게 디테일한 설계를 요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부대 대학원은 2023학년도 전기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11월 25일(금) 오후 5시까지 진학사에서 온라인으로 모집하고 있다(관련기사).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

1기 졸업생을 배출한 정원문화산업학과의 원우들은 공무원, 실무자, 공동체정원, 민간정원, 지역개발, 수목원, 도시재생, 교육,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정원’이라는 키워드로 모인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정원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성과들이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다.

재학생들이 모여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정원’을 만들기도 했고, 기존 정원을 가지고 있던 원우는 배웠던 지식을 활용해 민간정원을 활성화 시켜 TV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 천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가기도 했다. 공무원인 원우는 올해 열린 정원박람회 개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정원박람회 주관사로 참여한 원우도 있고,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원우도 있다.

특히 전국 곳곳에 정원을 조성하는 일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국립세종수목원에 조성한 ‘탄소제로 모델정원’이다. ‘2050 탄소제로(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널리 알리고, 정원 관련 학과 학생들의 직업 역량 강화 교육과 기업의 ESG 실현 등을 위해 기획된 모델정원은 총 4개소가 조성됐으며 그 중 1개소를 정원문화산업학과에서 조성했다. ‘숨[SUM] : 더하기’라는 이름의 정원은 49㎡(7×7) 규모로, 자연소재를 활용한 정원이다. 7명의 원우가 온라인으로 회의하고 설계해 이틀 만에 시공했다고 한다.

중부대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가 조성한 탄소제로 모델정원 ‘숨[SUM] : 더하기’


2022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작가정원 ‘후글가든’

2022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작가정원으로 출품된 ‘후글가든’은 김복영 교수와 문영숙 (주)림인포테크 대표의 작품이다. 김 교수는 “정원 설계 등 컴퓨터로 하는 디지털 수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실제 시공까지 이어지는 정원조성의 전 과정을 스스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응모했다”며 우수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후글가든은 사실 BIM과 연관이 있다. 정원은 조경과 달리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소재 하나하나를 객체로 만들 수가 있어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실제 조성된 후글가든을 BIM을 활용해 3D 모델링 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세밀한 부분까지 만들어 낼 수 있고, 어떠한 정보까지 삽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 대상이자 수업 자료이기도 하다(관련기사).


고양시 여성회관에 시민과 함께 만든 정원


석사과정생이 강사로 참여해 정원조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역사회에 정원문화를 피우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고양시 공무원들의 요청에 의해 중부대 고양캠퍼스에서 이루어진 가드닝 수업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고양시 여성회관에서 꽃을 피우기도 했다. 가드닝 수업에 감명을 받은 공무원이 여성회관에 정원교육 프로그램을 개설, 중부대와 함께 정원교육 및 정원조성작업을 시작한 것. 여성회관은 정원을 조성한 뒤 시민 누구나 정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그동안 닫혀 있던 공간을 개방했다.

전혜성 고양시 여성회관 운영팀 부팀장은 “정원을 개방하고 난 후 맞은편 시립 어린이집에서 아침마다 정원으로 나와 아이들에게 자연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관 주도로 조성한 정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만든 정원이기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추후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가족단위, 나아가 남성도 함께 참여하며 공유하고 나누는 정원을 조성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규 커리큘럼 외 동아리 활동으로 자기주도학습 실시

정원문화산업학과에는 총 3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개설된 동아리들은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식물학습 동아리 ‘그린핑거스’



식물의 이해를 바탕으로 식재 디자인 학습을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지역의 탐사를 통해 식물의 서식처 환경을 이해해 가드닝에 적용하는 학습동아리이다. 

방학 기간에는 월 2회, 학기 중에는 월 1회 웨비나를 실시한다. 책을 선정해 각 한 챕터씩 맡아 발표를 하는데 준비해오는 자료가 뛰어나고, 발표 후 토론이나 마음 나누기도 좋아 참여율이 항상 80% 이상을 넘는다.

매월 1박 2일로 떠나는 식물투어에는 총 8회 동안 10~14명 이상의 인원이 참석했으며, 정원주, 또는 정원가들이어서 정보교류가 활발하다. 식물투어는 식물학습과 맞는 정원을 선택하고, 절기에 따라 꽃시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투어에는 전문가나 해설가를 동행해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학과의 전 원우들이 모두 참여하는 ‘식물학습 특강’도 진행한 바 있다.


정원프로그램 기획동아리 ‘플랜T’





Plan + Plant의 합성어인 플랜T는 정원과 관련된 교육, 체험, 박람회 등의 정원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기획자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외 사례조사, 정원 교육 프로그램 만들기 등 정기적인 온라인 스터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부하는 학술동아리이다.

실제 성인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원예. 유아숲. 정원 교육을 하는 원우들의 생생한 현장경험을 공유하고, 전국의 정원 관련 박람회를 둘러보고 정원용품. 산업전시. 작가정원전시 등의 변화된 트랜드를 가장 빨리 접해 발전 방향을 이야기할 수 있다.

정기적인 온라인 스터디를 통해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오프라인으로는 박람회 관람, 가드닝 체험, 정원 교육 수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천리포수목원을 방문, 미개방지역의 목련나무숲을 둘러봤으며, 8월에는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 다스림 숲체험을 하고 정원지원센터 정원카페에서 산림치유프로그램과 정원치유프로그램의 차이점과 연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원여행 동아리




국내외 정원과 관련된 개인정원, 공공정원 등 다양한 현장을 찾아 여행하며, 전문가적 안목을 넓히고, 정원에서 힐링하며 친목하는 동아리이다.

일반적으로 갈 수 있는 정원이 아닌 곳을 찾아다니며 정원주들과의 인터뷰를 실시해 정원 조성 및 관리의 애로사항이나 경영과 교육 방식 등을 청취하고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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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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