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문화 예술의 도시, 그라츠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01-06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14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45

문화 예술의 도시, 그라츠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그라츠는 2003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삼아 동서로 나눠진 틈새를 메우기로 하였다고 하네요.

문화의 힘을 슬기롭게 활용한 사례이지요.

친근한 외계인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쿤스트하우스’와 무어강의 ‘인공섬’이 대표적 예술공간이랍니다.











도시의 체질개선과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어강을 잘 활용하였답니다.

주로 빈곤층이 살고 있는 강의 서쪽 지역을 아트존으로 설정하여 예술도시로 가꾸게 되었는데, 그 핵심이 500억이 소요된 ‘쿤스트하우스’이지요.

이 건물은 영국 건축가 피터 쿡과 콜린 푸르니에의 설계로 2004년 완성되었답니다.

4층의 유선형이 꼭 우주선을 닮았지요. 

문어의 빨판처럼 생긴 지붕의 창과 청색의 아크릴 외장이 독특합니다.

지붕의 조명효과를 극대화 시킨다고 하네요.











모형.



그라츠의 어머니산으로 불리는 슐로스베르크 성에서도 특이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지요. 

조성 초기 시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는 80%가 반대였답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며 눈에 익숙해지면서 ‘친근한 외계인’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린다고 합니다. 

파리의 에펠탑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제 Kunsthaus는 지역문화의 거점이자 상징물로 인기를 누린다지요.

소장품을 확보하지 않고 현대미술의 실험장으로 자유롭게 운영되는 쿤스트하우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아방가르드 건축물로 평가된답니다.

쿤스트하우스 주변은 아틀리에와 콘스트 홀, 쇼핑센터, 재즈 바, 다양한 소규모 공연장을 비롯한 매력적인 카페가 모여 새로운 문화를 성숙시키고 있답니다.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홍대거리처럼 밤 문화의 명소라네요.











쿤스트하우스와 더불어 그라츠의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쌍두마차이지요.

무어강의 인공섬입니다.

46m 길이의 보행전용의 문화의 다리는 그라츠 출신의 예술기획가 푼겐호퍼와 뉴욕출신의 건축가 아콘치의 예술적 상상력은 매력적인 다리를 통하여 강 양안의 대립적 분위기를 타파하고 화합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평가 받는답니다.































인공섬은 수위에 따라 높이가 변화하는 설계랍니다.

악수하는 모습과 강물이 소용돌이를 형상화 했다네요.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카페시설입니다.

카페 바깥은 옥외 쉼터이자 공연장으로 활용된답니다.

70평 규모의 야외무대는 주로 재즈 콘서트와 마임 공연장으로 활용됩니다. 

저도 이곳을 모르고 지나치다가 독특한 분위기에 유혹되어 공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조형물처럼 시각적 효과도 기대되며, 문화공간이자 쉼터로서도 매력적이라 여겨집니다.

예술적 상상력을 통하여 사회를 통합시켰으며, 참신한 디자인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거리를 활보하며 눈에 띄는 모습들을 닥치는 대로 기록해봅니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여유롭고 낭만적인 도심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역사와 문화의 위력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광장으로 통하는 골목길도 들락거려봅니다.

자동차 부담 없이 활보할 수 있는 골목길이 부럽습니다. 

우리에게도 녹색교통의 꿈이 언제쯤 현실로 다가올까요?

필자는 승용차 없이 평생을 걸으며 녹색 교통의 생활화를 기대해 왔는데...

유럽에 답사 올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이 녹색교통에 부러움이지요.















도시 곳곳에 역사의 산물들과 문화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즉, 도시가 살아있는 박물관이지요.

특히 녹색환경과 어우러져 더욱 정감 있고 운치가 있습니다.

시설이나 공간들에 대한 역사적 또는 디자인적 의미를 소개하지 못하여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네요.











전형적인 유럽 도시들의 여유로운 길거리와 골목의 모습이지요.

오늘도 2만 5천보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런 규모의 도시에서는 버스나 트램도 이용하지 않고 오직 걷기로 충분하답니다.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가며 휴식 시간을 억지로 제공받게 됩니다.

농경시절에는 비 오는 날이 공치는(휴식) 날이었지요.

비가 그치자 거리는 더욱 깨끗해지고 상쾌합니다.

그라츠의 역사와 문화를 살피고 느껴보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나무줄기에 상처 내 낙서한 자국입니다.

어딜 가나 장난꾸러기는 있나봅니다.



소나무 줄기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헤데라(송악 또는 Ivy).











자동차가 적으니 도시가 한결 여유롭고 조용합니다.

도로는 물론, 도시 전체가 온통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우리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운치를 더해주네요.









시민들과 함께 걷고 전철도 탑승해 봅니다.

차량은 오래되어 시설이나 분위기가 낙후되어 보였지만, 승객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네요. 

유럽의 여름 해는 매우 깁니다.

저녁 9-10시가 되어도 밝은 경우가 많지요.

내일은 마지막 코스인 빈으로 향하게 됩니다.













처음 방문한 그라츠인데 편안하게 맞이하여 주어 감사드립니다.

동서의 갈등이 깊고 대립하여 왔는데, 문화를 통하여 화합하게 되었다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방문하게 되는 도시의 경우, 알차고 원만한 답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효율적 답사를 위하여서는 무엇보다 많은 정보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겠지요.

그라츠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전하였으나, 최대한의 발품으로 극복한 셈이랍니다.

길고도 벅찬 이번 ‘독일과 오스트리아’ 답사의 끝이 보이네요.

다음 행선지가 이번 답사의 마지막 코스인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Vienna)입니다.

비엔나는 분위기를 잠시 환기시킨 후 다시 소개할 계획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답사가 중동으로 재개되었기 때문이지요.

사우디아라비와 쿠웨이트를 2022년 연말부터 ’23, 1월 중순에 이르기까지 답사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경관일기’는 다음 한 주를 쉰 후, 중동의 도시들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2023. 1. 4
사우디아라비아 Jeddah 답사현장에서 올림.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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