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경학회 바로가기l
조경논단

Forum

조경논단

제16회 조경의 날 기념식 축사

이낙연
대한민국 국무총리

제16회 조경의 날입니다. 전국의 조경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한국조경학회를 이끄시는 이상석 회장님, 한국조경협회 노환기 회장님을 비롯한 지도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우리 국토와 공간을 아름답게 가꿔주신 공로로 정부표창을 받으실 수상자 여러분께 미리 축하를 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짧은 기간에 이루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경제가 고속 성장했고, 인구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도시의 주택과 상공업 시설을 빨리 크게 짓는 것이 중요한 일처럼 인식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됐습니다. 출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고, 고령화는 가장 빠릅니다. 인구는 정체를 거쳐서 감소에 들어갈 국면에 놓여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고학력 국민의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시대도 달라졌고, 국민의 생활도 의식도 변했습니다. 도시개발의 양적 수요는 줄었습니다. 그 대신에 건강과 안전, 행복과 자아실현을 향한 국민의 욕구는 높아졌습니다.

그런 변화는 도시와 마을의 형성에도 당연히 영향을 줍니다. 이제는 도시도, 마을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 행복과 자아실현에 도움을 드려야 합니다. 더 친환경적이고, 더 아름다워야 합니다. 미세먼지와 도시열섬현상 같은 기후변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농어촌도 더 쾌적하고 편리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원도심을 특성에 맞게 활성화하는 등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시공원과 도시숲을 늘리고 있습니다. 주민 가까운 곳에 도서관과 체육관 같은 생활시설을 두는 생활밀착형 SOC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농어촌에도 스마트 팜과 스마트 양식장을 늘리고 어촌을 깨끗하게 정비하는 어촌뉴딜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자연을 잘 보존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업들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건축물과 그 주변이 아름답고 품격있게, 그리고 친환경적이고 인간친화적이게 조성돼야 합니다. 그 과정에 조경의 역할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그런 일을 관장하고 지원할 부서를 최소한 광역자치단체에 두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중요 공공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고쳐 지으려면 국가건축위원회와 협의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런 과정에 조경도 동참하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들의 준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에도 조경직 공무원을 두도록 검토하겠습니다. 이상석 회장님의 압력에 굴복했고요, 조금 전에 여러분께서 저에게 박수를 주셨는데 약속도 하기 전에 박수를 주셨기 때문에 이것은 외상박수, 외상값입니다. 이런 여러 노력을 통해 조경을 공부하시는 청년들이 미래에 희망을 가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면 조경인들이 하셔야할 일도 있습니다. 역량을 키우고 전문성을 높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앞장서서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원하겠습니다.

정부는 작년 말 조경진흥센터를 지정했습니다. 앞으로 진흥시설도 확정하고 지원도 할 것입니다. 조경전문인력을 육성하고 해외진출과 국제교류도 돕겠습니다.

공원부지로 지정됐지만 20년 가까이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땅이 여의도 면적의 마흔네 배나 됩니다. 그 부지들이 공원화되도록 지자체와 협의하고,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이제는 지자체장들이 공장유치에 못지않게 공원과 녹지의 조성 및 관리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나라, 건강한 도시를 물려주도록 노력할 때가 됐습니다. 조경인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가겠습니다. 조경인 여러분과 정부가 함께 가십시다. 여러분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