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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플랫폼, 조경 비평에 거는 기대

월간 환경과조경20121285l환경과조경

‘2011 대한민국 조경비평대상’과
‘초대비평가전’을 마무리하며

 

‘인문학의 위기’를 걱정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인데, 요즘은 ‘인문학의 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 우리는 급변하는 시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음이 분명하다. 기술과 효율을 중시하던 성장주의 시대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텍스트는 보다 명시적이고 보다 요약적이면서 실질적으로 유용한 지식과 정보였다. 요즘 새삼스럽게 관심 받는 텍스트는 ‘요약’보다 ‘전체’이고 ‘가공’된 정보보다 ‘원전’이라고 한다. 기술과 효율의 시대가 완전히 종말을 고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전과는 다른 매우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고 있다. “아예 플랫폼 자체가 바뀌었다”고도 한다. 새로운 플랫폼 위에서 경쟁력의 원천은 ‘창의’라는데 의견을 모은다. CEO들은 인문학 강의 듣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창의적 사고와 만나는 것이소셜 네트워크 사회의 관건이며, 창의는 인문학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소셜 네트워크 사회의 새로운 플랫폼과 인문학을 관계짓기하는 것이 다소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기술을 너무 중시한 것이 인문학의 위기 요소’였다는 진단에 어떤 반기가 가능할까. 다만 이는 기술과 인문학이 동반자 관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관계성 만큼은 ‘참’이 아닌지.

 

인문학의 부상, 조경 비평의 봄은 오는가
인접 분야로부터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려 온 조경가들, 특히 비평이나 이론에 대한 경시가 팽배했던 조경 분야도 최근 이를 만회하는 변화들은 있었다. 설계 이론을 이해하려고 하고, 설계를 하면서 철학적 사유와 손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조경 스스로의 변화의 폭에 비해 조경이 원하는 이상은 더욱 높아져 있다. 여전히 조경 비평은 가뭄이고, 또한 여전히 학교와 회사는 기술적인 툴을 가르치기에 급급한 것도 현실인데, 과연 조경가들의 높아진 열망은 실현될 수 있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조경 비평’이 조경을 문화로 정착시키고, 조경가의 사회적 위상과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열망에 있어서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양적인 발전 속에서도 항상 위기를 부르짖었던 조경의 허약함은 지금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변화 속에서 더욱 가중될 것이기에 시기적으로 다급한 과제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이 바로 2012년 새해부터 “조경 비평”을 화두로 열게 된 이유이자 정황들이다.

 

2011 대한민국 조경비평대상
지난해 본지는 신진조경비평가 발굴을 위한 ‘2011 대한민국 조경비평대상’을 개최하고, 이와 함께 기성 비평가들의 수준 높은 글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초대비평가전’을 기획해 진행해 왔다. 우선 2011 대한민국 조경비평대상은 “조경 산업의 가시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유독 비평 문화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것에 전문 언론으로서 안타까움을 느껴 공모전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개최 배경을 밝힌 바 있으며, 또한 “다양한 시선과 풍부한 해석들이 조경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며, 특히 조경 건축 도시 미술 국문학 분야의 젊고 진취적인 신진 비평가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공지하였다. 공모전의 목적은 이상과 같이 ‘조경 비평 문화의 활성화’와 ‘조경과 다른 분야 간 통섭적인 비평 문화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공모전의 결과는 다음 호 본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초대비평가전
공모전이 신진 비평가들을 발굴하는 장이라면, ‘초대비평전’은 건축 도시 미술 등 조경 및 조경 유관 분야의 기성 비평가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게재하는 기획이다. 특히 건축 미술 등 기성 비평가들의 조경 비평 참여는 절대적으로 비평의 양이 부족한 조경 분야에 읽을거리와 담론을 제공할 수 있으며, 조경 분야의 비평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또한 기존 조경 비평 문화에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이에 조경 분야에서는 배정한 교수(서울대, 조경비평가), 건축 분야에서는 전진삼 소장(와이드AR, 건축비평가), 미술 분야에서는 반이정 평론가(미술평론가)를 초대하였으며, 약 3개월 정도의 여유롭지 못한 집필 기간임에 불구하고 흔쾌히 청탁에 응해 주셨다. 이번 기획에 초대된 비평가들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필자가 아니라 각 분야에서 비평 문화의 지형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활동 및 집필을 해 온 ‘전문성’을 겸비한 ‘비평가’들로 이루어졌다. 이번 호에 세
비평가들의 비평문이 소개되며, 이번 기획을 통해 더 많은 조경가들이 비평에 관심을 갖고, 비평에 좀더 관대한 여건이 성숙되길 바라며, 무엇보다 비평 자체의 활성화가 촉진되길 기대해 본다.

 

박광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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