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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5)

월간 환경과조경20135301l환경과조경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1인당 평균 공원면적은 7.6㎡며, 시도별로는 울산광역시가 16.6㎡으로 가장 많고 서울특별시는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계획시설 전체 결정면적은 총 6,338㎢로 아직 사업시행이 되지 못한 미집행면적 총 1,425㎢ 중 공원이 623㎢로 가장 많다. 2020년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앞두고 미집행공원의 해결방안으로 국유지 무상양여, 민간자본 유치 등 다양한 대안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번호에 소개될 토론토 다운스뷰 파크조성의 사례는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모범적인 예가 될 것이다.

 

다운스뷰 파크는 캐나다 토론토에 오래된 공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1999년 국제설계경기를 통해 총 179개 팀의 제안서를 평가한 후 마지막 결선에 오른 5팀이 경쟁한 결과,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과 베르나르 츄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렘쿨하스와 브루스 마우의 트리시티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었다. 당시 우승작 트리시티는 조경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조경디자인이 아니라 경관전략을 통하여 알고리즘이나 벡터를 디자인했다는 일종의 디자인 레시피로서 진화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물을 조직한다는 매우 파격적인 안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작년 여름, 다운스뷰의 공원지역이 공식 개장했다. 공모전 이후 약 5년간 거의 침묵에 싸여 있었고, 2005년부터 서서히 진행된 공사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공모전에서부터 오프닝까지 강산이 변할 만큼의 기간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어왔던 것인지, 마침내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이 어떤 모습을 갖추어왔는지 돌아보는 것은, 이제 막 용산공원 공모전을 치른 한국의 조경가로서는 한편으로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Susan Van Atta
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
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
5.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성공적 모델(Downsview Park) _ David Anselmi
6.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 _ Julie Bargman, Dirt Studio
7.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
8.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
9.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
10.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
11.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
12.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
13.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4.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데이빗 앤셀미 (David Anselmi)
캐나다 토론토 다운스파크 수석부사장

캐나다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을 지휘하는 조경가
다운스뷰공원의 조성 과정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캐나다 정부의 다운스뷰 조성에 관한 기본 철학을 이해하지 않는 한, 물리적인 형태로 이 프로젝트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매우 국지적인 관점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현재 다운스뷰의 모습을 배태한 주된 요인은 조경디자인이나 도시설계적 관점이 아니라, 정부를 대신해 공원 조성의 임무를 부여받은 다운스뷰공원회사가 기반한 운영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운스뷰가 캐나다 중앙정부에서 관할하는 국가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국립공원 시스템에 편입되지 않으며, 따라서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입원으로 조성비용을 자체 충당하도록 애초부터 계획되었다는 점이다. 다운스뷰의 건설에 대한 총괄 감독은 Public Works and Government Services Canada, 즉 공공시설부 장관이 맡고 있으며,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정부와 의회에 정기적인 보고와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현재까지 주된 수입원은 현존하는 건물에 대한 임대사업이었으며, 매년 일정 정도의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조성사업에 사용해 왔다. 2015년 지하철과 통근열차가 교차하게 되는 새로운 역사가 예정된 지금, 다운스뷰는 더욱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체 부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나대지가 다섯 개 구역의 개발부지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운스뷰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이상적 자연의 모방도, 라빌레뜨와 같은 문화 컴플렉스도 아닌, 그야말로 공원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미래 도시의 형태인 것이다. 여가, 문화, 스포츠, 생태, 일자리와 경제활동, 주거, 이 모든 것이 융합되는 도시이며, 그 근간이 되는 것은 걷는 도시, 그리고 액티브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Q. 실무와 교육으로부터 다운스뷰공원의 조성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기까지 과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곧 소규모 설계회사에서 일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다른 파트너 두 명과 함께 회사를 인수하고 운영하게 됐습니다. 약 15년 정도 경력을 쌓았고, 8년간 토론토대학 조경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실무와 교육, 그리고 1996년부터 1998년까지는 온타리오주 조경사협회 회장직을 맡아 봉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2000년부터 3년 정도 멀티미디어 업체의 임원으로, 박물관이나 과학센터 등에서 쓰이는 교육용 디스플레이자료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현장에 시설을 디자인하고 설치하느라 잦은 출장을 다니곤 했는데, 조경설계와 전혀 다른 분야를 맛본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3년은 다운스뷰공원이 공모전 이후 약 3년간의 휴지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던 시기였죠. 저 또한 공모전에 참여했었습니다. 탄탄한 팀이었고, 꽤 훌륭한 안을 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최종 결선작에 들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한 후에 느끼는 기쁨과 만족, 그러나 그 후에 찾아온 실망이라는 반복이 설계업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더 이상 조경을 해야 할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고, 3년간 떠나있었습니다. 2003년에 동료 한 사람으로부터 지금 현 직책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됐고, 후보군에 올랐고,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다운스뷰공원 국영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저의 실무경험과 교육경험, 그리고 멀티미디어 산업에서 얻은 최신 지식들을 결합해 조직을 관리하고, 개념에만 머물러 있는 프로젝트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실현시키는 일은 또 하나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후 약 10여 년간 이 일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으나,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을 경험하고, 도시 오픈스페이스 조성의 정치적 영역을 잘 이해하게 됐으며, 디자인과 계획, 시공 분야에까지 총체적인 시야를 갖게 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정말 멋진 임무입니다.

 

Q. 다운스뷰공원회사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한국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A.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일종의 정부기관이라 볼 수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공무원이 아니고, 다만 중앙정부에 의해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Crown Corporation이라고 불립니다. 저희는 독자적인 운영규정을 가지고 있고, 자체적으로 선출하는 사장과 고위관리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체 규정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어떻게 비지니스를 운영해 나갈지를 결정하고, 이사회에 보고하며, 자체적인 회계보고서를 발간합니다. 대중들이 보기에는 정부기관처럼 보일 것이나, 사실 저희는 정부와 연계되어 있으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부처의 일부분은 아닙니다.

 

Q. 다운스뷰공원이 기존의 전형적인 공원을 넘어서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선 토론토시 내부에 위치하면서도, 국가공원이라는 점이 이곳을 독특하게 만듭니다. 둘째, 공원이라는 공적영역에 대한 공공투자를 통해 주변지역에 대한 민간부문의 투자를 유인해낸다는 전략이 또한 다운스뷰를 독특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결국 다운스뷰의 진정한 독특함은, 지역주민과 토론토 시민, 그리고 전 캐나다 국민 모두가 이 공원의 쓰임새와 형태를 결정하는데 실질적 기여를 행사할 때에만 성취될 것입니다.

 

Q.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다운스뷰공원의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는 것과 더불어 공적 오픈스페이스로의 기능적인 면에 충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형 행사와 거대한 인원을 수용하는 동시에, 아무런 이벤트 없이도 소수의 사람들이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공원이라 생각합니다. 공원에 존재하는 자연의 체계, 즉 물과 숲, 이런 것들을 과장과 여과없이 솔직담백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은 디자인일 것이며, 건축에 있어서는 억지스런 역사적 모티브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고도 주위 경관에 잘 들어맞는 건물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박명권, 최이규  ·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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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park@group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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