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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설계를 말하다

월간 환경과조경201311307l환경과조경

세종호수공원이 완성되었다. 나무가 자라듯 시간이 흘러야 도시도 또 공원도 제 모습을 갖추겠지만, 갓 태어난 호수를 계기로 호수공원 설계자들이 모였다. 근간 광교호수공원을 설계한 최원만 대표, 동탄워터프론트 설계에 참여한 이대영 소장 그리고 세종호수공원 설계의 당사자인 이진형 부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 10월초 세종호수공원을 답사 후 조촐한 집담회를 가졌다. 이 대화에서는 호수공원에 대한 철학에서부터 구체적인 유지관리에 관한 문제까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솔직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세종호수공원을 통해 새로운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 도시가 실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도 이들의 대화를 읽는 의미가 될 것이다. _ 편집자주


일시 2013년 10월 4일

참여 이대영(씨토포스), 이진형(조경설계 서안(주)), 최원만((주)신화컨설팅)


호수, 물과 사람이 어떻게 만날 것인가

최원만: 세종호수는 도시경관을 위해 만든 첫 번째 인공호수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호수가 없었고, 생산의 기능을 하는 저수지만 있었다. 따라서 호수는 일종의 서양의 문화 혹은 사고방식이 도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호수공원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안에 조성된 보문호수일 것이다. 이때 호수는 유원지에서 사람들을 유인attraction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조성된 일산호수공원이나 광교호수공원, 또 앞으로 만들어질 동탄워터프론트의 호수는 저수지를 호수화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호수공원에 대한 설계나 이용에 관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세종호수공원은 특별한 사례이다.


이진형: 호수공원을 설계할 때 다루어야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턴키 때 가장 고민했고 이슈가 된 부분이 친수성이었다. 이에 설계과정에서 물과 사람이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고 다양한 디테일을 고민했다.


최원만: 한편으로 친수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상당히 긴 호수의 둘레에서 모두 같은 레벨높이의 친수성을 고려하다보니 긴장감이 줄어든다. 어떤 부분에서는 낮은 곳에서 물을 보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위에서 물을 내려다보는 등의 연속성sequence이 약하다보니 단조롭게 느낄 수 있다.


이대영: 에지경계를 유심히 보았는데, 물가에 난간이 없는 것이 놀라웠다. 아마 새로 만든 호수여서 가능했을 것이다. 동탄워터프론트에도 세종호수공원과 비슷한 개념의 호수가 있는데, 호안에 난간을 설치하라는 압박을 많이 받았다. 여러 차례의 각종 설계심의에서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호안으로 난간을 설치하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많은 설득과 검증으로 꼭 필요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난간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스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제방을 활용해 만드는 호수와 새로 만들어지는 호수대규모 인공연못, pond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게 세종호수공원의 물은 우리가 도시에서 흔히 보는 인공연못의 확장된 개념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저수지였던 광교나 동탄 호수의 물은 홍수조절과 관개용수를 공급하는 일종의 신성한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이런 차이점이 물에 대한 위험을 덜 느끼고 좀 더 크게 느끼게 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특히 광교호수공원에는 난간이 많은데, 아마 수면과의 레벨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한 점에서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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