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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공중 공간에서 공유되는 감성의 공간으로

월간 환경과조경201312308l환경과조경

 

공공은 무엇일까. 공공은 장소인가, 영역인가, 개념인가, 혹은 익명의 사람 다수를 의미하는 것인가? 일견 답이 없는 질문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공공의 영역이라는 것은 사회 문화 전반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새로운 언어, 경험, 학습이 쌓여가면서 그 인식과 개념이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그 변화를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이 모호하기만 한 공공의 영역이라는 것은 여태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치열한 논의와 일련의 행동을 통해 유기적으로 변해갈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공공의 미술 혹은 공공 영역에서의 예술은 화이트 큐브 안에서의 미술 혹은 사적인 영역에서의 예술과 어떤 차별지점을 가지는가? 1990년대 초반부터 기존의 외부 조형물, 공중 공간의 장식적 미술 위주의 공공미술에 대한 반성과 공공영역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기한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루시 리파드Lucy Lippard 같은 비평가와 큐레이터들이었다. 그들은 저술, 강의, 세미나, 프로젝트 등을 통해 뉴장르퍼블릭아트New Genre Public Art로 불리는 문화 운동을 전개해 나갔으며, 그 논의는 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뉴장르퍼블릭아트를 통해 공공의 장소라는 좁은 정의를 뛰어넘어 공동의 관심, 공론의 장으로서의 예술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꾀했고, 이후 공공미술 및 공공 영역에서의 예술 전반에 대한 인식과 개념의 확장을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의 경우는 1972문화예술진흥법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총 건축비의 1%를 미술장식품에 쓰도록 권하는 1% 프로그램, 즉 미술장식품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되었고, 이후 1988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 범위가 건물뿐 아니라 공공 영역까지도 확장되어 대규모 조각 공원을 조성하는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도시 미관을 꾸미기 위해 미술을 도구적으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웠다.

 

 

 

글·사진 _ 홍보라  ·  갤러리팩토리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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