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산업사회로 접어든 이후, 공적 공간으로서의 가로와 광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도시 기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수준 높은 퍼블릭 스페이스는, 대상지 자체의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광범한 지역과 문화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촉매제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환경적이며 지속가능성을 갖춘 녹지와 수 공간의 융합은 최근 도시설계의 뚜렷한 경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각국의 주요 도시 프로젝트에 있어 조경가의 진출과 성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설계사 OKRA는 긴장감 있는 디테일과 예술적 감흥이 짙은 콘셉트를 통해, 역사와 문화의 결이 두텁고 인구 밀도가 높은 유럽 도시에서 강렬한 어바니즘의 진수를 제안해왔다. 경계가 비교적 명확한 공원과 달리, 도시 가로와 광장이나 공적 영역의 프로젝트는 설계자에게 교통, 인프라, 문화 이벤트, 행정, 치안, 상업 활동, 도시 비전 등에 대한 이해와 타협 그리고 뚜렷한 철학을 요구한다. OKRA는 콘셉트와 아이디어에서 주도적인 리더십을 통해, 복잡다단한 도시적 요청과 시대적 유행에 매몰되지 않고 독특한 무게의 독자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들의 지역성에 대한 해석, 역사에 대한 관점을 들어보고, OKRA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도시 프로젝트들의 심층적인 측면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소개할 프로젝트는 돔플레인Domplein(Netherlands Utrecht), 믈란 언베일드Melaan Unveiled(Belgium Mechelen), 퐁텐 쇼오드 광장Fontaine Chaude Square(France Dax), 바젤슈타트 주 중심부Basel City Center(Switzerland), 알메르 센트랄 역Stations Area Almere Centraal(Netherlands)이다.

OKRA는 유럽의 디자인 오피스답게, 도시의 현존하는 맥락과 미학을 존중하는 프로젝트를 실현해왔다. 그들은 도시의 장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간적 리듬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하며, 접근성에 초점을 두고 보행자부터 차량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교통수단에 대한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자인 단계에서 대상지의 건축물 및 주변 프로그램과 밀접히 연계되지 않고, 유행하는 스타일을 모방해 재생산해내는 표절의 도시 공간이야말로 가장 지속가능하지 못한 공간이라 말한다. OKRA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마트인 크나웃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