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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땅의 사계, 자연과 인간의 경이로운 대화

월간 환경과조경20142310l환경과조경

알도 레오폴드Aldo Leopold의 책 『모래땅의 사계A Sand County Almanac』는 옮긴이들이 책 제목 앞에 슬쩍 얹어놓은 문장처럼 한마디로 어느 “자연주의자가 들려주는 자연과 인간의 경이로운 대화”다. 레오폴드의 책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그의 본문과 더불어 책의 끝부분에 보태진 로버트 핀치의 말문末文 해설을 같이 읽는 것이다. 핀치의 해설은 레오폴드의 책 초판이 나온 1949년보다 38년 뒤인 1987년에 새 출판본이 나올 때 덧붙여진 것인데, 레오폴드 책의 가치를 몇 배로 키우는 완벽한 마무리다. 번역본으로 우리나라에 이 책이 처음 소개된 때는 1999년이고, 번역된 책은 다행히 핀치의 해설이 덧붙여진 출판본이었다.

알도 레오폴드는 1887년 아이오와 주 밸링턴 시에서 태어나 1948년 61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생태학자와 환경학자 그리고 저명한 저술가로 자연 보호와 환경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다. 레오폴드는 예일 대학교 산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산림청에서 첫 실무를 시작했다. 1933년 위스콘신 대학교 농경제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 자연 보전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글과 이 책을 포함한 몇 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그중 이 책이 저자의 이름을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 레오폴드의 책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로, 나중에는 스테디셀러로 지금까지 200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저자 자신은 책의 출간을 보지 못하고 출판 1년 전에 유명을 달리 했다.

레오폴드는 현대에 와서는 이미 보편화되고 일상화된 환경 보호와 자연 보호의 이론적 기틀을 처음 다져놓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종 다양성biodiversity과 비오톱biotope 또는 비오톱 군집biotic community의 개념을 레오폴드가 처음 소개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이 개념들을 쉽게 정리하고 대중화시켜 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실상 오늘날의 환경 운동이나 자연 보호 운동은 레오폴드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힘을 얻으며 날아오를 준비를 했던 셈이다. 『모래땅의 사계』는 자연과 생태계를 고압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뒤로 물러나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식으로, 자연의 본질에 대해 균형 있는 시야와 시각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자연에 대한 사랑은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하지만 그 사랑이 위선적이지 않고 무조건적이지 않아야 하며, 또한 맹목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진양교  ·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CA조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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