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분야에서 설계경기가 시작된 지도 몇 해를 헤아리건만 아직까지 조경분야에는 이렇다할만한 설계경기 작품집이 출간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한국조경설계경기작품집'은, 그 동안의 설계경기관련 자료를 총망라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아닌가.

특히, 당선작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우수작, 가작 등에도 동등한 지면을 할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각 작품의 가치를 새롭게 묻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말 많고, 탈 많은 것이 조경분야의 설계경기만은 아니겠으나, 당선작에게만 조명이 비춰지던 관행에 비하면, 분명 이례적인 배려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당선작 수상자 역시, 괜한 오해의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동안의 자료가 제대로 축적되지 못해, 중요한 설계경기 였음에도 불구하고 본문에 수록되지 못한 작품이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점이 도리어 이번 작품집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자료의 중요성을 여실히 나타내 주었기 때문이다.

조형물, 광장, 가로, 공원, 커뮤니티와 도시, 관광과 레크리에이션, 환경과 생태 등 7가지 분야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개략적인 작품소개를 덧붙여, 조경설계경기의 흐름과 특징들을 엿볼 수 있도록 짜임새를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이규목 교수(서울시립대)와 정영선 사장(조경설계 서안)의 기획논단이 실려있어 설계경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도 있다.

서울 1000년 타임캡슐광장 명소화 방안, 여의도광장 공원화, 내장산 리조트 기본계획 등을 비롯한 40여개의 설계경기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외에 부록으로 '20세기 한국 조경설계경기의 발자치'라는 이름하에 연대별 설계경기작품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사)한국조경사회 고문들이 감수했으며, 학계와 업계의 젊은 조경가들이 편집이원회와 실무진을 구성, 각 설계경기의 공모지침과 도면을 수집한 끝에 완성되었고, (사)한국조경사회의 창립20주년 기념작품집이기도 하다. 참고로, (사)한국조경사회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조경설계경기작품집을 펴낼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