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 아파트와 조경의 가치

월간 환경과조경 2014년 2월 310호|환경과조경

 

대한민국은 아파트의 나라다. 전체 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파트일 뿐 아니라 국민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주택 유형 또한 아파트다. 아파트는 우리 시대의 ‘국민주택’인 셈이다. 물론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비싼 아파트 가격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이웃 공동체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배척하기도 한다. 아파트가 그려내는 도시의 잿빛 살풍경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파트의 대안은 별로 없다. 싫든 좋든 우리는 아파트와 더불어 살아가고 또한 살아가야 한다.

아파트 대세론 혹은 불패론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우선 인구학적 요인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및 저출산과 더불어 특히 1인 가구의 급증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는 만혼화, 혼인율 하락, 이혼율 상승, 독거노인의 증가를 배경으로 늘어나는데, 2020년이면 전체 가구의 4분의 1 정도가 ‘나 홀로’ 가구일 전망이고 2030년이면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1인 가구의 증가에는 모든 것이 개인의 결정이자

책임으로 바뀌는 이른바 ‘싱글 문화’ 혹은 ‘개인화시대’가 가세한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거주공간으로서 아파트가 갖고 있는 매력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지식 기반 창조 사회의 진전 역시 아파트 주거 문화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전망이다. 미래 사회에서 부가가치 생산의 공간적 원천은 농촌도 아니고 교외도 아닌 도심이다. 소위 창조 도시 혹은 문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 재생 사업이 활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도시는 창의와 문화 및 감성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이럴 경우 가장 효율적인 도심 공간 소비 방식은 당연히 고밀화와 고층화다.

전상인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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