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조선왕릉 보존·관리·활용 방안 모색

세계유산 조선왕릉 역사경관림의 유산적 가치와 보존 심포지엄
라펜트l기사입력2016-11-04

 



‘조선왕릉 역사문화경관림 자원조사 연구용역’의 마지막해를 맞이하여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보존·관리·활용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 주최·(사)한국전통조경학회 주관으로 지난 3일(목)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세계유산 조선왕릉 역사경관림의 유산적 가치와 보존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조선왕릉관리소는 세계유산 조선왕릉 역사문화경관림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축적하기 위해 2010년부터 ‘조선왕릉 역사문화경관림 자원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그간의 조사연구 자료를 토대로 조선왕릉 역사 경관림의 보존관리와 활용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왕릉일원과 주변에 대한 경관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조선왕릉은 풍수적 이론과 한국인의 자연관에 의해 조성된 대표적 공간으로 지난 2009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조선왕릉은 능선이 흐르는 끝자락 볼록(凸)한 곳의 산등성이에 위치해 있고, 봉분을 중심으로 한 능침공간은 조선의 풍수사상에서 길지라고 일컫는 사신사(四神砂)가 갖추어진 곳과 잘 부합한다. 주산(主山)을 뒤로 하고 그 중 허리에 봉분을 이루며, 좌우로는 청룡과 백호의 산세를 이루고, 왕릉 앞쪽으로 물이 흐른다. 가까이 앞에는 안산(案山), 멀리는 조산(朝山)이 보이는 겹겹이 중첩되고 위요된 곳이다.

세계유산 등재기준 및 조선왕릉의 충족요건

기준 (ⅲ) : 유교 문화의 맥락에서, 조선왕릉은 자연 및 우주와의 통일이라는 독특하고 의미 있는 장례 전통에 입각해 있다. 풍수지리의 원리를 적용하고 자연경관을 유지함으로서 제례를 위한 기억에 남을 만한 경건한 장소가 창조되었다.

기준 (ⅳ) : 조선왕릉은 건축의 조화로운 총체를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로, 한국과 동아시아 무덤 발전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 준다. 왕릉은 특별한 (또한 규범화된) 건축물, 구조물 요소들의 배치를 보여 준다. 그리고 몇 세기에 걸친 전통을 표현하는 동시에 보강한다. 또한 미리 정해진 일련의 예식을 통한 제례의 생생한 실천을 보여 준다.

기준 (ⅵ) : 조선왕릉은 규범화된 의식을 통한 제례의 살아 있는 전통과 직접 관련된다. 조선 시대에 국가의 제사는 정기적으로 행해졌으며, 지난 세기의 정치적 혼란기를 제외하고 오늘날까지 왕실 및 제례 단체에 의해 매년 행해져 왔다.

출처 :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권석주 조선왕릉관리소장, 김학범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성종상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조선왕릉 대부분의 완충지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국가적 혼란기를 거치면서 많은 능역은 사유화되고 도시화되어 원래의 외사신사 등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이를 보존·관리하기 위해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은 △보편적 가치 극대화, △세계유산 구역의 중점구역과 완충구역의 정비, △보존관리를 위한 조직 및 인력 확보방안, △보존관리계획에 준용 원치 준수 사항 점검, △세계유산 내 생태자원은 DNA를 검증한 자원 활용 등을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조선왕릉의 활용에 대해 무덤의 조성과 관련하여 문석인, 무석인, 능호, 연못 등은 조선시대 왕릉의 양식을 잘 보존돼 있고, 어느 시대 언제 조성된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 시대적 배경과 역사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매우 유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강환 배재대학교 관광축제대학원장은 “왕릉의 숲을 활용해 유산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문화재청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자연유산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구분된다. 명승은 2000년대부터 개념이 확대되어 자연경승지, 고정원, 별서, 동천, 옛길 등 문화경관과 건조물, 사적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포석정지, 안압지, 서출지, 궁남지 등이 재분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명승은 문화재보호법에 별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자연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조직과 인력이 매우 미흡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 현재 2명(사무관1명, 주무관1명)의 인력이 담당하고 있으며, 문화재청 예산에 4%도 못되는 예산만이 배정돼 있다.

김학범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은 “전통조경분야는 자연유산 관련 행정조직, 자연유산법(가칭)을 비롯한 제도 구축, 자연유산 연구기구 및 조직의 확대, 자연유산 관련 예산의 획기적 증대를 이루는 과정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자연유산 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전통조경분야의 입지 구축과 발전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종상 교수는 “최근 들어 문화유산을 둘러싼 논의의 지평이 일상경관, 문화경관, 농촌경관 등으로 시선이 확장되면서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며, 보전 및 관리방안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본 행사에서는 △조선왕릉 역사경관림 보존과 관리, △세계유산으로서 문화경관, △역사경관림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유네스코의 지침과 사례, △서오릉 역사문화경관림 현황과 관리방안 검토, △세계유산 조선왕릉 역사경관림의 경관·생태적 특성과 관리방안, △조선왕릉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등이 발표됐다.

권석주 조선왕릉관리소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역사경관림의 유산적 가치를 높이고 보존 활용전략을 도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현재 조선왕릉관리소에서 주요사업으로 추진 중인 역사경관림 정비사업, 능제복원 조경정비사업, 관람안내판 및 편의시설 정비사업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개회사를 전했다.
글·사진_신혜정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sinkija@naver.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