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쇼몽가든페스티벌 개막… 윤종호, 한해미 디자이너 작품 공개

주제는 파라다이스
라펜트l기사입력2019-05-02

 

2019 쇼몽가든페스티벌이 개막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파라다이스로'로, 쇼몽측은 "출품작들은 기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서로 만날 수 있고, 더 나은 세상을 조성하기 위한 낙원의 비전들을 현대적으로 정원에 녹여냈다"고 전했다. 


한국인으로서 쇼몽에 출전한 윤종호 디자이너와 재미 스튜디오의 한해미, 이재열 디자이너가 정원에 녹여낸 '파라다이스'는 어떤 모습일까. 



JAEMEE STUDIO 

12개의 문 / 12 PORTES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는 ‘파라다이스’를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풍경들의 집합체가 있을 것이라 해석했다. 이에 ‘문’을 도구로 관람자가 여러 개의 파라다이스를 볼 수 있도록 했다. 


12개의 문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일부는 개방됐고 일부는 완전히 닫혔으며 부분적으로 열린 것도 있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천국의 경관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살아있는 식물과 인공재료가 섞인 정원은 예상하지 못한 천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르네 마그리트가 자신의 그림은 “일상의 사물들이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른다(everyday objects shriek aloud)”라고 한 것처럼 정원 속 문들은 서로 다르지만 그 속에 공존하는 친숙한 풍경들로 하여금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공간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식재는 양치류, 여러해살이풀, 작은 꽃나무에 이르기까지 간단하지만 다채롭게 축제기간 내내 즐길 수 있다. 세르키스, 카나덴시스와 같은 식물들은 다양한 색과 높이로서 정원을 밝힌다. 


문은 종종 공간 사이의 통과, 혹은 장면의 전환을 상징하곤 한다. 문 앞에 서면 새로운 공간과의 만남이 궁금해진다. 하지만 재미 스튜디오의 ‘12 PORTES’정원은 천국이 무엇인지 흉내내고 정의하는 것이 아닌, 관람자로 하여금 그것이 무엇일까 자문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끝없는 고깃덩어리로 가득한 곳일까, 구름이 떠다니는 곳일까. 정원에 들어서면 파라다이스가 녹여진 문들이 관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 제공


JAEMEE STUDIO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천국의 경계 / Boundaries of Heaven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이분법적 가치관에서 비롯된 극단적 삶의 병폐는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 그리고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야기하며  인간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인간성의 회복은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예술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새로운 르네상스 또한 근본적으로 인간 중심의 기존 르네상스와 같이 인간성의 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이러한 인간성의 회복은 극단적인 삶의 경계를 없애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경계에 서는 것은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자신의 변화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이다.


천국의 경계는 안과 밖의 경계를 짓는 집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윤종호 디자이너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적절한 융합이 중요하다는 융의 자기실현처럼 자기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빗대어 정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안과 밖, 경계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공간은 다의적 상징의 공간으로 안은 무의식과 자기(self)의 공간, 밖은 의식과 페르소나의 공간, 경계는 안과 밖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공간이다.


집은 온전히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 ‘나’를 상징한다. 


집의 안쪽 부분은 무의식의 잠재적 공간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변화무쌍하게 피고 지며 정원의 표정을 좌우한다. 


밖은 사회를 나타내는 공간으로 자연석과 마사토 그리고 거친 질감의 식재를 통해 억세고 황량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곳곳에 설치된 거울과 풍경은 치열하게 살아가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자신을 직면하거나 자각하는 순간들을 나타낸다. 정원에서 벽은 중요한 부분으로 최소한의 철골로 속을 비우고 통로를 만들어 걸으면서 사방을 관망할 수 있다. 


벽은 선입견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한 걸음을 상징한다. 그러한 노력의 걸음들은 극단적인 삶의 조화를 통해 합일(合一)로 이르게 하며 진정한 자신이라는 잠재된 천국(안)을 발견할 수있다. 


이 정원을 통해 지친 사람들의 잠재된 천국을 찾아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윤종호 디자이너 제공

글_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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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