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된 죽음, 정원에서 기억하다…‘The Sun is Going Home’ 展

블루메미술관에서 9월 25일부터 12월 26일까지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1-09-15

 


이대길, 우리는 대지를(2021) / 블루메미술관 제공

근대가 도래하면서 죽음은 산업화되고 숨겨지기 시작했다. 노화는 개인이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집이 아닌 병원에서 생을 마치게 됐다. 죽음이 자아내는 풍경, 냄새, 소리 등의 체험들은 체계적으로 은폐됐다. 이렇게 은폐되고 망각된 죽음을 정원이라는 공간에서 상기하는 전시가 개최된다.

블루메미술관은 정원문화를 해석하는 시리즈 5번째 전시인 ‘The Sun is Going Home’을 9월 25일부터 12월 26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정원사와 현대미술작가로 이뤄진 3인의 작가는 인간 조건으로서 죽음에 대한 관점과 태도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들은 자연의 순환에서 삶의 지향점을 찾고자 설치, 사진, 영상 등 8점의 작품들로 정원에서 죽음을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

이대길 정원사는 흙이 감추고 포장으로 덮인 공간인 도시를 죽음을 포장하고 근대적 풍경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은유한다.

여다함 작가는 이불처럼 매일 삶의 한 면으로 붙어있는 죽음, 거울과 향처럼 실제의 틈 사이에 존재하며 삶을 비추고 있는 죽음의 일상성을 전한다.

이솝 작가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기록한 사진 작업으로 죽음에 관한 추상적인 논의를 물질의 차원과 순환의 과정으로 치환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라비브 북스’에서 나온 북큐레이터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읽어내는 책들을 준비해 미술관 경험을 넓힐 예정이다. 

또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 ‘오드 스튜디오 서울(Ode Studio Seoul)’가 전시내용을 해석한 음악 큐레이션과 에듀케이터의 해설이 있는 프로그램인 ‘Little Spark, Beautiful Day’가 준비됐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블루메미술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The Sun is Going Home’ 展 공식 포스터 / 블루메미술관 제공
글_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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