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가의 삶을 상상해보자”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 명사특강 ‘조경_지금’ ➁ 이호영_HLD 대표
라펜트l기사입력2021-10-20

 


이호영 HLD 대표가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에서 ‘조경으로 하는 모든 상상’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조경가의 삶은 어떨까? 조경가에게는 어떠한 위대한 측면, 긍정적 측면이 있을까? 함께 상상해보자”

지난 7일(목),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을 맞아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에서 ‘조경_지금’이라는 제목으로 명사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강은 온라인으로도 송출됐다.

이날 특강은 이호영 HLD 대표와 백종현 HEA 대표가 ‘메타버스 조경 : 조경으로 하는 모든 상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실시했다.

이중 이호영 대표는 ‘조경’과 ‘상상’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어 조경인으로 살아가는 것의 긍정적 측면을 그동안의 프로젝트와 함께 소개하며, 조경가의 삶이 어떠한가에 대해 상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경가는 포장, 벤치부터 조경공간, 도시설계, 지역계획까지 외부 공간의 모든 것을 다 다루고 있다. 따라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조경가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공부감이 된다. 특히 설계자의 입장에서는 설계를 시작하기 전 공간의 성격에 따른 최신 트렌드를 알아보고, 다양한 현장에 직접 가 체험하며, 논문을 찾거나 전문가들을 만나서 공부하고 리서치 하는 과정을 통해 디자인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매 프로젝트마다 얻을 수 있다.

또한 조경가는 다양한 공간을 대할 때마다 공간의 자연환경적 맥락과 더불어 인문환경까지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살아야’ 한다. 정원이라면 클라이언트의 삶이 어떤지를 그려야 하고, 노인이 많은 주거단지라면 노인의 복지와 불편함을, 주거단지일 때는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갈등을, 공원이라면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에게 제공될 모든 것들과 생태, 환경문제까지도 다 다뤄야 한다. 동시에 지역의 역사성과 잠재력을 드러내고,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진 공간만 보고 주어진 일만 하는 수동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조경가의 삶을 살 수도 있다. 조경가는 장인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러 안을 빠른 시간에 테스트하고, 3D프린터로 출력해 실제 공간에 어떻게 적용될 지 비교해보며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메이커’로서의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의 다양한 문제와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도 굉장히 좋은 측면이다. 예를 들어 메모리얼 파크를 설계한다면 해당 이슈를 비롯해 지역과의 갈등 등에 대해 고찰해야 하고, 오피스 공간이라면 회사원들의 고충과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깊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주거공간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파트는 많은 비판을 받는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길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생활공간을 개선하기 위한 조경가들의 비판적 접근이 필요하다. 건설사의 상품화된 조경이 아닌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주거공간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늘 하던 대로 찍어낸다면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은 계속 불행한 공간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다면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주거 공간이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대표는 과거 주공아파트 다큐멘터리들을 시청했고, 조경과 관련해서는 ‘이 아파트에 살며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가 대학갈 때쯤 되니 나무가 20m로 자랐다’라는 등의 이야기가 공통되고 있다는 발견했다고 한다. 작금의 아파트는 애초에 큰 나무를 심어 더 이상 자라는 일이 없다. 대부분이 1.2~1.5m의 토심만 주어지는 인공지반에 다 자란 나무를 심기 때문에 그렇다. 입주민은 나무와 함께 자라기는커녕 입주 때와 달리 나무가 비실비실 죽어나가는 것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한 공동주택 프로젝트에서, 여러 여건상 어느 정도 큰 나무를 심어야 했음에도 아이들과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토심을 3m이상 확보할 수 방안을 마련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조경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최근 진행 중인 대청댐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환경파괴의 1순위라 할 수 있는 댐을 환경복원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제안한 것이다. 댐은 환경을 얼마나 파괴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여기서부터 환경문제를 말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콘셉트이다. 이를 통해 전국의 댐이 그린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환경 리더십의 대표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표는 “조경가는 여러 문제들을 고민하고 풀어가며 능동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매 프로젝트가 의미 있고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며 도전의식을 고취시킨다. 뿐만 아니라 조경은 지구 살리기의 최전선에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며 “조경가의 삶을 상상하고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글·사진_김효주 녹색기자 · 계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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