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동부 4개 도시 답사를 마무리하다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2-02-04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69


캐나다 동부편 - 完

동부 4개 도시 답사를 마무리하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캐나다 동부의 중심 온타리오주는 수도 오타와(Ottawa)를 비롯하여 최대도시 토론토(Toronto)가 자리한 곳으로, 밴쿠버가 있는 서부의 브리티시컬럼비아 다음으로 큰 주입니다. 

이곳 온타리오주는 캐나다의 정치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오래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이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한 남쪽은 오대호가 펼쳐져 있지요. 이들 다섯 개의 호수 중 미시간호를 뺀 나머지 4개의 호수가 온타리오주와 맞닿아 있답니다.

이번에 둘러 본 4개의 도시들은 모두 호숫가에 위치하여 아름다운 풍광이 아주 매력적이었답니다. 
 
비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날씨가 맑고 너무 좋아 계획한 목표 이상의 수확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시내에 위치한 온타리오 미술관(Art Gallery of Ontario)입니다. 다운타운에는 여러 곳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공간들이 자리하고 있지요. 이곳은 캐나다 3대 미술관 중 하나인데, 몬트리올 미술관과 함께 국가를 대표하는 쌍두마차랍니다. 규모도 크지만 소장품이 대단하다네요.

특히 영국이 낳은 현대조각의 거장 헨리 무어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답니다. 저는 미술관과 박물관의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은 최소화하지만, ‘헨리 무어’라는 작가에 이끌려 상당한(파격적인) 시간을 이곳에서 머물게 되었답니다.

그에 대해서는 은사이신 오휘영 교수님으로부터 대학원 시절부터 여러 번 올림픽공원에서 작품성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귀담아듣고 각인하게 되었답니다.

세계 곳곳의 명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그의 작품이 나에게는 친구처럼 정겹습니다. 매우 반갑게 맞이하게 되고 꼼꼼히 살피며 기록하게 되지요.

학창 시절 환경조각과 조형물에 관한 오휘영 교수님의 각별한 지도 덕분에 경관일기에서도 조각과 조형물은 공간의 품격을 높여주는 사례로써 한층 더 비중 있게 다루게 됩니다. 























미술관 로비와 휴게실 그리고 복도의 분위기입니다.

특히 이 미술관은 20세기 초 캐나다 미술의 혁신을 몰고 온 ‘Group of Seven’의 작품들을 대거 소장하고 있다네요. 이들은 광활한 캐나다의 자연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 20C초에 활동한 화가 그룹이랍니다.
이들의 작품은 캐나다 3대 미술관인 ‘몬트리올 미술관’과 ‘오타와 미술관’을 비롯하여 ‘밴쿠버 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답니다.











미술관 본질보다 복도와 주변의 분위기에 더 많은 관심과 시선이 멈추네요.





























영국 태생의 Henry Moore(1898~1986)는 광부이자 농부의 아들입니다. 생전에 세계 1, 2차 대전을 경험하였지요. 전쟁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그의 작품에 스며있다고 합니다.

추상적 작품들은 재료의 성질을 잘 살린 유기적인 형태로 구성된 특징을 갖습니다.

대표작은 ‘누워있는 여인’ 시리즈입니다. 하체는 누워있고 상체는 세운 상태입니다. 누운 것은 죽음이고, 서 있는 상태는 삶을 뜻한다고 합니다. 즉, 삶과 죽음을 동시에 표현한 작품이지요.

그의 작품은 워싱턴 국립미술관을 비롯하여 파리 유네스코 본부, 뉴욕 링컨센터 등 모두가 옥외공간에 설치되어 있다.















2층에 자리한 헨리 무어의 개인 전시공간은 작가 자신이 직접 설계를 하였다네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실감 나는 현장입니다. 필자가 지금까지 만나본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옥외공간에 설치된 모습이었고, 보다 크고 육중한 모습이었는데 비하여 이곳 실내에서 만난 작품들은 하나같이 규모가 작고 섬세한 질감이라 느껴집니다.











이곳은 시내에서 방황하는 모드로 거닐다 우연히 만난 공원묘지랍니다. 공원처럼 잘 가꾸어진 울창한 숲이 매력적이지요. 입구에 우뚝 선 성당이 마음을 편하게 안심시켜 주었답니다. 관리자도 보이지 않고 개방된 시민공원과 같습니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순로를 따라 한 바퀴 살펴봅니다. 묘지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다르지요. 혐오적 시설이 아니라 선조들께서 조용히 쉬는 편안한 휴식의 장소랍니다.































입구 분위기는 종교시설이나 학교같네요. 하지만 멀리서 보면 도시숲이랍니다. 한편 안으로 들어가면 숲속의 산책로가 도시공원이나 다름없지요. 식물원이나 오래된 조각정원 같은 느낌도 드네요. 묘지가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시민들의 여가 쉼터로 활용됩니다. 도시의 그린 인프라로 손색이 없는 건강하고 멋진 허파랍니다.











이곳은 지난 호에 소개하지 못한 토론토의 명품 공원인 섬 공원입니다. 사방이 끝없이 펼쳐지는 녹색 공간이라 마치 천국 같습니다.

거대한 나무들이 즐비한 공원은 모두가 지피식생으로 피복되어 있습니다. 음지에서도 잘 견디는 초종이랍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 잔디(Zoysia japonica)는 반그늘에서도 생육이 부진한 양지성 식물이지요. 

잘 정비되고 관리된 이곳은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답니다.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광활한 숲과 잔디밭이며, 편익시설과 화사한 꽃밭, 물놀이시설, 자전거와 조깅 코스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답니다. 현대적 도시공원의 교과서 같은 곳이지요. 

공원의 역사가 오래되어야 공원문화가 더불어 발전하게 되겠지요. 

공원 용지 확충과 시설에 급급한 우리의 도시에도 머지않은 미래에 선진도시들의 사례와 같이 공원문화가 온전하게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텃밭 체험도 할 수 있고, 잘 손질된 화초들을 감상하다 지치면 조용하게 쉴 수 있는 편안한 장소들도 만나게 됩니다. 자연의 품에서 테마가 있는 다양한 공간들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네요. 주변이 말끔하게 정리 정돈된 상태라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느끼게 됩니다.











섬 공원의 지면이 낮아 이곳에서 거목으로 성장한 수종은 대부분 버드나무 종류이지요. 그러나 초화류와 지피식물, 관목류는 지하수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므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아침에 페리로 공원에 들어와 하루를 종일 이곳에서 머물며 걷고 걸었는데, 겨우 70% 정도를 살펴보았네요.

다음에 또 이곳을 찾게 된다면 자전거를 이용하여 숲속과 수변 산책로를 원도 한도 없이 누비고 싶습니다.

입지 여건이나 주변 풍광, 공원시설과 운영 프로그램 등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지구촌 최고의 도시공원으로 평가하고 싶네요.













캐나다 동부지역 4개 도시 답사는 빈틈없이 짜인 스케줄에 따라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는 자평을 해 봅니다.

무엇보다 기후와 날씨의 도움이 으뜸이지요. 많이 걷다 보니 컨디션도 의외로 좋았고, 자연 풍광과 도시경관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2년가량 해외 나들이가 제한되는 관계로 ‘경관일기’에 더 많은 관심을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동안 해외 답사를 나가지 못하는 저로서도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 심정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금과 같이 이전에 다녀온 도시들의 자료를 정리하여 경관일기를 이어가는 것이었답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지금처럼 새로운 장소들을 꾸준하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글·사진_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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