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숲’으로 변한 서울대공원, 시민반응 ‘폭발’

서울문예마당서 이수연 서울대공원장 특별강연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2-05-09

 


서울대공원의 ‘꽃의 숲 프로젝트’를 주제로 특강 중인 이수연 서울대공원장

‘꽃의 숲’으로 변한 서울대공원의 모습에 시민들의 반응 폭발적이다. 서울대공원을 찾는 이들이 다시금 많아지고 각종 SNS를 통해 사진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는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문예마당은 5월 조경가드닝 문예포럼의 일환으로 이수연 서울대공원장의 특강이 지난 4일(수) Space LACH 옥상 정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특강은 서울대공원의 ‘꽃의 숲 프로젝트’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1984년 개원 이래 큰 변화가 없었던 서울대공원을 ‘서울대정원’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원’을 대공원을 대표하는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공원은 913만㎡ 규모로 서울동물원, 테마가든, 식물원, 캠핑장, 치유숲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시설들이 모여 있으나 단절돼 있고, 대공원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녹색의 단조로움을 지니고 있으며, 대공원역에서 종합안내소까지 400m, 동물원까지는 1㎞의 거리를 걸어야 해 넓은 부지로 인한 이동의 피로함 등이 있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요소와 대공원의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던 시점에서 ‘정원’을 꺼내든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이수연 원장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유학시절 ‘문화 시설물 경영 개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얻은 것이다. “문화시설은 입구부터 시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고유한 특징이 있더라. 그러나 서울대공원의 입구는 소나무와 회양목의 녹색만 볼 수 있는 공원이었다. 서울대공원만의 정체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꽃의 숲 프로젝트’는 유학시절 방문했던 곳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캐나다 밴쿠버의 ‘부차트 가든(The Butchart Garden)’처럼 서울대공원 전체를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꽃의 숲’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차별로 서울대공원 전체를 매월 색깔이 바뀌며 스토리가 있는 정원, 지속 가능한 정원, 대공원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정원으로 조성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성 및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세웠다. 우선 대부분 계절마다 땅을 갈아엎는 방식으로 진행했던 꽃 축제에서 벗어나 사계절 피어나고 사그라 드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다년생 초화류를 식재한다. 둘째, 나비, 벌, 새가 좋아하는 색깔과 향을 가진 초화류 식재 통해 자연수정 유도하며, 마지막으로 예산 및 용역으로만 이뤄져 시민들이 타자로서 보기만 하는 정원이 아닌, 시민과 기업, 정원콘테스트 개최 등으로 다양한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외부 용역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공동체 정원, 친환경 사업, 일자리 창출, 브랜드가치 극대화 등을 꾀한다.


입구 숲 꽃길 / 서울대공원 제공

조성된 여러 정원 중 몇 개만 살펴보자면 ‘웰컴가든’은 대공원역 2번 출구부터 시작되는 입구정원으로 설렘, 기대의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는 화사한 꽃길로 조성됐다.

‘소통가든’은 직원 관사 앞에 직원들이 직접 조성한 정원으로. 일반직, 기술직, 관리운영직, 전문경력관, 임기제, 연구직, 공무직, 뉴딜일자리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직렬이 함께하는  기관인 대공원의 특성을 살려 소통 강화 및 화합의 취지를 갖고 만든 정원이다. 관사에 사는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되고자 마련됐다.

‘히어로가든’은 가수 임영웅 팬클럽의 모금과 신세계건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임영웅의 스토리를 딴 하늘빛 정원이다. 시민들과 기업이 참여해 조성한 정원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팬들에게는 명소가 되고, 기업 직원들이 환경보호 봉사활동으로 정기적 정원 관리 통한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

이밖에도 암석원, 소나무정원, 동물원 가는 꽃길, 팝업 ZOO가든, 꽃의 언덕, 홈런가든, 윈터가든, 고향정원, 희망의 해바라기, 곰사가든, 웨딩가든, 외곽순환도로 꽃길, 시민 공모 정원, 저수지 사면 꽃길, 유-스트림 가든, 둘레길 수국가든 등 다양한 정원들이 조성돼 있다.


히어로가든 / 서울대공원 제공

‘꽃의 숲 프로젝트’를 통해 방문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고객만족도 역시 2020년 대비 2021년에 78.27점으로 2.93점이 상승했다. 특히 경관만족도는 79.25에서 82.9점으로 무려 4.4점이나 높아진 결과를 얻었다.

3개년 계획 중 지난해 꽃의 숲 조성을 위한 테마화단 및 화분을 설치했다면 올해는 ▲꽃의 숲 기본 설정에 따른 공간별 테마설정 ▲전문가 및 시민 의견 수렴 및 소요예산 검토 ▲기본계획에 따른 공간별 테마화단 조성 ▲분양(기부)를 통한 공동체 정원 조성 및 정원플랫폼 구현 ▲정원문화센터, 목공센터 설립 ▲전문 가드너 양성 등을 추진한다.

2023년에는 꽃의 숲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정원 공간 업그레이드를 확대 추진하고, 프로그램을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수연 원장은 “서울대공원의 얼굴이 변화함에 따라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서울대공원을 변화시키겠다는 직원들의 의지와 참여가 이루어낸 성과이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정원을 통해 매번 달라지는 꽃의 숲을 시민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승호 서울문예마당 회장은 “이번 특강을 통해 정원이 주는 효과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 이후에는 스페이스락 옥상정원에서 가든파티를 가졌다.


한승호 서울문예마당 회장


가든파티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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