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공원, 어떻게 조성해야 할까?

LH ‘3기 신도시 품격향상을 위한 명품공원포럼’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2-07-13

 

LH는 ‘3기 신도시 품격향상을 위한 명품공원포럼’을 지난 8일 LH경기지역본부에서 개최했다.

3기 신도시 공원, 어떻게 조성될까? 시민들은 어떤 공원을 원하고 있을까?

LH는 ‘3기 신도시 품격향상을 위한 명품공원포럼’을 지난 8일 LH경기지역본부에서 개최했다.

신경철 LH 국토도시개발본부장은 “3기 신도시 공원 조성을 앞두고 전문가 입장이 아닌 주민관점에서 좋은 공원은 어떠한 공원인지에 대해 생각 해보고자 한다”며 이번 포럼의 개최 목적을 밝혔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용자 중심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1, 2기 신도시의 공원녹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용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3기 신도시 공원조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공원 만족도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행시설’과 ‘수목/식재’가 지배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80% 이상의 사람들이 도보로 공원에 접근하고 있었으며 ‘보행접근이 편리하고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선형공원’에 대한 선호가 46.3%로 가장 높았다. 공원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로수 및 녹지공간을 통한 녹음 제공’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아 녹음이 풍부한 보행환경에 대한 요구가 강함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특징은 ‘수목/식재’에 대한 요구로, 공원에 있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수목’이고, 가장 불만족인 사항도 ‘수목과 녹음의 부족’이어서 녹음이 풍부하고 자연적인 수목과 숲에 대한 요구도가 컸다.

김 교수는 “‘모두가 원하는 공원녹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연결’, ‘나무’, ‘휴식’, ‘자연’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됐으며 ‘기본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이는 1800년대의 공원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는 아니며, 여기에 ‘특화’, ‘시설’, ‘활동’, ‘문화’ 등 공원의 스페셜한 기능들을 삽입해 ‘기본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참조)

고민정 (사)재미있는 재단 이사장은 “한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현대의 노인들은 ‘액티브시니어’라고 불리는 활동적인 세대가 등장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노인들이 야외에서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제도적 기술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이를 위한 노인 놀이터 설치가 새로운 노인 복지의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성이 편리한 곳에 노인놀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노인들이 쉽게 지속적으로 일상생활 체육에 참가하게 함으로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이끌어 독거노인들의 우울증 및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늘, 벤치 등 휴식 공간을 통해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 사회와 가족의 외면 속에 소외감에 빠지기 쉬운 노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UCLA 연구진이 제시한 ‘고령친화적 공원 설계의 고려 사항’ 10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통제’는 자신이 하는 일을 결정하는 실제 또는 인지된 능력으로, 눈에 띄는 표지판을 곳곳에 두고 막다른 길을 만들지 않으며, 꽃향기나 음악이 나오는 분수 등 다양한 감각신호로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선택’은 공원에서 다양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산책로, 운동장, 명상정원, 녹음이 우거진 지역 등을 다양하게 배치해 수동적/능동적 레크리에이션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움직이는 의자와 마주보지 않은 벤치 등이 중요하다.

‘안전’은 노인들이 특히 신경 쓰는 것으로, 시야를 방해하는 관목은 피하고 공원 전체에 조명을 설치하거나 누워서 자는 사람을 피하도록 1인용 벤치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낙상에 대해서도 미끄럽지 않은 포장재료, 완만한 경사 등이 요구되며, 공원으로 가는 길 역시 횡단보도를 줄이고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 설치 등이 있었다. 이밖에도 ‘접근성’, ‘사회적지지’, ‘사생활 보호’, ‘자연과 교류’, ‘편안함’, ‘즐거움’, ‘신체활동’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발제 중인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발제 중인 고민정 (사)재미있는 재단 이사장


발제 중인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발제 중인 이영주 국토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1, 2기 신도시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공공성이 높으며, 사회적 다양성과 개방성이 높아진 3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공원에도 높은 잣대로 평가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공원의 특징을 5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공원 주변에 다양한 도시기능과 자원이 흩어져 있고 ▲이들이 가로를 통해 촘촘하게 연계된 공원이다.

일. 놀이, 주거 등의 기능을 가진 도시의 기능과 역사, 생태, 문화자원 등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공원 주변이 광폭도로로 둘러싸이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공원으로 향하는 가로 중 한 두 가로는 ‘일/놀/주’를 특화해 그 자체로 목적공간이거나 젊은 세대가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 돼야 한다. 공원에서 5분 거리 내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해야 하고, 주차를 완전히 배재하지 않음으로 차량 접근의 편의성과 보행 우선권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또한 ▲공원 경계부는 사람들의 활력이 넘치고 ▲공원 인접 블럭의 저층부 공간은 보행자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다시 지구 차원에서 공원 주변 전체의 3차원 공간설계가 요구된다.

김 교수는 “명품공원으로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공원 경계부가 중요하다”며 “전체 지구 차원에서 공원 주변의 3차원 공간 설계가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도시를 어떻게 유연하고 촉촉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개념을 담은 데이비드 심의 ‘소프트 시티’를 소개했다. 공원을 둘러싼 도로와 가로, 필지와 건축물의 3차원 공간까지 같이 고민해 어떻게 설계하고, 어떠한 지침을 만들어야 살아있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공원 주변 땅들이 매각되고 공공시설과 민간시설들이 들어왔을 때 3차원으로 어떠한 모습이 될 것인가, 3차원의 스카이라인만 설계를 하는 게 아니라 공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만한 시설들은 어디에 있고, 시설들로의 접근과 이용이 얼마나 원활한가, 그것이 어떠한 나무와 길, 외부 공간으로 구현될 것인가에 대한 과정을 3기 신도시 명품공원에서 만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조경공간 품격 향상을 위한 조경설계 공모 제도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국토부는 「조경진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조경설계 공모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며, 우선 일정규모 이상의 공원·녹지, 도시숲(산림청), 국가정원 등 공공부문에서 발주하는 조경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설계단가 산정시 ‘조경산업표준품셈’ 적용을 의무화하고 공정한 공모 평가를 위한 조경위원회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기사 참조)



이어지는 토론에서 최희숙 LH 도시경관단 단장은 “공원에 대해서는 예나지금이나 오래된 숲이 있고 하천과 산책로가 생활 가까이 있을 때 선호도가 높은 점을 보면 자연성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보유한 공원이 되어야 지속 가능한 명품공원이 될 것”이라며 “다만 세대별 시대별 트렌드를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길 (사)한국조경협회 회장은 “도시설계단계부터 제대로 계획돼 공원이 조성되고, 주변 도시 및 상업시설과 잘 연결된 공원이 사람들에게 선호되는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단가의 현실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여건을 개선하고 연구를 토대로 기본을 잘 지키는 공원을 만든다면 명품공원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신하 (사)한국경관학회 회장은 “도시공원 관련 주요 이슈는 공원 이용의 복합화과 주변 활용인 것 같다. 복합화는 공원 주변과 같이 복합화하는 방식과 공원 안에서 복합화하는 방식이 있을 텐데, 공원 주변 복합화는 입지 선정과 토지이용 도시계획이나 설계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될 것이다. 적극적인 생각을 한다면 공원과 인접한 부분에 대한 토지 혹은 가로를 포함해서 개선되길 바란다. 3기 신도시 상황에서 그것이 어렵다면 공원 안에서 코어와 녹지를 구분하는 등 토지이용계획을 두어 설계하도록 지침형태로 제안한다면 복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공원까지 접근하는 ‘공원가는 길’에 대한 개념도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공원에 대한 지속적 성능검사를 실시한다면 고품질의 공원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전회장은 “30분 보행권, 체감형 공원, 선형공원, 복합화 등 신도시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며 새로운 공원은 공원으로의 접근성과 선형공원, 환승역세권 등에 들어설 수직공원, 공개공지를 활용한 민간의 참여,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탄소중립공원 등을 제안했다.

박연진 국토부 녹색도시과장은 “민간에 비해 LH의 토지이용계획은 녹지가 많지만 어떻게 보면 기계적이기도 하다. 시간의 변화에 따른 녹지환경의 변화에 여유가 없이 멈춰있기도 하다”며 “3기 신도시 공원에서는 공원의 운영과 유연성 측면에서 고려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은 하드웨어이며 공원이 가장 탁월하기에, 공원에 대한 인식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좌장을 맡은 김태경 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은 “센트럴파크가 연간 10조원의 효과가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공원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연구된 것이 없다. 조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된다면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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