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공원녹지전략

서울그린트러스트-한국조경학회, ‘서울그린비전 2040’ 제안
라펜트l기사입력2022-12-08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심포지엄 ‘숲으로 도시혁명’이 12월 5일(월) 심오피스54 메인스테이지와 온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 온라인 화면 캡쳐

전 세계적 화두인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에 대응하는 공원녹지전략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심포지엄 ‘숲으로 도시혁명’이 12월 5일(월) 심오피스54 메인스테이지와 온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서울그린비전 2040을 제안하다 - 도시공원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전략’으로, 서울그린비전 2040을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서울그린트러스트와 (사)한국조경학회가 진행하고 있는 ‘노후 생활권 공원 재생 모델 사업 개발’ 연구의 일환이다.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서울그린비전 2040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은 ‘서울그린비전 2040’을 제시했다. 세계의 여러 도시는 도시정책 차원에서 ‘포용성’, ‘회복탄력성’, ‘건강’의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린 인프라의 연결성, 자연의 접근, 다기능 등이 충족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기후위기, 팬데믹 등 환경여건이 급작스럽게 변화함에 따라 보다 직접적이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서울그린비전 2040’을 수립하게 됐다.

미션은 ‘도시를 살리는 가까운 숲, 풍성한 숲’으로 ▲모두에게 공평한 공원녹지 서비스 제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그린인프라 구축 ▲생물다양성을 위한 녹지 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공원/그린인프라 리모델링 ▲법적 공원을 넘어서는 생활밀착형 그린 대상지 발굴 ▲공원/그린인프라 자원의 연계이다.

그간 도시숲 사업은 대상지는 시군구 소유의 땅으로 발굴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고, 운영관리까지 지속성을 갖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조경학회는 리서치-상세계획-전술적 실행의 순환체계를 제안했다. 리서치 단계에선 공원녹지가 부족한 구, 동 단위 대상지를 공원녹지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상세계획을 세워 다양한 유형의 리모델링 사업 중 어떤 모델이 적합한지를 정한 뒤 시민협력모델의 다각적 실행과 이에 대한 피드백으로 조금씩 개선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도시의 나무 캐노피(나무지붕)가 공원녹지의 형평성을 측정하는 주요한 기준이 되는데, 이는 위에서 볼 때 나무의 수관의 넓이를 측정한다는 개념으로, 법정/비법정, 공적/사적 구분 없이 나무의 분포도를 파악할 수 있고, 취약지역 및 우선순위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며, 시기별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요인과 문제점을 분석하는데 용이하다.

서영애 소장은 “리서치-상세계획-전술적 실행의 추진방안을 통해 긴 시간을 가지고 로드맵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우선순위를 선정할 수 있으며, 유형에 따른 적합한 전술을 적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형평성과 포용력,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도시숲 비전을 실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그린비전 2040 / 온라인 화면 캡쳐


서울그린비전 2040 실행계획

심주영 퍼블릭어라운드 대표는 앞서 제시된 ‘서울 그린비전 2040’의 실행 계획을 공유했다. 실행계획은 크게 세 가지로, ▲(도시)나무지붕 프로젝트 ▲지속가능한 공원 프로젝트 ▲공원 사업 ESG 성과지표 개발 연구이며 이에 따른 9개의 핵심사업이 있다.

우선 ‘(도시)나무지붕 프로젝트’는 ‘폭염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새가 날아드는 가로와 광장’을 목표로 ▲나무를 심고 OR코드를 부착, 온라인 맵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서울그린트러스트의 교육 및 워크숍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까지 만드는 ‘나무심기 2.0’ ▲공공기관, 민간기업, 사회복지 지원조직과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해 녹색서비스가 부족한 저소득층 밀집 주거지에 쿨링쉼터를 조성하는 ‘취약지 쿨링 쉼터 사업’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함께 도시의 광장과 도로를 일시적으로 소공원으로 바꾸는 ‘게릴라 도시숲 캠페인’과 ▲민간/공공 건축물의 부지 전면 공개공지를 개선하는 ‘공개공지 개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둘째로 ‘지속가능한 공원 프로젝트’는 ‘식생 자생력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폭우에 대응하는 공원’을 목표로 한다. 핵심 사업은 ▲노후 생활권 공원의 식생 개선 및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야생정원 조성사업’ ▲건강한 먹거리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체, 지역사회, 사회적 약자의 회복과 성장을 목표로 하는 ‘식용정원 조성사업’ ▲침수 위험도가 높은 대상지를 발굴해 주거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빗물정원 조성사업’과 ▲주요 침수 도심 하천 및 공원녹지를 우수 저장고와 침투지로 리모델링하는 ‘스펀지공원 조성사업’이 있다.

마지막으로 ‘공원 사업 ESG 성과지표 개발 연구’는 ‘데이터 기반, 사회적 임팩트를 높이는 연대와 협력 모색’을 목표로 ▲중장기적 차원에서 도시공원녹지 조성 및 운영관리 전반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의 성과와 관리지표를 수립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체에 공원녹지의 중요성을 보다 용이하게 설득하고, 동참하게끔 한다는 설명이다.

심주영 대표는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에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하고 동참함으로써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서울의 녹지를 확대하는 사업들을 계속 추진해 가고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뉴노멀 시대의 공원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최근 변화한 공원의 기능과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공원은 팬데믹 시대를 견디는 피난처였다. 구글이동성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공원 이용률이 평균 30.9%가 증가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원은 중요한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이며, 공원의 접근성은 도시의 자산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원은 사회적 인프라로서 재난을 극복하는 하나의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에 건강, 웰빙, 친환경 먹거리,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식물과 정원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도시는 바이오필릭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리와일딩도 이루어지고 있다.

저성장에 따라 지역의 가치가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생태적 사고와 자연에 기반한 공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고유한 정원을 관광하는 행태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시를 대표하는 공원보다는 동네공원의 이용률이 높아졌고, 따라서 공원의 형평성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의 도시는 기후위기와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그린인프라를 확대하는 다수의 법안이 통과됐고, 뉴욕은 회복탄력성과 형평성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런던은 시민주도의 국동공원도시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파리는 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도시녹지를 확대하고 친환경 도시로의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도시들도 친환경 도시 그다음에 정원 도시로 전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은 정원도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녹지를 확충해 국가상징가로를 조성했으며, 경부고속도로와 강북강변로를 지하화해 상부에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랜드마크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지역 불균형 차원에서의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팬데믹은 우리를 생태적 사고로 이끌었고,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공원은 그린블루인프라로서 도시의 생명줄이다. 따라서 생명환경으로 도시를 보는 태도를 회복해 끊어진 공원을 잇고, 좋은 기운과 바람이 통하게 해야 한다. 또한 공원돌봄을 통해 자신을 돌보는 생활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도시숲 사업, 노후공원과 비법정 생활권 녹지에 주목해야

이우향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지난 20년간 도시숲 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며 발견한 변화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우향 사무국장은 “도시공원의 격차 문제는 시민들이 생활 불평등으로 많이 체감하고 있기에 시민의 기대와 필요에 맞는 생활 밀착형 노후 공원 녹지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도시숲 사업 역시 빈 땅에 녹지를 조성하는 양적 확충보다는 노후된 생활권 공원을 포함한 비법정 생활권 녹지를 개선하고 재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연구진의 ‘보행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서울시 공원 접근성 평가’ 논문에 따르면 서울 전체의 약 73% 지역이 공원까지 연결되는 보행접근성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서울의 공원 약 34%(면적기준)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었고, 66%가 10년이 넘었다. 20년 이상된 공원은 공원 수 전체의 약 6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후재난의 심각성에 따라 숲가꾸기도 재난 대응형으로 개선하고, 홍수를 대비하기 위한 도시숲 등 미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도시숲 조성 및 운동으로 발전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지자체별 재정자주도 및 재정자립도가 하락 추세이고, 생활권공원 재정비를 위한 재원 투입 규모도 축소되고,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자본 투입을 통한 재정비가 요구되며, 그린트러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그린트러스트는 2003년 설립, 도시숲 거버넌스 조직으로 탄생한 이래 수평적 민간 협력 체계와 시민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강화시켜 왔다.

특히 도시숲은 기업의 후원금을 재원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의 ESG 사업의 일환으로 ‘조시숲 조성형’ 사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도시숲 커뮤니티 지원형’, ‘캠페인+도시숲 조성형’, ‘도시숲 조성+기업 자원봉사형’의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공원녹지 총량을 확대하고 ▲도시숲 거버넌스 강화와 함께 부산, 수원, 대구 등으로 확산됐으며 ▲도시 근린공원 유휴부지를 재생하고 ▲공공녹지를 매개로 그린리더 양성, 녹색커뮤니티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민간 자본 투자를 유치해 지자체의 예산 절감에도 기여했다.


발제자로 나선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심주영 퍼블릭어라운드 대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우향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 / 온라인 화면 캡쳐


공원녹지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언

이어지는 토론은 이강오 한국임업진흥원 원장을 좌장으로 진행됐다.

우선 공원녹지 조성 및 관리의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윤서연 서울연구원 연구기획조정본부 부연구위원은 “도시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기준이 건강, 안전, 휴식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자연자본의 확보 차원에서 공원녹지는 중요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나가야 하는 만큼 이를 총괄할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재)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는 “2040 비전은 구, 동 단위의 계획을 수립하고, 상세 계획을 짜 실행하는 지역단위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며 “시민들이 지역의 공원에서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공원을 관리하고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서울그린트러스트나 숲과나눔재단 같은 시민조직이 주축이 된다면 공원의 작은 커뮤니티들이 번성하며 지속적 운영관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원녹지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우향 사무국장은 “취약계층의 녹지 접근성 관련해 물리적 접근성도 중요하지만 ‘공원에서 무언가 경험하고 싶다’라는 사회적, 인지적 접근성도 중요하다”며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것을 피력했다.

또한 수도권 인구 증가, 1~2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사회 등의 사회적 변화를 보편적 복지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영애 소장은 “1인 가구 증가, 인구 소멸의 일면은 자기의 취향, 건강 등 욕망에 부합한 거주지를 스스로 찾는다는 점에서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젊은이들은 집 주변에 공원이나 하천, 둘레길 등이 있는지에 가치를 두고 집을 찾는다. 계층이나 나이 등 트렌드 변화에 보다 미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나무지붕(트리 캐노피)와 관련해서는 개별 수목 관리가 가능해야 하는데 데이터가 부재하고, 갱신이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타 도시에 비해 데이터를 많이 가지도 있다. 대표적으로 ‘도시생태현황도’가 있으며, 가로수 한 주 한 주는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노선 단위로 대략의 규격이 어떻게 되어 있고 무슨 나무가 심겨져 있는지 정도는 파악이 되어 있다. 그러나 5년이나 10년 주기로 갱신되기에 가로수를 하나하나 조사하기에는 업무량이 상당하다”며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운동을 통해 시민과학 차원에서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GPS와 카메라 기능으로 공원과 가로수는 시민들이 조사, 등록, 갱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강오 좌장은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 빅데이터 관리와 함께 도시 정보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의 일환으로 숲을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숲을 구성하는 나무들의 속성정보까지 관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당 데이터를 통해 ‘쾌적한 길 찾기’나 ‘맛숲’ 등 재미있는 활용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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