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벗연구소, 독수리에 GPS 달아 방사

시민 12만 명의 참여로 모인 기금 활용
라펜트l기사입력2023-03-05

 


윙택과 GPS를 단 기존 고성 독수리 방사 장면 /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시민 12만 명의 뜻을 모은 기금으로 한국에서 구조된 멸종위기 독수리가 고향을 다시 찾게 됐다.

자연의벗연구소 부설 고성독수리자연학교는 지난 4일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독수리의 이동경로 및 활동 양상 파악을 위해 윙택(Wing Tag)과 GPS 장치를 부착한 ‘에코버디 1·2호’를 방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독수리들은 자연의벗연구소의 영명을 딴 ‘에코버디 1·2호’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들은 구조되어 보호 및 치료를 받던 개체로 방사 현장에는 자연의벗연구소 본부 및 고성독수리자연학교 관계자,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응원 속에 힘찬 날갯짓과 함께 도약할 예정이다.

현재는 한국과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독수리 7마리에 개체 식별을 위한 윙택(Wing Tag)과 위치 추적이 가능한 위치정보시스템(GPS)이 부착된 상황이다. 이번에 방사되는 ‘에코버디 1·2호’는 8, 9번째로 윙택과 GPS가 부착된다.

이번 독수리 GPS 부착 및 방사에 사용되는 기금은 지난해 11월, 사단법인 자연의벗연구소에서 ESG기부챌린지 플랫폼인 ‘알지(RZ)?’를 통해 독수리보호활동에 뜻을 모은 시민 참여 약 12만 건으로 모인 기금이다.

자연의벗연구소에서는 ESG기부챌린지 플랫폼인 ‘알지(RZ)’에서 2022년 11월부터 약 3주간 11만9467건의 실천으로 1500만원을 모금했다. 해당 기금은 고성 독수리 보호를 위해 독수리 모니터링 및 치료, 독수리 먹이 구매, 교육 및 홍보프로그램과 자료 제작에 사용될 계획이다. 캠페인 물품 중에는 한글을 이용해 멸종위기 생물을 그리는 작가 진관우가 디자인한 티셔츠와 손수건 등이 포함됐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제243-1호 및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I급으로서 3월에 몽골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다가 8~9월 이동을 시작해 한국에서 월동하는 겨울철새다. 독수리 중에서도 한국을 찾는 종은 이글(Eagle)이 아닌 벌처(Vurture)로, 살아 있는 생물을 사냥해 먹지 않고 죽어 있는 사체를 먹이로 삼아 ‘야생의 청소부’로 불리기도 한다.

전 세계에는 약 2만여 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남은 한국을 찾는 독수리의 약 80%가 월동을 나는 지역이다. 그중 고성은 세계적인 월동지로, 1500여 마리 중 800여 마리는 고성에서 겨울을 난다.

오창길 자연의벗연구소 이사장은 “멸종위기종인 독수리를 위해 십시일반 모인 시민의 마음과 가치를 뜻 깊은 곳에 전달하게 되어 기쁘다”며, “투명하게 기금을 사용하고 관련 교육 및 홍보 활동도 병행하여 효과적인 독수리 보호 및 보전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연의벗연구소는 지난 2014년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환경단체로서, 인천·세종·제주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2020년부터 서울시마포구환경교육센터로 지정돼 활동하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는 수달, 바다거북, 따오기, 큰 고니 등 각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있는 지역에 거점 자연학교를 세우고 연대하며 환경교육과 멸종위기종 보호활동의 일상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글_이형주 객원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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