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그린 아일랜드와 해안 가로공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3-05-26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33


아랍의 석유 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편 - 19

그린 아일랜드와 해안 가로공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쿠웨이트는 이미 몇 차례 답사한 곳이라 이번에 둘러볼 곳을 정하였습니다.

그 첫번째 코스는 답사와 트레킹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쿠웨이트시티에서 동쪽으로 뻗은 주동맥 격인 아랍만 대로(Arab Gulp Avenue)변의 가로공원과 ‘그린 아일랜드’로 결정하였습니다.

쿠웨이트는 뭔가 생소하지 않습니다. 우리와 매우 익숙한 나라같지요.

80년대 중동 붐이 한창일 당시, 인기를 누리던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드라마 속의 제비족 ‘쿠웨이트 박’이 생소했던 국가를 널리 홍보하게 된 셈이지요.











쿠웨이트는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로 분류됩니다.

경상북도 정도의 면적이라지만, 대부분이 사막이라 도시의 크기는 제주도의 절반정도랍니다.

하지만, 한 때 국민 1인당 소득이 세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지요.

쿠웨이트시티에서 바다를 끼고 동남쪽으로 시원하게 뻗은 Gulf Rord를 따라 10여㎞를 이동하였습니다.

일단 일정 거리를 택시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부터 다시 숙소로 복귀하며 답사하는 코스랍니다.

사실 이 코스는 쿠웨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반복하였지요.

편안한 기분으로 운동하는 코스랍니다.

바다를 끼고 이동하기 때문에 경관도 수려하고 공기도 맑아 걷기에 최고의 환경이지요.























택시로 이동하여 반환점에서 시티로 복귀합니다. 오른쪽은 검푸른 페르시아만 걸프 해역(Persian Gulf)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 쿠웨이트 타워와 고층빌딩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다의 색상이 무서울 정도로 짙은 색상이네요.

해안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Gulf Rord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와 같습니다.

지역을 잇는 주동맥으로 보이지만 물동량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도로와 바다 사이에 완충기능의 공원이 길게 이어집니다.

예전보다 많이 풍성해진 모습이네요.

도로와 공원 사이에 보도가 있으며, 바닷가 쪽으로 안전한 산책로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안전하게 잘 확보된 인도나 산책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네요.

도시에서도 멀리 떨어진 외곽이라, 야간 이용도 곤란할 것 같습니다.

가로공원의 폭원은 일정하지 않지만, 30-70m 정도로 추정됩니다.















바닷가 일부 구간에는 모래밭도 있습니다.

가로공원에는 레스토랑을 비롯한 다양한 편익시설들도 잘 갖추고 있네요.

곳곳에 나무와 초지를 인위적으로 조성하였네요. 녹색도시의 꿈과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저 멀리 쿠웨이트시티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안공원을 따라 걷다가 드디어 그린 이일랜드에 들어왔습니다.

자그만 섬에 조성한 테마파크이지요. 녹색으로 울창한 섬에 약간의 놀이시설과 풀장, 전망대, 물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시설이 노후되어 이용효율이 떨어졌다는 느낌이네요. 

오늘 방문자 수가 관리요원보다 적은 듯합니다. 

시설물과는 달리 나무들은 오랜기간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많이 자랐고 무성하네요.

이곳은 전망대나 다름없는 곳이랍니다.

섬 둘레를 따라 한 바퀴 걷기에 너무 좋습니다.

전망대와 높은 언덕이 있어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아주 유리하답니다.

섬의 크기도 10ha 정도로 추정해봅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그늘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호안이 튼튼하게 잘 정비되어 있네요.

지금은 호수같이 잔잔하지만 파도가 거친 바다랍니다.

쿠웨이트시티의 모습도 이곳에서 잘 보이지요.

검푸른 바다와 잘 어울립니다.

인공섬으로 보이지만, 섬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접하지 못하여 아쉽습니다.

시설들은 노후되었으나 운동하며 답사에는 지장이 없답니다. 섬 내부에 입지한 안전한 해수욕장과 놀이시설들도 이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네요.

























이곳에서 휴대한 간식으로 약간의 충전을 합니다.

전망대는 7-8층 높이로 엘리베이터가 있네요.

전시 등 문화공간과 함께 정원도 가꾸어져 있습니다.























다시 해변공원으로 나왔습니다. 계속하여 시티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가로변 요소요소에 주차시설이 여유롭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 주차장은 대부분 녹음수를 식재하였네요.

야자수가 대부분인데 주차장 주변은 주로 활엽수입니다.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볼라드도 보이네요.

초화류 식재지에도 관수시설은 필수입니다.

바닷가 산책로에는 그늘쉼터도 일정 구역마다 배치되어 있습니다.

산책로의 벽돌로 된 바닥포장도 손색이 없네요.





















사막성 기후의 도시에서 꽃과 나무를 식재하여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곳의 겨울(11-3월)은 10도 정도이나, 여름(6-9)에는 50도 이상 오르기도 한답니다.

비는 겨울에 집중되며 년간 강수량은 30-200㎜이나 가끔 집중 호우도 있다네요.

타우즈라는 모래 폭풍이 불면 시계가 흐려지고 식생에도 많은 스트레스를 준답니다.

지금이 연중 식물생육에도 좋은 환경이고, 옥외활동에도 가장 적합한 계절이지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상쾌한 날씨라 걷기에 최적입니다.

바닷바람을 쐬며 가로공원을 수시로 횡단합니다.

수 ㎞에 이르는 공원이 한결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분위기가 다르지요.

이곳은 공원의 조성 못지않게 사후 유지관리에 따른 비용이 엄청나겠지요.

가장 큰 문제는 관수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을 볼 수 없지만, 흔적은 생생하게 나타나네요. 

점점 도시와의 거리가 좁혀집니다.

걷다 보면 눈이 게으르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되지요.

아주 멀리 보였지만 금세 다다른 경험을 자주 한답니다.























쿠웨이트는 중동애서 가장 서구화된 나라입니다.

사우다, UAE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미래도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지요.

쿠웨이트 남부지역에 차량을 최소화하고 보행환경을 최적화시킨 스마트 도시를 구체화시키고 있지요.

‘XZERO’라는 도시는 1600ha(480여 만 평) 면적에 3만 가구, 약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지요.

가장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탈피하여, 가장 살기 좋은 쾌적한 도시로의 대전환이 현실화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몇년 전 답사했던 코스를 오늘 다시 걷습니다. 

필자는 새로운 시설이나 공간 경험을 추구하지만, 의외로 익숙한 분위기를 좋아하지요.

그래서 다녀온 도시를 반복하여 답사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다시 찾게 되는 도시는 심적으로 안정되어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하지요.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어보는 즐거움도 좋습니다.

오늘 이 코스가 그런 곳이지요.

사막환경에서 녹색도시로 변신해가는 석유부국 쿠웨이트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입니다.

1938년 석유가 발견된 이래, 한동안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쿠웨이트도 1990년 이라크의 침공으로 격변을 치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답니다.

세상에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지요.

이곳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잘 나가던 석유시대 이후를 대비하는 쿠웨이트의 치열한 몸부림이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글·사진_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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