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올림픽공원과 몬트리올 식물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1-10-20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51


캐나다 동부편 - 12
올림픽공원과 몬트리올 식물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인간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추구하는 것도 좋아하고 즐기지만, 한편으로는 옛날을 추억하거나 정든 장소를 다시 찾는 심리도 함께 갖고 있나 봅니다.

1998년 6월 몬트리올을 답사하며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곳이 오늘 찾게 되는 두 곳이지요. 그래서 이곳은 관심과 기대가 더욱 큽니다. 모처럼 지하철을 이용하여 세 식구가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역사가 오래고 안정된 도시들의 모습은 큰 변화가 없지요. 재개발이나 도시재생을 통한 부분적인 정비 수준이랍니다.















이곳이 1976년 7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올림픽이 개최된 현장입니다. 말이 올림픽공원이지 올림픽경기장이라 표현함이 옳겠지요. 우리의 ’88올림픽은 경기장(주경기장)과 기념공원이 따로 조성되어 있지만, 여기는 시설이 집중된 이곳에 ‘올림픽공원’이란 명칭을 붙여 다소 아쉬움이 있답니다.

하지만 그 주변을 살펴보면 공원 못지않은 아주 여유로운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지요.

비스듬히 세워진 구조물이 175m 높이의 조망용 타워입니다. 스타디움은 경기뿐 아니라, 각종 행사가 치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용되며 가이드투어도 진행합니다.











이전까지는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군대 열병식처럼 경직된 분위기에서 기수가 개최국 원수에게 경례하였답니다. 이 대회부터 자유롭게 입장하게 되었다지요.

한편 우리나라는 이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였답니다. 레슬링 자유형 페드급 양정모 선수였지요. 이는 1948년 태극기를 앞세우고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꼭 8번째라 7전8기란 사자성어가 한동안 회자되었답니다.

한편 사이클 경기장을 자연박물관으로 개조하여 바이오 돔으로 운영하고 있답니다. 열대 정글에서 남극체험으로 이어지며 기후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교육장으로 활용된다지요.

꽤나 넓고 시설들이 많지만, 곳곳에서 정비공사가 한창이라 위험하고 분위기가 산만하네요. 또한 포장 열기가 심하고 그늘이 부족하여 제가 좋아하는 식물원으로 서둘러 이동합니다.

















올림픽공원과 식물원은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도로 주변은 울창한 숲과 초원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올림픽공원은 상대적으로 더욱 삭막한 모습으로 비춰지지요. 명성 높은 공원들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지만 부족함 없이 멋지게 관리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시민들이 더욱 여유로워 보이네요. 이곳은 올림픽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식물원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완충녹지 개념으로 도입된 녹지로 이해됩니다(필자 생각).

올림픽공원과 이 지역은 20년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에 더 반갑습니다.















옛 친구를 만난 기분이네요. 그 당시에는 슬라이드 필름에 쇳덩어리 같이 묵직한 니콘 F2를 메고 다니며 사진 한장 한장을 조심스럽게 기록했는데, 지금은 나타나는 장면마다 속사로 처리합니다. 그렇다보니 오늘 하루 식물원에서 기록한 사진이 900컷이 넘네요. 아직 매표소를 지나지 않았습니다.

입구에 넓은 광장과 화려한 초화를 배치하여 손님을 맞고 있지요. 현대판 호객행위랍니다.











역동적 모습의 분수와 화사하게 단장한 입구가 유혹합니다.

복잡하지 않고 공간이 여유로워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에서 머물며 여가를 즐겨도 부족함이 없겠네요.





























아직 식물원 입구입니다.

조금 전 소개한 분수대 주변과는 사뭇 다른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네요. 주로 흰색 계통의 꽃들입니다. 정적인 공간이라 독서를 하거나 사색을 즐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들어가지 않아도 꽤 매력적인 공간과 요소들이 많네요. 벤치와 퍼걸러, 바닥포장, 벽화, 그늘막과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화초들이 공공장소 같지 않습니다. 이런 시설들을 아끼며 조심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돋보이네요.



옥내외 레스토랑과 카페.





아쉽게 수형이 많이 흐트러졌네요. 20년전 이 나무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던 나무랍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무늬식물종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지요. 그 당시 촬영해 온 슬라이드를 많이 소개하였답니다. 캐나다 단풍나무의 일종인데 황색 무늬가 화려하고 너무 좋아요. 녹음 효과도 좋고 멀리서 보면 꽃이 핀 모습 같아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재배가 되고 있겠지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테마식물원입니다.

영국과 독일에서 이미 보았지만 주로 실내에서 연출된 모습이었는데, 여기는 옥외공간에 조성되어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소개하지 못하지만 이곳 입구에는 시각장애를 가진 방문자를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었답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밝은 모습의 두 여학생이 퍽 인상적이었지요.















매표소.



식물원 내부를 바라보며 식사하고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멋지네요. 매표소 바깥에서 1시간 이상을 둘러봅니다.

이곳은 런던의 Kew Garden과 베를린식물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평가되는 식물원이랍니다. 두 곳은 이미 경관일기에 소개하였지요.

1931년 개정된 몬트리올식물원은 75ha 규모에 20개 이상의 테마원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식물원에서나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테마원이 장마원이겠지요. 여기도 예외가 아닙니다. 게이트를 통과하여 들어가 오른쪽을 향하면 장미원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이곳 장미원은 특별한 시설이나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수준으로 보이네요.



















장미원을 지나자 울창한 수림지가 나타납니다. 여름의 한낮 더위도 부담스럽네요. 마침 숲속으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시원한 숲속은 또 다른 식물세계가 펼쳐지네요. Hosta를 비롯하여 그늘에서 서식하는 음지성 식물들이 가득 모여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곱게 개화한 산수국도 반갑게 인사를 청하네요. 혹시 한반도 제주가 고향이 아닌지?

식물들은 아름답게 배치하고 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서식지 환경에 걸맞게 부여함이 우선되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식물원전문가에게는 개개 식물체의 생리적 특성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자 필수적인 일이랍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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