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주택사업의 시범사업지구로 선정된 고양원흥지구는 종래 보아온 도시계획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 주택사업지구에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공급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소셜믹스와 자생기업 유치라는 사회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계획되었고, 상업업무 시설과 주거공간을 일종의 생활가로라는 공공보행 통로로 열결함은 비슷하지만 임대와 분양 단지를 밀접히 연계하고, 공동주택 보다는 단독필지를 비교적 중앙에 배치한 점 등은 소셜믹스를 위한 공간적 실천 전략으로 읽혀졌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지구의 공원녹지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근린공원 등이 매우 좁고 긴 띠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다가 이 좁고 긴 띠 형태의 공원부지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들이 활발히 벌어지면서도 생태적 연결고리 역할을 하도록 가치부여 되었다는 점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해석되었다.

걷기는 이러한 커뮤니티활동의 가장 근간이 되는 활동으로 선택하였다. 크지 않은 지구 내를 걸으며(혹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고 경험하게 함은 공간이 가지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활동 프로그램이라고 간주한 것이다. 우리는 좁은 공간을 녹지의 흐름과 작은 마당의 흐름으로 양분하여 요철을 형성시킴으로써 그 토지계획상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시켰다. 즉, 거대한 공간을 확보하려 하는 대신 비교적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들어 유기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활동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여기에 지형의 조작을 통해 지형을 조형하고 이를 따라 물길과 숲길을 이어 줌으로써 공간을 경험하는 다양한 층위를 형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