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공원은 수도권 최대의 매장묘역을 보유한 묘지공원이다. 종래의 매장문화에서 점점 가속도를 붙여가는 납골문화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이 하늘담재의 개발이 시도되었다. 하늘담재는 일종의 납골담이다. 납골담은 건축물 형태의 납골당과는 달리 자연 속에 세워진 담 형태의 납골시설이다.

용인공원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남사면 한 자락에 자리 잡은 하늘담재는 기능적인 납골시설로 계획 설계된 상태에서 구조물이 현장에 시공되는 과정 중에 우리에게 설계변경이 의뢰 되었다. 기존의 계획안은 장묘와 관련한 사람들의 인식이나 장묘의례 등을 감안하고 있지는 않았다. 즉, 묘에 안치하기까지의 사전의식과 납골의식, 사후 방문 등의 행위들을 세세히 감안하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공간이 가지는 경관적 특징이 용인공원이 지향하고 있는 한국적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재료 및 마감으로 설계되어 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우선 납골담 영역에 분명한 축선을 설정했다. 이 축선은 주 접근 동선이면서 시선의 축선으로 작용하게하고 의례의 공간이 형성되게 했다. 이미 현장에 들어온 담의 마감재료는 재단을 다시 하도록 해 그 질감과 마감패턴을 조정하고 바닥과 부대시설들의 재료 질감을 통일감 있게 재 구성했다. 당초계획에는 없던 여러 수목들을 도입해 공간의 형식과 느낌을 재구성했다. 담의 정면이 되는 곳에는 배롱나무와 낮은 앉음벽을 두어 슬픔을 달래고 망자를 기리는 공간이 되도록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멀리서 하늘담재에 이르는 과정에 경험하게 되는 경관의 변화가 망자를 보내는 이의 의례와 정서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