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정원의 의미와 현대적 활용 가치
논산 윤증고택을 통해 바라본 전통정원요소라펜트l전효진l기사입력2016-06-16
전통공간에서 정원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사람들은 울타리를 쳐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게 된다. 즉 영역으로써의 개인의 공간이 사유의 성격과 더불어 심미적 욕구를 만족시키고자하는 연장선에서 생겨난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자연을 마당의 테두리 안에 담기보다는 밖에 그대로 두었다. 이렇게 확실하지 않은 경계 속 공간에서 자연을 즐기고자 한 것이 우리 전통조경의 특징이다. 자연을 가까이 대했으나 섣불리 변형시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전통주택은 뒤에는 구릉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입지한다. 따라서 주택의 후면 경사지에는 단 처리를 하여 화계나 후원이 조성되었으며, 주택 앞에는 연못이 도입되었다. 이처럼 전통정원은 자연의 생긴 모습을 그대로 차용하여 주거지 내부공간요소로 활용하였다.
![1465979087_160615172447.jpg](https://www.lafent.com/att_photo/news/1465979087_160615172447.jpg)
윤증고택 전경, 사랑채에서 바라본 풍경
논산시 노성면에 위치한 조선중기 고택인 명재 윤증 고택을 보면 앞서 말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윤증고택은 주변지세를 고려해 남향으로 입지했으며, 뒤 경사에는 화계를 조성했다. 물이 흘러 나가는 자리에 우물을 두고, 우물의 물은 곧 방지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결코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지형적 조건이 조경시설들의 입지를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윤증고택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차경’의 개념인데, 창이라는 액자는 살아 숨 쉬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이렇듯 환경을 받아들이는 전통조경의 기본 이념은 현대의 친환경적인 설계와 연관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전통조경은 친환경적이며 그 속에서 아름다움까지 찾을 수 있다. 차경 같은 개념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인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조경시장에서는 ‘자연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를 고려한’과 같은 주제들이 대두 되고 있다. 이 해결의 실마리를 한국 전통 정원 요소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글 _ 전효진 ·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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