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가드너=도시농업 전문가?' 개념 논란
경기도 보도자료 "마스터가드너는 도시농업 전문가"경기도가 아시아 최초로 국제 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유치에 성공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원장(임재욱)은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워싱턴주 스포켄시)에서 열린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에서 2014년 개최지로 경기도가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는 오는 2014년 5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리게 된다.
경기도는 보도자료에서 국제 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를 "'도시농업 전문가 학술회의'로서 '도시농업인들의 모임'"이라고 밝혔다. 또 '마스터가드너(Master Gardener)'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선도하는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임재욱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국제 마스터가드너 학술대회의 유치로 우리나라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라며 "한 단계 도약하는 도시농업 붐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5일 경기도(농업기술원)가 각 언론매체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핵심은 '가드닝(Gardening)'과 '도시농업'의 개념차이에서 비롯된다.
먼저 도시농업 전문가가 마스터가드너라는 경기도의 주장에 대해, 정주현 감사((사)한국조경사회·경관제작소 외연 대표)는 "정원(Garden)에서의 가드닝(Gardening)은 도시농업이 의미하는 그것과 범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도시농업 전문가를 마스터가드너로 정의하는 것 역시 명백한 개념상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가드닝은 자연인 정원에서 행해지는 행위들로서 경작활동 뿐만아니라 경관적인 관점까지 아우른다는 것이다.
실제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도 마스터가드너 프로그램을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가드닝과 원예(gardening and horticulture)'부문 전문가가 지도와 교육을 시행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 있어 정주현 감사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도시농업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하여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라고 법으로 명시돼 있다.
즉, 경기도가 말하는 마스터가드너 개념은 농작물을 경작하는 '어반 파머(Urban Farmer)'로 사용되는 것이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고 정주현 감사는 밝혔다
안명준 사무국장((재)환경조경발전재단)은 "'제도적 차원에서 '정원'의 대 사회적 기능의 재설정과 조경분야의 환기가 필요하다"고 이번 논란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정원'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드닝을 다루는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도시농업 전문가와 마스터가드너를 동일시 하는 개념적 오류가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지금의 도시농업 열풍이라는 화두를 우리 도시의 정원문화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면서, '공공정원(Public Garden)'의 제도적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공정원이란 단순히 농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나무와 돌과 같은 자연 전체를 대상으로 시민들이 직접 그것에 다가서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시민참여 정원을 말한다.
결국 시민이 직접 공공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되면, 미국의 '마스터가드너'와 같은 조경 및 정원 전문가의 지도와 교육 부문의 활동이 보다 강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기도가 25일자로 배포한 '국제 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관련 보도자료가 여과없이 보도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경기도 보도자료(2012. 9. 25)
- 글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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