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가드닝 “효과까지 짧아선 안된다”

‘한국공항공사-부천시-정원사친구들’ 고강동에서 게릴라 가드닝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3-27



25일 오전 9시 경기도 부천시 고강본동 주민센터에 집결한 게릴라 대원의 표정은 비장했다. 한쪽에선 탄약 대신 모종을 나르고 있었고, 또 다른 곳에선 총대신 전지가위를 매만지며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윤석 대장(그람디자인 대표)의 신호가 떨어지자 게릴라 대원들은 마을 내부 곳곳(11개소)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꽃과 나무로 마을을 공격하는 게릴라 가드닝이 시작된 것이다.


게릴라 군은 한국공항공사와 부천시, 그리고 ‘정원사친구들’가 연합해 결성됐다. 이들은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낙후되어 있는 부천시 고강동 주택가 11개소에서 ‘게릴라 가드닝’ 캠페인을 개최했다.


게릴라 가드닝은 한국공항공사가 사업을 기획하고, 부천시가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여기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알려진 가드닝 전문그룹 ‘정원사친구들(그람디자인, 조경디자인이레, Lala)’이 디자인과 설치전반을 맡았다. 작전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는 구호처럼, 게릴라 가드닝은 사람들이 잘 돌보지 않는 땅에 몰래 식물을 심어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종의 참여형 녹화운동이다.




 작전명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이다. 비록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운동이지만, 그 효과까지 일시적이어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치밀한 식재계획이 필요했다. 계획과 전략에는 지속가능성까지 녹여져 있었다. 이것은 앞서 추진되어온 몇몇 게릴라 가드닝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조경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정원사친구들)의 참여가 이를 가능케 했다.


최윤석 대표는 “1년생 초화류로 마을주민이 봄 한철 감상하고 마는 전시성 이벤트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풍성해지면서 오랫동안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는 수종선정에 특히 집중했다. 대상지마다 다른 일조량과 기후조건도 고려해야할 요소였다”며, 주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시간의 변화와 장소성까지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짚어볼 대목이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조경이다. 부천시에 소재하고 있는 그람디자인과 정원사친구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김포공항과 가까워 매일 소음에 시달리는 고강동 주민을 위해 꽃과 나무로 정서적인 도움을 주자는 착한 마음도 여기에 들어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최수영 과장(공항시설팀)은 “기념품을 나누며 홍보하는 녹색캠페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 ‘게릴라 가드닝’이다. 이제는 참여하고 함께하는 업그레이드된 녹색 캠페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행사를 기획한 배경을 밝혔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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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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