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개선, 생태환경에 조경의 길 보인다

[인터뷰]조동길 대표(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2-07-29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는 어원상, 표피와 외관으로 해석되는 'Landskip'과 기반, 생태, 환경을 뜻하는 'Landshaft' 모두를 의미한다.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발생이 빈번해짐에 따라 정부차원의 재해예방 관련정책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도시화로 야기되는 문제점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지엽적인 재해대책 만으로 기후온난화의 거대한 후폭풍을 견디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11일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환경생태계획 수립지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침의 핵심은 대규모 개발계획 수립단계부터 '토지이용관리와 주변완충녹지 조성, 물순환계획, 바람길' 등을 포함한 환경생태계획 가이드라인을 적용시킨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를 막기위한
미시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도시생태계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개발 중심적인 접근방식을 탈피하고 지금의 환경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생태계획 수립 지침'의 연구용역을 맡았던 조동길 대표(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는 앞으로 대규모 국책 개발사업은 줄어들겠지만 도시환경을 개선시키려는 노력들은 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환경생태계획 가이드라인은 조경·생태·환경 분야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않다. 이상기후가 부각됨에 따라 개발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맞춘 사업에 대한 요구도가 점차 늘게 될 것이고, 이 지침이 바로 그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와 기반의 의미가 강조되는 'Landshaft' 조경으로의 패러다임 확장이 강조되고 있는 현재, '환경생태계획 수립지침'을 중심으로 조동길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동길 대표(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이상기후에 따른 재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의 원인은?

 

이상기후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지구온난화, 엘니뇨(라니냐) 현상에 따른 열대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급격한 변화, 북극진동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지구온난화는 이상기후와 직결되는 것으로서 온실가스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실가스가 증가하는 이유는 산업화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불투수성 포장면이 늘어나는 도시의 개발방식과 녹지가 부족해지는 도시 형성방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생태적 순환시스템이 고려되지 않은 도시공간은 문제가 더욱 심각한데, 이상기후의 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까?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의 피해를 저감하고 생태계의 순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자연환경의 훼손 최소화,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간의 유기적·생태적 연계성 등에 고려가 필요합니다.

 

특히 상습침수지역, 산사태위험지역 등 지형적 여건에 의한 재해발생 우려지역은 '지속적인 도시면적 확장, 단위개발 사업의 증가는 이상고온, 일조량 부족, 강우일수 및 강수량 증가, 폭염과 열대야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발생 빈도가 잦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대한 환경생태계획은 반드시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래들어 국내에서 확대되고 있는 빗물활용이나 분산식 빗물 관리, 그리고 옥상녹화와 벽면녹화와 같은 녹화사업, 숲과 저류기능을 겸하는 습지조성사업도 이상기후의 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도시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단위사업은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기반시설들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한계로 인해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개발사업의 추진단계 시점부터 이상기후를 대비한 환경생태계획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개발지역의 재해 취약성을 검토하고, 취약한 부분과 지점, 원인과 영향을 파악하여 친환경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죠.

 

최근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은 환경부의 '이상기후 대비 도시개발 환경생태계획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용역을 수행하였습니다. 이 지침이 갖는 의미는?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이 연구한 '환경생태계획 가이드라인'은 도시개발사업 추진 단계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사업계획지역과 주변지역의 각종 환경요소와 생태적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연결시키고, 이들이 보호받고 관리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환경생태를 보전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수립하는 지침인 것이죠.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은 이상기후에 대비할 수 있는 도시생태환경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정성, 순환성, 자립성, 다양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공간 구조 및 토지이용계획, 친수형 도시 및 물순환 계획, 생태녹지 체계 구축 계획, 이상기후 및 재난 방지 계획 등에 대한 수립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침이 강조되는 두가지 중 도시개발사업의 친환경성 극대화를 통한 국토의 환경가치 제고가 첫째 입니다. 그리고 사업시행단계부터 계획, 설계 단계까지 기존의 개념적 수준이 아닌 구체화된 실행을 유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방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구체화된 기술개발과 후속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가이드라인 기본방향 및 목표


친환경적 토지이용계획 수립을 위한 고려 요소 및 개발우선순위 도출(한국방재협회)

 

향후 이 가이드라인이 실무 일선에 적용되면, 조경·생태·환경분야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존의 환경생태계획 지침이 생물종 중심의 개념적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이번 가이드라인은 실제 개발계획 단계부터 도시기반시설까지 포괄할 수 있는 생태계획에 대한 세부 수립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환경생태계획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조경·생태·환경분야는 더 이상 자연환경, 생물종, 공원·녹지에만 치우치지 않는, 도시생태계의 순환성과 다양성 향상을 위해 우리의 생활, 도시기반시설과 밀접하게 연계되어야 할 분야로 그 중요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시 도시와 재해 분야와 조경·생태·환경 분야의 적극적인 소통을 가져오게 하며, 분야별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 변화까지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경·생태·환경 분야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사업분야의 다양화와 사업면적의 확장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환경생태계획이라 함은 충분한 녹지공간의 확보와 저류 기능을 보유한 다기능형 습지조성과 같이 생태적 공간들을 보다 더 많이 조성하기 위한 바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관적 기능만 부각된 공원녹지 조성을 넘어서 생태적 기능을 갖추고 재해까지 예방하는 공원녹지로의 역할이 중요해 질 것입니다.

 

특히 동일한 개발사업 면적일지라도 생태환경계획에 따른 개발방식을 채택하게되면 보다 넓은 면적의 공원녹지, 습지 등과 같은 자연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사업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은 지난해 자연환경대상에서 '오송제 및 주변생태계 복원사업'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환경생태분야의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향후 조경과 환경생태분야의 전망과 사업방향은?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경시장도 큰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와 비교하면 환경생태분야는 과거보다 시장이 축소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환경생태에 기초한 여러 정책이나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새로운 사업들도 다양하게 생성되기 때문에, 결국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과거 개발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탈피하여 현재의 환경을 보다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으로서 생태환경분야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 개발 중심의 대규모 국책 사업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도시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복지’가 화두인 현시대에서 도시의 공간을 보다 쾌적하고 다양하게 만들기 위한 환경복지 또는 생태복지가 큰 흐름을 이끌어 가게 될 것입니다.

 

이에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에서는 지금까지 수행해 오고 있는 생태환경에 대한 조사나 모니터링, 생태복원 분야의 계획과 설계, 그리고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나 자연마당 등과 같은 생태환경 관련 사업에 꾸준히 매진할 계획입니다.
 

생태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신기술 개발과 관련 제품개발도 구상 중에 있으며, 생태복원 관련 시공을 위한 사업에도 집중력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생태환경분야도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사업을 필요로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다 멀리보고 접근하기 위한 사업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는 중입니다.



2차 포럼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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