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침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인터뷰] (사)한국조경사회 이정석 부회장,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5-08
최근 디자인침해로 몇 건의 소송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 도용과 표절은 비단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단지 디자인권리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법적 보호가 없어 뚜렷한 대응방안이 없었던 것이다.

(사)한국조경사회에서는 이러한 업계의 문제들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경시설물 디자인침해 및 다수공급자계약(MAS) 세미나’를 14일 오후 2시 푸르지오밸리에서 개최한다.

오랫동안 앓아왔던 사안이니만큼 조경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세미나를 준비하는 (사)한국조경사회 이정석 부회장과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한국조경사회 이정석 부회장,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업계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공론화하자"

이형철 : 디자인침해로 인해 조경시설물 업체에서 알게 모르게 소송을 고민하거나 하고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 세미나의 근본적인 목적은 업체 간의 중재를 하고 법적인 판결을 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권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알고 앞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다.

디자인침해에 대해 논의하다보니 다수공급자계약제도(Multiple Award Schedule, 이하 MAS)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좋은 제도이기는 하나 조경설계나 시설물디자인의 창의성이 제한 받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세미나를 통해 업계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공론화하고, 문제에 대한 인지를 통해서 좋은 것은 발전시키고 나쁜 것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자는 취지이다. 이를 통해 문제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상당수의 업체가 디자인침해로 소송 중이거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정석 : 많은 시설물 업체들이 제품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 디자인등록을 하거나 때로는 특허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업체들이 그 디자인을 모방하거나 도용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을 통칭 ‘디자인침해’라고 이야기한다.

이형철 :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의 업체가 디자인침해로 소송을 생각중이거나 진행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소송을 하게될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며 오랜 시간과 비용이 발생되어 대부분의 업체가 물 밑에서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있다. 업체에서 디자인을 하고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고정인력을 두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침해에 대한 피해유형이나 피해금액, 업체대응 등에 대한 사례에 대해 한국공원시설협동조합에 부탁했다. 세미나에서는 조합에서 취합한 피해사례들을 들을 수 있다.

이정석 : ‘지식재산권’에는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이 있다. 그 중 산업재산권 안에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이 있다. 특히 시설물과 관련해서는 디자인권이 가장 중요한 권리이다. 법적인 구속력은 있지만 디자인권은 외형 형태에 대한 권리범위의 한계가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다. 

디자인 침해에 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디자인등록 심사를 할 때 여러 가지를 비교해보고 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없다. 나아가 디자인등록 되어있는 제품을 일부 타 회사에서 임의로 제작하고 디자인 카피를 하는 경우가 있어 큰 문제가 된다.

이형철 : 디자인권을 특허청에서 받을 때도 스크린 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디자인권이 있는지도 모르고 타사 제품을 임의적으로 만들어주는 곳(공장)도 있다. 예를 들면 시공업체에서 저가로 수주했을 때, 금액이 맞지 않으면 임의로 제작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용인하는 발주처도 있고. 실제로 A발주처 관계자는 “디자인침해가 어떻게 시설물업체만의 문제냐. 발주처 및 감독들에게도 일정부분 인식의 문제가 있다. 디자인등록이 됐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제작을 허락하거나 변경을 용인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미루어볼 때, 디자인침해는 시설물업체에 대한 내용만은 아니다. 발주처, 설계사, 시공사, 자재업체까지 다 관련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정토론에서는 발주처, 설계사, 건설사, 시공사, 자재사 각 분야의 입장을 모두 들을 수 있다. 토론에서는 어떤 문제를 찾기보다는 이런 문제가 심각하구나, 조심해야겠구나, 이런 부분은 어떻게 개선했으면 좋겠는가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 개선책은 안 나오더라도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조금 더 발전된 내용의 세미나를 추후 더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정석 : 이번 기회에 변리사를 통해 디자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부터 디자인침해가 왜 지켜져야 하는지, 침해했을 경우 어떠한 법적인 문제가 되는지 명확히 정의하고, 그 피해사례와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 

(사)한국조경사회 이정석 부회장

"MAS제도의 좋은 면은 더 키워나가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자는 취지"

이형철 : 어느 법이나 양면성을 띠고 있듯 MAS제도도 그렇다. 좋은 점도 있는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대다수의 자재 생산 업체들이 MAS를 통해,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있어서 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발주처로부터 대금결제를 받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있다.

그러나 대규모 디자인이나 특화사업을 요구하는 경우, 발주처나 설계사무소가 시설물업체에 조달청에 등재되지 못한 특화 제품들을 디자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면 디자인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논란이 된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조달청에서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개선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MAS도 한 꼭지로 논의하게 됐다.

이정석 : 일각에서는 세미나의 목적이 국가정책인 MAS의 근간을 흔들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디자인침해에 대해서는 ‘하지 말자’라고 권유하는 목적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MAS는 좋은 면도 분명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으니 좋은 면은 더 키워나가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자는 취지이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자 함이다.

이형철 :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자칫 중구난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세미나에서는 개최목적에 대해서 이정석 부회장이 10분정도 발제를 한다. 업계 내의 단체 한국공원시설조합 노영일 이사장과 (사)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 김요섭 회장을 초청해 인사말도 듣는다.

이정석 : 세미나에서는 여러 입장에서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디자인권에 대해 제대로 알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MAS제도에 대해서도 좋은 점과 개선될 점에 대해 의견을 모아서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많은 조경인들이 참여해 조경계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한편 ‘조경시설물 디자인침해 및 다수공급자계약(MAS) 세미나’는 5월 14일(목) 오후2시 대우건설 주택문화관 푸르지오 밸리에서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유승희 디자인 도용전문 변리사의 ‘디자인권의 개념, 중요성, 보호필요성, 법적권리와 책임, 사례’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원시설협동조합에서는 디자인권 침해 피해유형과 피해금액, 업체의 대응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특허청의 디자인 등록에 대한 주무부처의 입장도 들을 수 있다.

또한 ‘다수공급자 계약제도’에 대해 조달청의 강연도 이어진다. 현행 다수공급자 계약제도에 대한 ‘조경설계’와 ‘시공사’의 관점에 대한 발표도 마련되어 있다.

종합토론에는 진승범 수석부회장을 좌장으로 발주처, 설계사, 건설사, 시공사, 자재사에서 각 1명씩 토론에 참여한다.

세미나는 (사)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하고 자재·개발위원회가 주관하며, 한국공원시설협동조합, (사)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 라펜트, (주)한국조경신문, 환경과조경이 후원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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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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