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배우는 생태복원_7회
동남아의 아마존, 메콩강 문명권의 영화와 쇠락동남아의 아마존, 메콩강 문명권의 영화와 쇠락
Mekong Delta
베트남 메콩강 하류 삼각주에 발달한 맹그로브 습지_대표적인 기수습지이다.
국제야생동물기금(WWF)에서는 메콩강을 포함하여 ‘위기에 처한 세계 10대강(The top 10 rivers at risk)’을 발표한 바 있다. 위기의 원인은 댐과 같은 구조물, 과도한 수자원의 유출, 기후변화, 외래종의 침입, 과도한 어로행위, 수질 오염 등으로서, 이에 의해 생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WWF가 선정한 위기에 처한 10대강은 살윈강, 라플라타강, 다뉴브강, 리오그란데강, 갠지스강, 머레이달링강, 인더스강, 나일강, 양쯔강, 그리고 메콩강이다.
동남아의 젖줄, 동남아의 아마존, 메콩강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으로서, 중국의 칭하이성·티베트 지방에서 발원하여 동남아시아를 남북으로 종주하여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 남부지역을 통해 남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한때 동남아를 번갈아가며 지배했던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제국들의 영화와 시련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생태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메콩강은 하류에 이르러 캄보디아의 프놈펜 주변에서 북서쪽 앙코르문명의 본거지인 시엠립의 톤레삽호수에서 내려오는 톤레삽강과 합류했다가, 프놈펜 남쪽에서 두 강으로 갈라지면서 4개의 흐름이 K자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4개의 팔’이라 불린다. 이어 베트남을 흐르면서 폭이 2km나 되고 메콩 삼각주의 무논지대가 펼쳐지면서 9개의 강으로 갈라진다. 이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구룡강이라고 부른다.
메콩강 하구 삼각주는 예부터 동남아 제국들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고대 크메르왕국과 참파족이 교대로 지배하던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열대우림이 발달한 생태계의 보고였다. 베트남 전쟁으로 생태계가 훼손되었다가 이제 다시 인간의 노력과 도움으로 생태계를 회복해가는 생태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좌)메콩강(자료: WWF), (우)1910년 무렵의 메콩강 하구 삼각주 © ODSAS
이번 글에서는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의 선물인 크메르 문명과 톤레삽 호수, 메콩강 하구 삼각주 등 동남아 문명의 중심이었던 메콩강 하류 문명의 역사와 생태, 문화를 살펴보고, 인간에 의한 훼손과 생태와 문화의 복원, 생태관광 등의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캄보디아의 등불, 앙코르문명의 영화와 쇠락
우리나라의 고려시대와 비슷한 시기인 9-13세기경 동남아 최강국을 이루었던 크메르 왕국의 전통을 이어온 캄보디아는 고대 인도의 이주민에 의해 건국되었다고 전해지며, 힌두교와 불교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해자로 둘러싸인 신들의 사원, 앙코르왓 전경
크메르 문명의 중심도시 시엠립은 지금의 태국을 의미하는 시암족에게 점령당했다는 의미인데, 종교적 역량이 집약된 신들의 사원 앙코르왓을 비롯하여 국가적 역량이 집약된 정치적 중심지 앙코르톰, 앙코르 초기의 수도 하리하랄라야 지역에 앙코르 초기양식을 간직한 룰로우스 유적지, 앙코르 예술의 극치인 핑크빛 여인의 성 반테이스레이, 크메르 건국신화의 소마공주의 처소인 천상의 궁전 피메아나카스 사원, 신의 언덕 프놈바켄 등 크메르 문명 전성기의 영화를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원래 앙코르 지역은 톤레삽 호수와 메콩강 유역의 평탄한 늪과 밀림지대였으나, 크메르의 자야바르만 2세가 즉위한 802년에 앙코르에 왕도를 정하고 개국하면서 동남아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왕조를 이루었다. 1430년 샴족이 침입하여 앙코르왕조는 초토화되었고, 마침내 1434년 톤레삽 호수의 남쪽 메콩강 하류 프놈지역으로 왕도를 옮겨가면서 앙코르는 수로들이 막히고 늪지로 환원되면서, 열대 밀림에 묻혀버렸다.
이렇게 인간의 힘으로 늪과 밀림을 개간하였다가 다시 버려진 문명의 흔적은, 자연형성과정에 의해 자연으로 회귀하고 뼈만 남은 채 원주민의 이야기 속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던 중 1860년 프랑스 식물학자 앙리무오가 유적을 발견하면서 다시 문명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사람의 도움과 노력으로 폐허가 된 유적을 복원하고 아울러 세계문화유산으로서 보호받고 있다.
상당수의 유적이 복원되었거나 복원 진행 중인 가운데 몇가지 복원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세계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앙코르왓(Angkor Wat)은 앙코르왕국의 전성기인 수리아바르만2세에 의해 자신의 사후 무덤으로서 힌두교 3신의 하나인 질서의 신 비슈누와 일체화된 사원으로 지어졌다.
해자로 둘러싸인 중앙본전의 1층 회랑을 따라 벽체 및 기둥에 새겨진 부조에는 크메르인들의 신앙관과 역사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힌두교의 신화적 서사시 ‘라마야나이야기’의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천지창조에서부터 왕권쟁취과정, 이웃나라와의 전쟁, 사후세계의 심판과 천국과 지옥, 신과 악마의 대결, 압사라 요정의 요염한 춤 등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유네스코에서 일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복원사업을 진행하였는데, 본래의 재료인 사암이나 라테라이트 등의 재료가 아닌 현대식 재료를 이용하여 복원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훼손함은 물론 생태적으로도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전통기법이 아닌 현대식으로 도서관을 복원한 사례. 앙코르왓.
정치적 중심지인 앙코르톰에는 남문으로 진입하는 교량 난간에 창조설화인 ‘유해교반’의 전설을 바탕으로 꾸며진 ‘나가’라는 전설의 동물(코브라) 몸통을 선한 신과 악한 신들이 잡고 우유의 바다를 젓는 모습으로 재현된 것을 비롯하여, 앙코르의 미소 바이욘사원, 앙코르의 피라밋 바푸온 사원, 코끼리테라스, 야마신의 심판길 등이 복원 진행 중에 있다.
바이욘사원은 후기 앙코르문명의 양식으로서 힌두교에서 불교로 전이되는 과정에 두 종교적 상징이 혼재되어 있는 독특한 양식을 보인다. 사원을 축조한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 비슈누 신의 모습을 띠고 미소를 머금은 부조로 조각되어 있어 앙코르의 미소로 불리며, 보는 각도에 따라, 마음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으로 보인다. 바이욘 사원의 회랑에도 다양한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앙코르왓과는 달리 일반 시민들의 평범한 삶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어 문화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힌두교에서 우주의 중심으로 상징하는 메루산(불교의 수미산)을 상징하는 바푸온 사원은 시바신에게 봉헌된 사원으로서 5단 구조의 피라밋 형으로 축조되어 앙코르의 피라밋으로 불린다. 그 외에도 소마공주의 사랑이야기를 간직한 초기 피라밋의 전형을 보여주는 천상의 궁전 피미아나까스, 2중구조의 벽체에 많은 신상들과 물고기 등이 부조로 새겨진 야마신의 심판길, 인드라 신이 타고 다닌다는 머리 셋 달린 코끼리가 장식된 코끼리테라스 등이 아직 온전히 복원되지 못한 채 여전히 복원이 진행 중이다.
초기 유적지인 룰로우스 유적지에 위치한 롤레이 사원은 9세기말 축조된 인공호수인 인드라디카의 중간에 지어진 수상사원으로서 앙코르 초기 양식을 보여준다. 인드라디카 호수는 식수원이면서 농업용수로 이용되었으나, 지금은 호수가 말라버리고 수상사원이었던 롤레이사원은 초본류 등 식생이 오랜 풍화작용으로 퇴락한 사원의 사암벽돌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의 흔적을 따라 힘겹게 과거의 영화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원래 습지와 밀림이었던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의 회복력과 맛물려 인위적인 유산의 원형 복원이 불가능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던 사례도 있다.
(위에서 왼쪽)앙코르의 미소, 바이온사원, (위에서 오른쪽)룰레이사원
(아래)앙코르의 피라밋, 우주의 중심 메루산을 상징하는 바푸온 사원은 복원 진행중
대표적인 사례로 따프롬(Ta Prohm) 사원은 폐허가 된 채로 방치된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이 어떻게 사원을 무너지게 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 따 프롬이란 '브라마의 조상'이라는 뜻으로, 1186년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이다.
영화 ‘툼레이더’ 등의 촬영지이기도 한 따프롬은 사암벽돌에 자이언트 밤나무 등, 나무들이 뿌리를 뻗음으로서 심하게 훼손되었는데, 사원을 복원하기 위해서 나무를 제거하는 경우 사원 자체의 붕괴를 초래한다는데 결론을 모았다.
앙코르왕조가 천도하고 버려진 이후, 새의 배설물에 섞여 조산포된 씨앗이 벽체와 담장 위에 떨어져서 싹이 돋아 나무뿌리가 담을 타고 내려오면서 담장을 파고 들어 훼손된 것이다. 특히 건기가 6개월에 걸쳐 지속되면서 물이 부족해지면서 사암으로 지어진 벽체와 담장 속으로 뿌리를 뻗어 생종을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유네스코에서는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였고, 그대로 방치하여 보여줌으로써 자연의 힘이 어떻게 인간이 자연을 거슬려 만든 구조물을 파괴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다.
유네스코에서 복원 불가능한 것으로 공식 선언한 따프롬 유적
보트피플의 생존 터전, 톤레삽호수
메콩강은 황토흙을 실어나르기 때문에 탁한 황토색을 띤다. 그런데 해질녁이 되면 황토색 물빛이 황금색으로 물들면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톤레삽 호수는 최대의 호수로서 길이가 160km이고 너비가 36km에 이른다. 건기에는 서울의 약 5배 면적인 3,000km2의 면적에 수심 1m 정도를 유지하다가, 우기가 되면 수량이 급증하여 서울의 약 16배에 달하는 10,000km2 면적에 12 m 수심에 이를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이러한 저수량의 변화는 홍수기 메콩강에 유입되는 첨두홍수량을 저감하고 첨두시간을 늦추는 효과가 있어, 하류지역의 홍수를 억제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톤레삽 호수에는 풍부한 민물어류가 있고, 이러한 자원은 물새나 수생동물, 양서류가 살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우기가 시작되는 6월 이전까지는 습지에서 고기를 잡는 많은 물새들을 볼 수 있으며, 여기서 잡히는 물고기 리엘은 캄보디아 화폐의 단위이기도 하다.
톤레삽 호수에는 수상촌이 형성되어, 베트남 보트피플을 포함하여 중국계상인, 캄보디아의 빈민 등 동남아인들의 공통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생활문화적 공간이다. 이들은 배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학교를 다니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심지어 태어나서 한번도 땅을 밟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톤레삽호수의 수상촌
2천년전 고대 푸남왕조의 성지, 깟띠엔 국립공원 Cat Tien National Park
깟띠엔 국립공원은 열대우림의 정글 속에 묻혀있는 야생 사파리공원으로서, 맹그로브 숲의 동식물을 보존하고 고대 역사적 흔적이 숨쉬고 있는 자연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깟띠엔은 옥에오문화(기원전 2세기)로 유명한 푸남왕국의 종교도시로서, 2001년 유네스코 MAB(Man and Biosphere) 프로그램에 의해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 Area)으로 지정되었다. 또, 2005년 Ramsar 협약에 의해 람사르 습지 (Ramsar Site)로 지정되었으며, UNESCO 세계유산 (World Heritage Area)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베트남 코뿔소(Viet Nam Rhino; Rhinoceros sondaicus)는 세계적인 희귀동물로서 현재 오직 Cat Tien National park에만 3-5개체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 IUCN Red List에 속한 종이 40종에 이르고, 베트남 전체 생물종의 30%가 이 구역에서 발견된다.
깟띠엔 국립공원 전경
대표적인 IUCN 멸종위기종으로는 민물악어로서,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인 시암악어(Siamese Crocodile; Crocodylus siamensis), 어룡으로 불리며 가장 사랑받는 관상어인 아시안아로와나(Asian Arowana; Scleropages formosus), 캄보디아와 베트남에만 남아있는 검은정갱이두크(Black-shanked Douc; Pygathrix nigripes), 몸집이 작고 순한 아시아코끼리(Asian Elephant; Elephas maximus), 인도물소(Wild Gaur; Bos gaurus), 노란뺨긴팔원숭이(Yellow-cheeked Crested Gibbon; Nomascus gabriellae), 비단수달(Smooth-coated Otter; Lutrogale perspicillata) 등이 있다.
이 지역은 고대 푸남왕조의 근거지로도 알려져 있다. 공원구역내 푸미마을에서 2-3000년전의 고대 문명의 흔적인 사원, 탑 등이 발견되어 이들은 남부의 쩐랍문명과 북부의 참파문명이 혼합된 형태로서,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문화교류의 최일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남녀의 성기를 상징하는 링가와 요니를 비롯한 유적 및 유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한편, 까띠엔 국립공원 지역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인위적 행위들에 의해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화전, 벌채 및 토지이용전환, 불법 수렵 등을 비롯하여, 베트남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동나이강 수력발전소 건설이 진행되면 까띠엔 국립공원 일부가 수몰되어 생태자원과 문화자원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된다는 지적에 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까띠엔 국립공원 내 바우사우 습지(위)
깟띠엔 국립공원의 화산으로 생성된 습지대(아래)
원숭이섬의 비밀, 껀저 야생동물보호구 CAN GIO Biosphere Reserve Area
껀저는 베트남 남부의 메콩강 삼각주에 위치하며, 2000년 1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베트남 전쟁 이래 삼각주의 정치적·군사적 요지로서 베트남전쟁 당시에는 월맹군 정글사령부가 위치해 있었으며, 전투가 격렬했던 곳으로 구찌(Cu Chi), 떠이니(Tay Ninh)과 함께 껀저는 3대 혁명사적지 중에 한 곳으로 불린다.
일명 원숭이 섬이라고도 불리며, 월남 전쟁 당시 고엽제가 집중 살포되어 황폐해졌는데 자연과 정부의 노력으로 정글의 상당 부분이 회복되었다. 구체적으로 약 8만헥타르의 맹그로브숲과 수천종의 야생희귀 동식물 서식하며, 껀저섬 안에는 맹그로브 숲이 위치하고 있으며, 맹그로브 숲에는 법적 보호종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 생태 공원이다.
베트남전쟁 당시 껀져지역에 주둔했던 월맹군의 정글사령부 유적지를 재현(위)
베트남 100선의 하나로서 생태관광의 중심인 껀져야생동물보호구(아래)
냉전시대의 유산, 메콩강 삼각주 맹그로브숲의 훼손과 복원
베트남 전쟁은 정치적 이념이 세계의 질서를 지배하던 시기의 대표적 희생양으로서 냉전시대의 마지막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의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쟁의 의미와 정당성이 서로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든 당사자인 베트남인으로서는 아픈 상처라고 하겠다.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로 이를 무렵 메콩강 삼각주 일대는 정치적 군사적 요충지로서 그중 껀저 지역에 월맹군 정글사령부가 위치하였고, 월남군과 미군은 맹렬한 폭격과 함께 고엽제를 집중 살포하였다.
그 결과 메콩강 하류에 울창하게 발달했던 열대우림의 정글을 이루던 맹그로브 습지는 황폐해졌고, 지금 베트남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에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생태관광
메콩강 하구 삼각주는 메콩 델타는 베트남의 곡창지대로 불리며, 전국 생산량의 50%이상을 산출되는 쌀 집산지이고 농촌 지역의 그린 투어로 유명한 생태문화관광지이다.
메콩강 하구 삼각주를 중심으로 발달한 광활한 맹그로브 숲과 야자숲 등의 사이로, 거미줄같이 얽혀있는 수로를 따라 전통적 어로 행위에 사용되었던 배 또는 동력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밀림 탐방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앞서 소개한 크메르 문명의 영화와 쇠락 및 그에 따른 자연의 법칙, 껀쩌 및 깟띠엔의 생태자원과 전통마을, 메콩강 하류를 차지하기 위해 쟁패했던 고대 문명의 흔적들과 더불어, 현대사의 비극인 베트남전쟁과 크메르루즈와의 내전의 유산, 보트피플과 수상가옥 등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류의 지혜와 아울러 자연을 거스렸던 오만에 대한 경고 등 생태문화적 교훈을 준다.
(위)메콩강 하구 삼각주에는 다양한 형태의 생태관광 프로그램이 시행
(아래)메콩강 삼각주 내 미토의 수상가옥
맺는말
메콩강유역에서는 동남아의 경제발전 속도와 더불어 생태계가 급격히 훼손되면서, 한편으로는 지금도 새로운 종들이 발견되고 있다.
수컷이 없고 암컷만 있어 자기복제를 통해 번식하는 자기복제 도마뱀(Leiolepis ngovantrii), 사이키델릭 도마뱀붙이(Cnemaspis psychedelica), 난초류(Dendorbium dalakense), 원숭이(Rhinopithecus strykeri), 5종의 식충 낭상엽 식물, 늑대 뱀(Lycodon synator), 기타 과학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던 토착종들이 발견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껀져 국립공원의 악어 박제(왼쪽)와 CITES인증서(오른쪽)
이번 글에서는 아마존과 더불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메콩강 문명권의 생태자원과 문화자원을 소개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통해 인류가 남긴 위대한 자취가 사실은 자연의 생태적 질서 앞에서는 결국 하나의 작은 흔적이었음을 이해하고, 인류가 겸손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 선조들의 땀과 눈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극동러시아의 아픈 역사와 광활한 생태자원을 소개하면서 또다른 시각에서 자연의 생태적 질서를 찾아보고, 이 지역을 개척했던 우리 민족의 노력도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 글 _ 구본학 · 상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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